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45년 팔당 상수원 규제에…주민 4명 중 1명 전과자된 이 마을

 
45년간 팔당 상수원 중첩 규제를 받아온 주민들이 헌법소원을 냈다.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주민들은 27일 "‘수도법’과 ‘상수원관리규칙’을 대상으로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상수원관리규칙’에서 규제하고 있는 건축물의 설치, 영업허가 제한 등의 규정이 헌법에 보장된 평등권과 직업선택의 자유,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남양주 조안면 위치도. [중앙포토]

남양주 조안면 위치도. [중앙포토]

 
조안면 일대에서는 2016년 검찰의 단속으로 음식점 84곳이 문을 닫았다. 하지만 같은 강을 끼고 있는 양평군은 11개, 광주시는 10개, 하남시는 2개의 음식점만 제재를 받았다. 이로 인해 조안면 상수원보호구역 주민 4명 중 1명꼴인 총 870명의 주민이 전과자가 됐다. 생계 곤란으로 벌금을 내지 못해 노역장에 유치되는가 하면 2017년에는 단속과 벌금을 견디지 못한 26세 청년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도 있었다.
 
검찰 등의 거듭된 단속으로 지난 2016년 12월 폐업한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운길산역 앞 음식거리의 한 장어 음식점. 전익진 기자

검찰 등의 거듭된 단속으로 지난 2016년 12월 폐업한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운길산역 앞 음식거리의 한 장어 음식점. 전익진 기자

 
이번 헌법소원에 청구인으로 나선 조안면 주민들은 “상수원보호구역 규제로 인해 조안면에서는 딸기 등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가공해 주스나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다"며 "생계를 위해 음식점이나 펜션 영업도 시도해봤지만 수도법과 상수원관리규칙 때문에 모두 좌절됐다”고 말했다. 이에 헌법에서 보장된 평등권, 직업선택의 자유, 재산권을 침해당하고 있는 현실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는 것이다.  
 

지역농산물 가공, 음식점, 펜션 규제

남양주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상수원보호구역은 상수원의 확보와 수질 보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지역이다. 지정 즉시 거주 목적이나 경제활동을 위한 건축물·공작물 설치가 엄격하게 제한되고 생업을 위한 어업도 어렵고 농사를 짓는 정도만 가능하다. 지역주민이 소득창출을 위해 음식점·카페를 열려 해도 영업시설의 총수가 전체 가구 수의 5%를 넘을 수 없다. 하지만 상수원보호구역 지정 전부터 5%를 넘긴 지역이 상당수여서 새로 문을 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지난 2017년 7월 남양주시 조안면에서 스스로 묵숨을 끊은 26세 청년이 남긴 유서. [유족 제공]

지난 2017년 7월 남양주시 조안면에서 스스로 묵숨을 끊은 26세 청년이 남긴 유서. [유족 제공]

 
이들은 비합리적인 상수원 보호구역 지정도 문제 삼았다. 1975년 7월 9일 남양주·광주·양평·하남 일원에 여의도 면적의 약 55배에 달하는 158.8㎢가 팔당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이 가운데 26%인 42.4㎢가 조안면 일대다. 조안면 주민들은 조안면 전체 면적의 84%가 팔당보호구역이 수질에 대한 영향이나 과학적인 고려 없이 개발제한구역에 지정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 건너 양평 양수리는 관광명소   

이들은 행정편의주의에 근거한 비합리적인 상수원보호구역 지정도 지적하고 있다. 그 결과 강을 사이에 두고 있는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 일대는 상가와 주택이 즐비한 관광명소인데, 남양주시 조안면은 미용실이나 약국, 짜장면집 하나 찾아볼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조안면 주민들은 팔당댐 하류와의 형평성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팔당댐 하류에 지정된 잠실 상수원 보호구역은 거주민들의 생활과 상관없는 제방과 하천의 수면만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나대지와 임야, 거주지까지 모두 지정된 조안면과 상당한 대조를 이룬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청구에는 남양주시도 참여했다. 남양주시는 “규제개선을 요구하는 지역주민의 요청을 검토한 결과 상수원보호구역 규제로 지방자치권과 시의 재산권 행사에도 침해가 발생한다고 판단해 지역주민들과 함께 헌법소원 청구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