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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일자리' 사상 첫 감소…정부 노인 일자리만 늘었다

통계청은 27일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 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에서 올해 8월 임금근로자가 11만3000명 줄었다고 밝혔다. 임금근로자가 준 것은 통계작성 이래 처음이다. 연합뉴스

통계청은 27일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 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에서 올해 8월 임금근로자가 11만3000명 줄었다고 밝혔다. 임금근로자가 준 것은 통계작성 이래 처음이다. 연합뉴스

임금 근로자 수가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가리지 않고 타격을 입은 탓이다. 정규직보다 비정규직 근로자 수 감소 폭이 더 컸다. 코로나19로 비정규직이 몰려있는 대면 서비스 업종의 피해가 컸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는 8월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이 반영되지 않은 결과다. 이 때문에 현재 고용 상황은 통계보다 더 나쁠 가능성이 크다.
 

사상 처음 임금근로자 줄었다

통계청은 27일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 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에서 올해 8월 임금 근로자는 2044만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만3000명 줄었다고 밝혔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첫 감소다. 통상적으로 인구가 늘어나며 임금 근로자는 계속 증가해왔다. 그러나 8월에는 이런 흐름이 나타나지 않을 정도로 고용 상황이 나빴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임금 근로자 규모가 늘면서 정규직이 비정규직보다 6대 4 정도 비중으로 더 많이 늘어나는 게 일반적 추세”라며 “하지만 8월 조사에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정규직과 비정규직 모두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정규직(-5만8000명)과 비정규직(-5만5000명) 감소 숫자는 비슷했다. 하지만 비정규직 규모가 작기 때문에 상대적인 감소 폭은 비정규직(-0.73%)이 정규직(-0.44%)보다 배 가까이 컸다. 이 때문에 임금 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중(36.3%)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1%포인트 오히려 줄었다. 정규직 비율이 늘었지만, 전체 고용 숫자 줄어든 상황에서 나온 결과여서 ‘고용의 질’이 좋아졌다고 평가하기 힘들다.
 
업종별로 비정규직은 지난해 8월과 비교해 숙박 및 음식점업(-7만1000명), 교육서비스업(-4만1000명)에서 감소 폭이 컸다. 코로나19 타격이 가장 큰 대면 서비스업이다. 또 수출 감소 등 영향으로 제조업(-6만9000명)에서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비정규직 감소가 두드러졌다. 
 

정부 노인 일자리만 늘었다

비정규직 중에서도 한시적 비기간제 일자리 감소 폭(-31만명)이 컸다. 언제든 고용주가 원하면 일을 그만둬야 하는 근로자가 많이 해고됐다는 의미다. 자영업 사업체에 종사하는 아르바이트 학생이나 임시직이 여기에 해당한다. 고용 시장에서 가장 약자에 속하는 이들이다. 정 과장은 “계속 근무를 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같은 한시적 일자리라도 기간제 일자리(13만3000명)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오히려 늘었다. 정부 노인 일자리 사업 영향이다. 연령별 통계에서 60세 이상(19만5000명)을 제외한 나머지 전 나이대에서 비정규직 일자리 감소가 있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통계청은 정부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약 10만 명 정도 일자리가 순수하게 늘었다고 본다. 정부 재정 일자리 사업 효과를 제외한다면 실제 비정규직 감소 폭은 더 클 수 있다는 뜻이다. 시간제 일자리(9만7000명)도 노인 일자리 영향으로 지난해 8월과 비교해서 오히려 늘었다. 파견·용역·특수고용 등 특수형태 일자리를 의미하는 비전형 일자리(2만8000명)는 소폭 늘었다. 최근 살아나기 시작한 건설업 영향으로 일일 일자리(14만8000명)가 많아진 덕분이다.
 

정규·비정규직 임금 격차는 역대 최대

정규직과 비정규직 임금 격차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6~8월 3개월간 비정규직 근로자 월평균 임금은 171만1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만8000원(1.0%)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정규직 월평균 임금은 323만4000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6만9000원(2.2%) 증가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은 152만3000원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가장 큰 차이를 보였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임금 격차가 커진 것은 코로나19로 인해 일시 휴직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코로나19로 지난해보다 올해 일시 휴직자가 전체 규모에서 3배 증가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임시직에선 이보다 더 큰 규모로 일시 휴직자가 늘었다. 
 

“일자리 정책이 오히려 일자리 줄였다”

이런 고용 악화는 코로나19가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다. 하지만 정부 일자리 정책으로 근로 시장이 경직된 영향도 크다는 지적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의 경직적 고용 정책이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 증가 부담을 가져왔고,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업무를 자동화시키는 등 사람을 안 쓰는 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성 교수는 “기업에 부담을 지워서 근로자를 보호할 게 아니라 실업 위험에 처한 사람에게 정부가 지원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가는 게 맞다”고 조언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도 “정규직이나 비정규직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근로 시장 경직성을 해소해서 전체 일자리 파이를 늘리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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