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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세 대란 만들고는 또 대책…이젠 뭐가 나올지 두렵다

정부가 이르면 이번 주 전세 시장 안정 대책을 발표한다고 한다. 서울에서 시작된 전세난이 수도권과 전국으로 번지고 있는 상황을 방관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보다 0.21% 올라 5년6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을 기록했다. KB부동산 통계에서도 서울 아파트 전세 상승률이 9년 만에 최대폭이었다.
 
지금 전세 시장은 ‘만인 대 만인의 투쟁’을 방불케 할 만큼 혼란스럽다. 유례를 찾기 힘든 수급 불균형 속에서 임대인과 임차인이 뒤엉켜 싸우고 있다. 세입자들끼리 전세계약을 위해 제비뽑기를 하거나 매물을 놓고 서로 다투는 ‘웃픈’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과 집주인의 실거주권이 충돌하며 일어나는 분쟁도 급증하고 있다. 집 매매계약을 마친 상황에서 세입자가 갱신권을 주장하는 바람에 매도자와 매수인 간에 얼굴을 붉히는 일도 속출하고 있다. 세입자를 내보내며 이사비나 위로금 명목으로 돈을 주는 일도 흔해졌다. 임대인과 임차인,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정책이 초래한 시장 왜곡의 피해자들이다.
 
정부는 전세난을 코로나로 인한 저금리 상황 탓으로 돌리고 있다. 책임 회피일 뿐이다. 그런 영향이 전혀 없지는 않겠지만, 이번 전세 대란의 책임은 명백히 정부에 있다. 정부는 집값을 잡겠다며 다주택자와 갭투자를 규제하면서 전세 시장의 주된 공급원을 차단했다. 분양가 상한제로 ‘로또 주택’ 당첨 기대를 부추기면서 전세 수요를 늘렸다. 양도세와 재건축 정책 등에서는 ‘1주택 실거주’를 유도함으로써 집주인이 세입자를 내보내게 만들었다. 그런 상황에서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전세 대란 촉발의 ‘방아쇠’가 됐다. 앞뒤 가리지 않은 근시안적 정책 조합이 지금의 전세 대란으로 이어졌다.
 
정부·여당이 주거 약자 보호를 명분으로 주택임대차보호법을 추진할 때 심각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경고가 분명히 있었다. 그런데도 군사작전 펼치듯 법 통과를 강행한 후 자축의 손뼉까지 쳤다. 그러고는 문제가 심각해지자 24번째 대책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와 일정 단축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당장 급한 불을 끌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월세 세액공제 확대를 검토한다고 하지만, 결국 전세가 부족하니 월세를 살라는 말 아닌가. 시중에서는 차라리 무대책이 상책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온다. 문제의 본질을 외면한 채 두더지 잡기식 땜질 대책만 거듭한 데 따른 반응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책의 근본적 방향 수정을 고민하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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