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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액체보다 수질오염 적은 고체 샴푸 직접 만들어 플라스틱 통 없이 쓰자

왼쪽부터 김나원 학생기자·윤현지 학생모델·김가은 학생기자가 각자 만든 친환경 샴푸 바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왼쪽부터 김나원 학생기자·윤현지 학생모델·김가은 학생기자가 각자 만든 친환경 샴푸 바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2020년 지구는 더 아파졌습니다. 환경 전문가들은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부터 산발적으로 발생한 태풍·산불·폭우 등이 모두 기후위기의 전조라고 입을 모아요. 지난여름 역대 최장 장마, 연달아 상륙한 대형 태풍이 그 예죠. 기상청은 북극과 동시베리아 지역의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지면서 대기 흐름을 막는 ‘블로킹(온난고기압)’ 현상이 발생했다고 분석했어요.
 
그나마 다행인 점은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일상에서 작은 변화를 만들어나가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겁니다. 환경보호를 위해 쓰레기 배출량을 ‘제로(0)’에 가깝게 줄이는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챌린지가 대표적이죠. 최근 이마트는 일부 매장에서 세탁세제·섬유유연제 소분 리필 판매 시범 운영에 나섰어요. 현대백화점은 ‘친환경 VIP 제도’를 통해 8대 친환경 활동 중 5개 이상 참여한 고객에게 ‘VIP 그린’ 등급을 부여해 주차·할인 등 혜택을 제공합니다.
친환경 제품으로 가득한 알맹상점 내부. 물건을 담아갈 에코백·유리병 등이 없는 손님에게는 500원을 받고 대여해준다.

친환경 제품으로 가득한 알맹상점 내부. 물건을 담아갈 에코백·유리병 등이 없는 손님에게는 500원을 받고 대여해준다.

이들보다 한발 앞서 환경운동을 펼친 곳이 있어요.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 위치한 ‘알맹상점’이에요. 일회용품 등 쓰레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포장되지 않은 알맹이만 판매하는 제로 웨이스트 샵으로 고금숙·양래교·이주은 공동대표가 의기투합해 만들었죠. 이곳을 찾은 김가은·김나원 학생기자·윤현지 학생모델의 귀에 마트·상점에 흔한 “비닐봉지 필요하세요?” 소리는 들리지 않았습니다.
양래교 알맹상점 공동대표.

양래교 알맹상점 공동대표.

“불필요한 포장을 제외한 내용물만 판매하기 때문에 손님들이 집에서 손수건·유리 용기·에코백 등을 가져와요. 천연 수세미, 대나무 칫솔, 다회용 화장솜·면봉, 재생용지 등 친환경 제품을 구매할 수 있죠. 가져온 용기에 샴푸·세제·올리브유 등을 원하는 만큼 덜어 구매하는 ‘리필 스테이션’도 운영한답니다. ‘알맹 커뮤니티 회수센터’에서는 버려지는 자원을 손님들에게 기부받아 새로운 물건으로 재탄생시켜요.” 양 대표의 설명에 상점을 둘러보던 소중 학생기자단이 질문을 쏟아냈어요.
 
현지 커뮤니티 회수센터가 인상 깊어요. 방문자들이 가지고 온 자원은 어떻게 활용되나요.
단순한 친환경 상점이 아니라 쓰레기에 대한 이야기가 넘쳐나는 곳으로 꾸미고 싶었어요. 동네에서 수거하지 않은 쓰레기를 우리가 모아 자원으로 되돌리자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죠. 재활용되지 않는 작은 PP(폴리프로필렌) 플라스틱·병뚜껑을 모아서 치약짜개로 만들고요. 우유갑은 화장지, 운동화 끈은 주머니 손잡이, 동그란 나무젓가락은 비누 받침대로 재탄생시키죠. 최근에는 브리타 정수기 필터도 회수해요. 미국·유럽 등에선 브리타 자체적으로 필터를 회수·재활용하는 반면, 한국은 그렇지 않거든요. 11월 30일까지 시민들의 서명을 받고 브리타 필터를 모아 브리타 코리아 본사에 보낼 예정이죠. ‘이만큼 많은 시민이 원하고 있다’고 보여주는 거예요.
회수센터에서 병뚜껑을 색깔별로 모아 재활용 센터 ‘플라스틱 방앗간’으로 보내면 치약짜개로 재탄생된다.

회수센터에서 병뚜껑을 색깔별로 모아 재활용 센터 ‘플라스틱 방앗간’으로 보내면 치약짜개로 재탄생된다.

