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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무기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병력부터 줄이는 국방개혁2.0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방개혁 2.0은 다가오는 ‘인구절벽(생산가능인구가 급격히 줄어들고 고령 인구가 급속도로 늘어나는 현상)’을 대비하기 위해 미리 첨단 무기체계를 갖춰놓고 부대와 병력을 줄이자는 게 핵심이다.
 

'전력화'를 '실전 배치'에서 '예산 반영'으로 바꿔
무기체계는 사업 도중 늦춰지거나 실패 허다
문재인 정부는 병력 7만1000명 계획대로 줄여

그런데 국방부가 ‘선(先) 전력증강→후(後) 병력감축’을 원칙으로 삼지 않고, ‘선 병력감축→후 전력증강’으로 바꿨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국방개혁 2.0이 부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육군이 도입 중인 전술지대지유도무기(KTSSM). 북한의 장사정포에 대응하는 전력이다. 그런데 감사원이 지난 2월부터 양산사업 타당성 평가를 진행하면서 실전 배치가 늦어지고 있다. [중앙포토]

육군이 도입 중인 전술지대지유도무기(KTSSM). 북한의 장사정포에 대응하는 전력이다. 그런데 감사원이 지난 2월부터 양산사업 타당성 평가를 진행하면서 실전 배치가 늦어지고 있다. [중앙포토]

 
25일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국방부는 최근 전력화의 개념을 바꿨다. 전력화는 군이 무기체계를 배치하거나 인수하는 활동이다. 무기체계의 개발·도입 사업이 끝나고, 현장부대에서 이 무기체계를 갖고 전투력 검증도 마친 상태를 뜻한다.
 
그런데 국방부는 전력화의 개념을 무기체계의 실제 배치 단계에서 예산 집행 단계로 앞당기는 방향으로 재정의했다. 무기체계가 앞으로 5년간의 국방예산 상세 집행계획인 국방중기계획에 반영되면 이를 전력화로 인정하겠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달 28일 ‘4분기 국방개혁 2.0 및 스마트 국방혁신 추진점검회의’가 끝난 뒤 국방부가 낸 보도자료를 보면 전력화를 ‘중기전환으로 소요 결정된 무기체계’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방부 당국자는 ”예산이 투입되면 그 무기체계는 기간과 상관없이 도입된다. 그래서 중기계획에 포함된 무기체계는 전력화했다고 평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고 신 의원은 전했다.
  
소총과 유탄발사기를 합친 K11 복합 소총. 결함 때문에 결국 도입사업이 실패했다. 복합소총 도입을 전제로 소총분대를 10명에서 8명으로 줄이려는 육군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중앙포토]

소총과 유탄발사기를 합친 K11 복합 소총. 결함 때문에 결국 도입사업이 실패했다. 복합소총 도입을 전제로 소총분대를 10명에서 8명으로 줄이려는 육군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중앙포토]

 
문제는 무기체계가 중기계획에 들어가더라도 예산 부족, 기술 개발의 어려움, 해외 도입 난항 등의 이유로 실전 배치 일정이 늦어지거나 아예 실패한 사례가 많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소총을 쏘면서 유탄도 발사하는  K11 복합소총은 사격통제장치 균열과 명중률 저조로 올해 7월 생산 도중 계약이 해제됐다. 육군의 차기 전차인 K2 흑표는 변속기 결함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3차 양산사업은 아직도 방향이 정해지지 않았다. 공군의 공중급유기 역시 1993년 처음 사업을 시작한 뒤 26년만인 지난해 겨우 전력화를 마쳤다.
 
또 군 당국이 중기계획에 따라 도입 중인 전술지대지유도무기는 감사원 감사 때문에 현재 배치가 지연되고 있다. 이 무기는 수도권을 위협하는 북한의 장사정포가 숨어있는 동굴을 전문적으로 타격하는 미사일이다.
 
신 의원은 ”문재인 정부는 이처럼 ‘중기계획’이라는 서류상에만 있는 무기체계를 전력화로 간주하고 부대구조 개편(부대 및 병력 감축)을 계획대로 진행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현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부터 25일 현재까지 육군에서 3개 사단과 1개 야전군이 해체됐다. 노무현 정부 이후 전체 병력에서 12만 7000명이 감소했는데, 이 가운데 7만명은 문재인 정부 때 준 수치다. 특히 2018년 이후 무려 6만 2000명이 줄었다. 전체 감축 병력의 49.2%가 국방개혁 2.0에 따른 것이다.
 
신 의원은 “세계 어느 나라도 개발도 안 된 무기체계를 전력화했다고 왜곡하고는 병력을 감축하진 않는다”며 “전력 공백을 부를 수밖에 없는 국방개혁 2.0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육군 지상작전사령부(지작사) 본관. 지작사는 제1 야전군과 제3 야전군을 통합해 지난해 1월 만들어졌다. 문재인 정부는 인구 절벽에 대비하기 위해 첨단 전력을 증강한 뒤 부대와 병력을 줄이는 국방개혁 2.0을 추진하고 있다. [중앙포토]

육군 지상작전사령부(지작사) 본관. 지작사는 제1 야전군과 제3 야전군을 통합해 지난해 1월 만들어졌다. 문재인 정부는 인구 절벽에 대비하기 위해 첨단 전력을 증강한 뒤 부대와 병력을 줄이는 국방개혁 2.0을 추진하고 있다. [중앙포토]

 
국방부 국방개혁실장을 지낸 홍규덕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지난 10일 열병식에서 봤듯이 북한은 핵·미사일과 함께 재래식 전력을 증강하고 있다”며 “한국이 북한보다 첨단 무기체계가 많다고 안심해선 안 된다. 국방부는 원래 국방개혁 2.0의 계획에 집착하지 말고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2025년까지 완료를 목표로 추진 중인 육군의 전력 증강과 병력 감축은 정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일부 도입 일정이 뒤로 밀린 무기체계는 기존 무기체계나 대체 장비를 사용해 작전이나 임무를 수행하는 데 영향이 없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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