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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자 두지 않는다"···'엄근진' 벗은 젊은 총수들 달라진 점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향년 78세로 영면에 듦에 따라 그간 한국 경제의 고도 성장기를 이끌던 재계 1ㆍ2세대의 시대는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됐다. 이에 각 그룹사를 이끄는 총수 세대교체도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은 일찌감치 삼성전자를 이끌어왔다.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최근 정의선(50) 회장 체제를 완성했다. 지난해 말 구광모(42) ㈜LG 대표 체제로 전환한 LG그룹도 마찬가지다. 한화그룹 역시 김승연(68)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37) 부사장을 최근 주력인 한화솔루션의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차곡차곡 미래를 준비 중이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주요 연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주요 연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달라진 점 ① 젊어진 총수…표면적으론 '엄·근·진' 탈피

올해 초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정부 신년합동인사회에 정·재계 인사들이 참석해 있다. 오른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청와대사진기자단]

올해 초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정부 신년합동인사회에 정·재계 인사들이 참석해 있다. 오른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청와대사진기자단]

젊어진 총수들은 과거 ‘회장님’의 ‘엄근진(엄숙ㆍ근엄ㆍ진지)’ 모드와는 행동이 다르다는 평을 받는다. 재계 1ㆍ2세대의 총수들은 대부분 평사원과의 접촉을 최소화했다. 반면 젊은 총수들은 일반 직원과 직장생활을 함께하며 커리어를 쌓아왔다. 직원들과 수시로 어울리는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나 그룹 계열사인 SK바이오팜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한 최태원(60) SK그룹 회장의 장녀 최윤정(31) 씨도 그렇다. 정몽준(69) 아산나눔재단 명예 이사장의 장녀인 정남이(37) 아산나눔재단 상임이사는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일에 힘을 쏟고 있다.  
 

달라진 점 ② 어려서부터 '제왕학' 익혀온 이들 

하지만 이들은 성장기부터 체계적으로 ‘회장 교육’을 받았다. 미국 MBA(경영학 석사)를 비롯한 해외 유학 경험은 기본이다. 그래서 일부에선 선대 회장보다 젊은 총수들이 대인관계 등에서 사실은 더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인다고 우려한다. 익명을 원한 재계 관계자는 “재계의 젊은 리더들은 소탈한 모습을 보이곤 하지만, 어찌 보면 어려서부터 소위 ‘리더의 조건'을 몸에 익히며 자라온 사람들”이라며 “유년기부터 고르고 고른 인맥을 쌓아와 선대보다 더 인간관계에 있어 조심스럽고 보수적인 측면이 분명 있다”고 전했다.  
 

달라진 점 ③ 2인자 대신 집단지도체제 선호

경영 스타일도 달라졌다. 현재의 젊은 대기업 총수들은 대개 ‘2인자’를 두지 않는다. 일부에선 젊은 오너 대부분 승계 과정 등에서 창업 1ㆍ2세대와 함께 그룹을 일군 ‘힘 있는 2인자’로 인한 어려움을 경험했기 때문이란 지적도 있다. 대신 이들은 SK그룹의 SK수펙스추구협의회 같은 집단 지도체제를 선호한다. 
이와 더불어 기업 규모가 커지면서, 총수 개인이 그룹과 관련한 모든 의사 결정을 홀로 내리는 데 대한 한계도 분명하다. 최준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선대부터 내려온 카리스마 강한 창업 공신은 아무래도 젊은 총수에게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이들을 적절하게 재배치하고, 총수 개인이 모든 걸 챙길 수 없는 만큼 이사회 등의 집단지도체제를 구축해 그룹을 이끌어 갈 수밖에 없다"고 평했다.   
 
 

과제 ① 그룹 경영권 승계 가능할까 

2020년대한민국재계순위.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2020년대한민국재계순위.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대기업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커지고, 그에 비례해 대기업 총수의 위상도 높아졌다고 하지만, 이들에게 주어진 숙제도 분명하다. 우선 현재 대기업을 이끄는 대부분의 3~4세 총수들은 그룹의 경영권을 승계를 받는 마지막 세대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5월 대국민 사과문에서 "저는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실 다음 세대에 경영권을 물려주고 싶어도 현실은 간단치 않다. 한 예로 신동빈(65)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34) 씨는 보유 중인 롯데 지분이 거의 없다. 그룹 주력인 롯데쇼핑의 경우 지분의 40%를 지주사인 롯데지주㈜가 갖고 있을 뿐이다. 
 
대기업 지배구조 전문가인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과거처럼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을 통한 경영권 승계가 어려워졌지만, 차등 의결권 등을 통해 승계 구도를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며 "국민의 신뢰를 받는 대기업이 되고자 한다면, 확실하게 경영 능력을 검증하고 이를 바탕으로 승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과제 ② 규모 커졌지만, 주력 사업은 정체 상태

그룹별로 주력 사업 분야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정유ㆍ오프라인 유통ㆍ조선업은 물론 테슬라 해외 전기차 업체와 일전을 앞둔 자동차 산업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삼성전자의 오늘을 이끄는 반도체·스마트폰도 고(故) 이건희 회장의 작품이다. 생존을 위해 몸부림이 한창인 롯데의 유통사업 부문도 사실은 그룹 창업자인 故 신격호 명예회장이 그려놓은 사업 구도에 기초한다. 그래서 총수들은 마음이 급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인텔의 낸드 플래시 메모리 사업 부문을 역대 국내 기업 인수ㆍ합병(M&A) 사상 최고 액수인 10조3104억원에 인수하는 등 승부수를 던지는 이유다.  
 

과제 ③ 그룹 간 혈투 이제 시작

앞으로 대기업간 영역 다툼은 더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기존 사업 영역 내에선 원하는 만큼의 수익을 내기 어려워서다. 서로의 사업 영역은 넘지 않는 '동업자 정신'은 사라진 지 오래다. '사자와 호랑이'가 싸우는 일이 더 빈번해질 것이란 얘기다. 이미 현실이 된 분야도 있다. 자동차용 배터리를 놓고 혈투를 벌이는 SK그룹과 LG그룹의 다툼이 대표적이다. 
 
국내 대기업 간 대결이 더 빈번해지는 동시에 외국 기업과 손을 잡고 영토를 넓히려는 시도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 SK텔레콤이 우버와 손잡고 모빌리티 전문 자회사를 만들기로 한 일이 대표적이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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