나원 어쩌다 사람들이 플라스틱을 이렇게 많이 사용하게 됐나요.
아이러니하게도 비닐봉지(Plastic Bag)가 생긴 계기는 바로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였어요. 과거에는 주로 종이봉투를 사용했는데, 수많은 나무가 베이는 게 안타까웠던 스웨덴 공학자 스텐 구스타프 툴린이 비닐봉지를 개발했죠. ‘비닐봉지는 종이봉투보다 더 질기고 튼튼하니 재사용하면 된다’는 의도였어요. 하지만 사람들에게 비닐봉지는 일회용으로 인식됐죠. 환경보호 운동을 하지만, 저 역시도 플라스틱을 아예 사용하지 않는 건 힘들어요.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려면 구매하기 전 잘 생각해 보세요. 플라스틱을 다른 용도로 재사용할 수 있는지, 그게 힘들다면 폐기했을 때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는 소재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분리배출 시 재활용이 가능한지.  
 
가은 제로 웨이스트 실천에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주변의 반응 때문에 힘들었어요. ‘왜 그렇게 유난이냐’ ‘너 하나 실천한다고 얼마나 달라지겠어’ 등 부정적 시선이 많았죠. 하지만 그런 말에 흔들렸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겁니다. 나 하나라도 변하는 게 중요하다는 신념을 가져야 해요. 그러면서 환경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려고 노력했어요. ‘몰라서 못 했다’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거든요. 대화를 나누고 SNS 등을 통해 행동으로 보여줬죠.
리필 스테이션에서 샴푸·세제 등을 가져온 용기에 원하는 만큼 담아 구매할 수 있다.

리필 스테이션에서 샴푸·세제 등을 가져온 용기에 원하는 만큼 담아 구매할 수 있다.

나원 이대로 환경오염이 심해진다면 지구가 멸망할 수도 있나요.
전문가 의견에 따르면 이대로 환경오염이 지속할 경우 지구의 수명은 10년밖에 남지 않았다고 해요. 하지만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니 그 임계점도 늦출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플라스틱 때문에 환경운동을 시작했는데 점점 채식·화학 물질 등 다른 환경문제에도 관심을 갖게 됐죠. 동기가 무엇이든 환경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면 지구는 차츰 건강해질 수 있을 거예요.
 
현지 환경보호를 위해 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요.
실천입니다. 코로나19로 지구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늘어났지만, 동시에 일회용품 소비량도 증가했죠.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비닐과 플라스틱 폐기물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각각 11.1%, 15.16% 늘었어요. 환경을 보호해야겠다는 생각만으로도 발전이긴 하지만, 실천하고 안 하고는 큰 차이예요. 우리나라 인구 5000만 명이 하루에 플라스틱 쓰레기 하나씩만 줄여도 5000만 개죠. 작은 것부터 꾸준히 실천해 보세요.
제로 웨이스트 샵 알맹상점을 방문한 소중 학생기자단이 양래교(가운데) 알맹상점 공동대표의 설명을 들으며 친환경 샴푸 바를 만들고 있다.

제로 웨이스트 샵 알맹상점을 방문한 소중 학생기자단이 양래교(가운데) 알맹상점 공동대표의 설명을 들으며 친환경 샴푸 바를 만들고 있다.

친환경 샴푸 바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 고체 샴푸는 액체 샴푸보다 친환경적이다.

친환경 샴푸 바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 고체 샴푸는 액체 샴푸보다 친환경적이다.

학생기자단도 환경보호를 위한 작은 발걸음을 내딛어보기로 했어요. 플라스틱 없는 친환경 샴푸 바를 만들어 쓰는 거죠. 약산성 비누 베이스, 애플워시, 글리세린, 천연색 가루, 에센셜 오일, 스테인리스 볼과 저울 등 계량 도구를 준비하고 마스크를 단단히 착용합니다. “친환경 샴푸 바는 일반 샴푸보다 뭐가 좋은가요?” 가은 학생기자가 질문했죠. “고체보다 액체에 더 많은 화학 성분이 들어가요. 당연히 고체 샴푸 바가 몸에 더 좋겠죠. 환경 측면에서는 액체 샴푸가 담긴 플라스틱 통과 펌프 쓰레기를 줄일 수 있어요. 특히 샴푸 통에는 색색의 글씨가 쓰여 재활용 업계에서 선호하지 않거든요. 또, 고체 비누가 수질 오염도 덜 된답니다.”
스테인리스 볼을 저울에 올리고 약산성 베이스 분말을 넣습니다. 그다음 원하는 천연색 가루를 첨가하는데요. 가은 학생기자는 분홍, 나원 학생기자는 노랑, 현지 학생기자는 파란색을 각각 골랐죠. 분말을 고루 섞은 뒤 애플워시, 글리세린, 에센셜 오일을 더해요. 에센셜 오일 역시 오렌지·로즈메리 등 각자의 취향에 맞춰 선택했어요. 이제 가장 중요한 반죽 차례입니다. 가루 날림이 심하기 때문에 손으로 살살 뭉치며 섞어야 해요. 점도는 살짝 건조하지만 뭉쳐지는 상태가 가장 좋죠. 10여 분간 열심히 반죽한 뒤 원하는 형태로 굳히면 만들기도 간단하고 환경에도 도움 되는 플라스틱 프리 친환경 샴푸 바가 탄생합니다.
오렌지·로즈메리 등 에센셜 오일을 소량 첨가해 향을 더한다.

