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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노트] 中, DCEP 발행 앞두고 암호화폐 규제는 왜?

[출처: 셔터스톡]

 

[소냐’s B노트] 한동안 중앙은행 디지털화폐(DCEP)에 열을 올리던 중국 당국이 이번엔 눈을 돌려 암호화폐 시장에 철퇴를 가했습니다. 2017년 대대적인 탄압 이후 이번이 두 번째 조치입니다. 강도는 지난번보다 더 세졌습니다. 아예 은행법을 개정해 암호화폐를 노골적으로 제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예상치 못한 불똥을 맞게 된 중국 암호화폐 업계는 당국의 일거수일투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태입니다.

 

#中 은행법에 암호화폐 명시… “CNHT는 불법”

10월 23일 중국 인민은행이 인민은행법 개정 초안에 관한 대중 의견 수렴 공고를 발표했다는 소식에 암호화폐 업계가 불안감에 휩싸였습니다. 개정안에 암호화폐에 관한 규정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중국은 2017년 9월 ICO 등 암호화폐 관련 규제를 내놓긴 했으나 법 조문에 명시하는 건 이번이 최초입니다.

 

개정안에서 암호화폐(토큰)를 직접 언급한 건 두 군데입니다. 

제22조(토큰) 어떤 법인이나 개인도 시장에서 유통되는 위안화를 대체하기 위한 토큰 및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거나 판매할 수 없다.

제65조(토큰의 생산 및 판매에 대한 책임) 중국인민은행은 시장에서 위안화의 유통을 대체하기 위한 토큰 및 디지털 화폐의 발행과 판매 등 불법 활동의 중단을 명하고 제지해야 한다. 이를 통해 얻은 수입을 몰수하되 수입의 5 배 한도 내에서 벌금을 부과한다. 한도를 확인할 수 없으면 10만~50만위안 벌금에 처한다.

 

추가적으로, 인민은행이 추진 중인 중앙은행 디지털화폐(DCEP) 발행을 앞두고 근거 규정도 제시됐습니다. 

제19조(위안화 단위) 위안화에는 물리적 형식과 디지털 형식이 포함된다.

 

규정상 당국의 의도는 명확합니다. DCEP의 법적 근거를 사전에 마련하고, 이와 정면 대치되는 암호화폐 발행은 철저히 금지하겠다는 것입니다. 반면, 2017년 조치 이후로도 비트코인 거래 등 암묵적으로 허용해왔던 일부 조치에 대해선 여전히 설명을 미뤄둔 상태입니다. 중국 암호화폐 전문미디어 우숴블록체인은 현지 법률가와 논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당국의 입장을 정리했습니다. 

 

1) 비트코인은 가상의 상품으로 간주되며 매매와 보유는 위법하지 않다. 이미 일부 법원에서 비트코인을 가상의 재산으로 인정한 판례도 있다.

2) 위안화와 가치를 연동한 테더(CNHT) 발행은 분명한 불법 행위다. 위안화 대체 여부를 판가름하는 기준은 명목화폐와 유사하게 소비와 교환을 목적으로 한 대규모 상용화 가능성에 달려 있다.

3) 개정안은 형법이 아니므로 소급 적용할 수 없다. 또한 해외에 소재한 법인은 이 법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 단 법인 대표가 중국 국적인 경우 법 적용이 가능하며, 해외에 서버를 두고 중국법을 의도적으로 회피할 경우 제재를 받을 수 있다. 

4) 암호화폐 관련 책임은 구매자가 아닌 발행자에게 있다. 

 

당국이 구체적인 답변을 미뤄둔 부분에 대해 우숴블록체인은 다음과 같이 지적했습니다.

1) 개정안은 어떤 종류의 암호화폐가 불법 판매되는지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위안화를 대체하지 않는 암호화폐, 이를 테면 이더리움이나 리플, 거버넌스 토큰 등은 불법이 아닌지 대해 보충 설명이 필요하다. 

2) 2017년 제재 조치가 암호화폐 발행뿐 아니라 거래 플랫폼의 운영도 전면 금지한 데 반해 이번 개정안에는 플랫폼에 대한 별도의 규정이 없다.

 

중국 정부는 암호화폐 거래 활동에 대해 줄곧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으나 공식적으로 금지하진 않고 있습니다. 거래 전면 금지를 공식화할 경우 업계가 엄청난 치명타를 받게 될 것을 우려한 게 아닐까 합니다.

 

#조짐은 이미 있었다

사실 이번 공고가 나오기 앞서 중국 내부에선 이미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지됐습니다. 오케이이엑스(OKEx) 설립자의 체포와 테더 단속 등 사례가 이를 보여주죠. 