오렌지·로즈메리 등 에센셜 오일을 소량 첨가해 향을 더한다.

살살 뭉치며 반죽한 뒤 원하는 형태로 샴푸 바를 만들어 굳힌다.

살살 뭉치며 반죽한 뒤 원하는 형태로 샴푸 바를 만들어 굳힌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직접 만든 친환경 샴푸 바.

소중 학생기자단이 직접 만든 친환경 샴푸 바.

‘껍데기는 가라, 알맹이만 오라’ 알맹상점의 슬로건에 맞춰 각자 챙겨온 손수건과 용기에 샴푸 바를 조심스레 옮겨 담았어요. 30분~1시간 정도만 굳히면 바로 사용할 수 있죠. 물에 약하기 때문에 비누망이나 받침대에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날 학생기자단이 느낀 점은요. 지구를 살리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생각보다 많다는 거예요. 거창한 캠페인이나 프로젝트가 아니어도 괜찮아요. 친환경 샴푸 바를 만들고, 플라스틱 용기를 재사용하고, 산책하며 쓰레기를 줍는 일 모두 환경운동이랍니다. 소중 친구들도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작은 실천이 더 깨끗한 세상을 만듭니다.
글=박소윤 기자 park.soyoon@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김가은(경기도 신봉초 4)·김나원(서울 봉현초 4) 학생기자·윤현지(서울 잠신초 5) 학생모델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처음 친환경 관련 취재를 간다고 했을 때는 환경보호가 어려운 일인 줄만 알았어요. 하지만 이번 취재를 통해 작은 행동 하나라도 꾸준히 실천하면 환경보호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됐죠. 친환경·노 플라스틱·제로 웨이스트에 대해 배웠고, 평소 아무렇지 않게 쓰고 버리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환경에 얼마나 큰 해를 끼치는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플라스틱 하나라도 덜 사용하기 위해 노력할 거예요.  김가은(경기도 신봉초 4) 학생기자
 
코로나19·미세먼지·기후변화 등 환경오염이 심각해지는 것이 무서워요. 기후변화로 인해 100년 동안 지구의 온도가 1도가 올라갔다고 하는데, 지구온난화가 조금 더 심해지면 인류가 멸종할 수도 있대요.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녹아 빙하 속에 얼어 있던 바이러스들이 퍼지면 코로나19보다 더 위험한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죠. 하지만 알맹상점처럼 재활용을 하고 껍데기 없이 알맹이만 파는 가게가 늘어난다면 지구를 지킬 수 있을 거예요. 쓰레기도 줄이고 환경을 보호할 수 있죠. 학용품도 아껴 쓰고 일회용품 사용도 줄이면서 환경보호에 앞장서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김나원(서울 봉현초 4) 학생기자
 
저는 나중에 세계 환경기구인 UNEP(유엔환경계획)에서 일하는 게 꿈이에요. 소중 친구들, 지구가 점점 파괴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시죠? 일회용품·플라스틱 등 분해되는 데 최소 100년 이상 걸리는 용품들로 인해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어요. 최근 플라스틱 대신 유리를 쓰는 ‘No Plastic, Yes Glass’ 캠페인이 인기인데요. 페트병 대신 텀블러를, 일회용 대신 다회용 그릇을 사용하면 된답니다. 학생으로서 우리가 환경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생각보다 많죠. 알맹상점 대표님의 설명을 들은 후 친환경 샴푸 바를 만들어봤어요. 일반 비누에 들어가는 성분 대신 친환경적인 재료를 사용하는 것부터 놀라웠습니다. 비누가 굳기를 기다리며 알맹상점을 둘러봤는데, 대나무 칫솔부터 코코넛 화분, 공기청정기 만들기 키트 등 다양한 친환경 제품들로 가득했죠. 이번 취재로 환경에 한 발자국 더 가까워졌어요. 지구를 위해 환경 지킴이가 되겠다고 다짐하게 된 유익한 취재였습니다.  윤현지(서울 잠신초 5) 학생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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