 

이달 중순 OKEx는 프라이빗키 관리자가 당국의 조사를 받게 돼 일시적으로 출금을 중단한다고 공지했습니다. OKEx는 중국 3대 거래소 중 한 곳으로 일일 거래량이 60억달러에 이르며, 유통하는 비트코인 수량은 전체의 1.1%를 차지합니다. 공지가 나온 지 얼마 안돼 조사를 받고 있는 인물이 OKEx 설립자 쉬밍싱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습니다. 일부에선 당국이 거래소에 대한 집중 조사에 돌입했으며, 자칫 존폐 위기에 몰릴 수 있다는 우려까지 보였죠. 이에 대해 한 소식통은 “쉬밍싱이 조사받는 건 홍콩 OK그룹 우회 상장에 대한 내용이지 거래소 운영과는 무관하다”고 말했고, OKEx도 “출금을 제외한 나머지 기능은 정상 작동되며 고객 자산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이용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출금 재개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어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틀 만에 거래소에서 빠져나간 비트코인 수량은 약 1만개에 달합니다.

 

앞서 7월에는 당국이 암호화폐 장외거래(OTC) 관련자들을 체포해 조사를 벌이기도 했으며, 이달 22일에는 인민은행이 테더(USDT) 등 스테이블 코인을 사용해 1억2000만위안(약 202억원) 상당의 불법 자금을 세탁한 혐의로 77명의 관계자를 체포하고 도박 사이트 3곳을 폐쇄했다고 밝혔습니다. 인민은행은 기승을 부리는 온라인 도박의 운영방식을 설명하며 대표 사례로 테더를 이용한 돈세탁을 지목했습니다. 불법행위를 해서 처벌받는 건 당연한 일이기도 합니다만, 당국이 대표적인 한두 가지 사례를 내세워 업계에 “언젠가 비슷한 꼴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하라”고 경고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DCEP 밀어줄수록 암호화폐 규제 강도 세진다

이와 정반대의 행보가 DCEP에서 나타납니다. 발행을 앞두고 DCEP를 띄우는 데 열성적인 모습입니다. 중국에선 하루가 멀다 하고 “DCEP가 전세계 디지털화폐를 선도한다” “DCEP 임박, 위안화 3.0 시대 머지않았다” “정부가 보증하는 DCEP의 미래” 등 DCEP를 옹호하는 기사들이 넘쳐납니다. 대중에게 끊임없이 환기하고 각인하기 위한 작업이죠. 각종 매체에선 전문가들이 나와 “DCEP는 기존 결제 시스템과 충돌하지 않고 조화를 이룰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사회의 우려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일련의 사태를 볼 때 중국 정부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결국 한 문장으로 귀결됩니다. “암호화폐 말고 DCEP를 사용하라”는 것입니다. 즉 DCEP 발행 시기가 다가올수록 암호화폐 제재는 더욱 강력해질 것이라는 경고장이기도 하죠.

 

#디파이는 탈출구가 될 수 있나

일부 낙관론자들은 이때야말로 중국 블록체인 업계가 완전한 분권화를 꿈꿔야 하는 시기라고 말합니다. ICO가 법률상 불법행위로 낙인 찍힌 이번 경우나 OXEx 사태를 볼 때 핵심 관계자가 존재하지 않아야 정치적 간섭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입니다.

 

이들은 디파이의 가능성을 전적으로 신뢰합니다. 실제로 중국에선 디파이가 흥행하고 있습니다. 7~10월 중국 대표 SNS 위챗에서 디파이 검색량은 두 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컴파운드와 YFI의 코드를 기반으로 구축된 중국의 디포스나 YFII도 많은 인기를 얻었죠. 중국 소재 유동성 공급 플랫폼 도도는 8월 출시 2주 만에 예치금액(TVL)이 290만달러에서 1440만달러로 5배가량 급증했고, 현재 디파이 펄스 기준 TVL이 22위에 오른 상태입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중국 내 도박 관련 디앱이 흥행하며 투기 자금이 많이 몰린 상황이지만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낙관했습니다.

 

하지만 과연 디파이가 진정한 탈출구가 될 수 있을까요. ‘그렇다’고 답하기가 어려운 처지입니다. 디파이 업계는 이제 막 시작단계인 데다 중국 정부가 탄압하기 쉬운 도박 관련 프로젝트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있습니다. 설사 프로젝트가 탈중앙화돼 있다 하더라도 누군가의 손을 거친 이상 당국의 규제를 피하기란 불가능합니다. 특히나 OXEx처럼 정부에 친화적인 거래소마저 순식간에 반전을 맞은 마당에 당국이 환영할 리 없는 디파이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지나친 낙관론을 믿기에 중국 정부의 경고 사인은 노골적입니다.

 

권선아 기자 kwon.seo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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