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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정세균 괜찮다지만···여전히 "독감백신 무서워요"

“맞으러 가야 할지, 이번에는 그냥 건너뛰는 게 좋을지 고민입니다.”

“백신 전반 신뢰 무너질까 우려” 목소리도

 
25일 오전 인터넷 맘 카페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요즘 독감(접종)이 무서워서, 접종해도 될지 걱정이 된다”라고 썼다. 돌이 안 된 영아는 두 차례 접종하는데 이런 자녀를 둔 엄마들이 더 걱정한다. 한 엄마는 “1차는 맞혔는데 2차를 맞힐지 고민”이라고 올렸다. 
 
보건당국이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와 백신 간 인과성이 낮다”며 “접종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공식 발표했지만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이 24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국가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 사업과 관련한 브리핑에서 무거운 표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이 24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국가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 사업과 관련한 브리핑에서 무거운 표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오후 질병관리청은 예방접종 피해조사반과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열어 “26건의 사망 사례를 검토한 결과 예방접종에 따른 사망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를 근거로 예방접종을 중단하지 않고 지속하겠다고 결론 내렸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4일 브리핑에서 “26건 사례 모두 사망과 예방접종과의 직접적인 인과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정 청장은 “경찰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실시한 20건의 중간부검 결과에 따르면 13건은 1차 부검 결과 심혈관 질환이 8명, 여기에는 대동맥 박리나 심근경색증 같은 심혈관 질환이 포함돼 있고, 뇌혈관 질환은 2명, 기타 사례가 3건”이라고도 덧붙였다. 그간 보고된 사망 사례에서 백신이 사망의 원인이라고 볼 만한 근거가 없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안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26일 만 62~69세 무료접종이 시작되는데 접종을 망설이는 이들이 많다.   
 
질병청이 지난해 독감 접종 기간에 백신을 맞고 7일 이내 숨진 만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1500여명이라고 발표한 것도 의도와 달리 우려를 키우는 분위기다. 정부는 백신 인과성과 무관하게 사망자가 많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근거로 이 자료를 공개했지만 발표 이후 “이런 통계를 이제 공개하나” “그러면 오히려 독감 접종을 중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일었다. 
23일 오후 경남 남해군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접종할 백신을 점검하고 있다. 뉴시스

23일 오후 경남 남해군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접종할 백신을 점검하고 있다. 뉴시스

 
다수의 감염병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을 중단할 상황이 아니라는 데 공감한다. 마상혁 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자는 17세 청소년 이외는 고령자로 기저질환이 있던 분들”이라며 “특정 연령층에서의 사망 보고는 결국 백신과의 연관성이 떨어진다고 봐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가 향후 백신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확대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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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가장 우려스러운 건 지금 인플루엔자 백신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향후 코로나 백신에 대한 신뢰도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라며 “국가백신사업에 대한 불신은 공중보건학적으로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미국, 유럽 등에서 나타나는 백신 반대 운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앞서 1998년 영국에선 홍역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백신 공포증이 확산한 바 있다. 정 교수는 “당시 연구가 잘못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영향으로 실제 접종률이 떨어지면서 홍역이 재유행하고 사망자가 늘었다”며 “백신이 음모론과 불신의 대상이 된다면 그로 인한 파장은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국이 일관된 메시지를 통해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 교수는 “미국과 유럽에서는 30년 전부터 백신이 위험하다는 주장이 있었고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당국이 ‘백신은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많은 사람의 생명을 살리고 있다’라는 메시지를 꾸준히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세균 국무총리는 2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모두 발언에서 “전문가들의 과학적 판단을 존중해 예정된 일정대로 만 62세부터 69세 어르신에 대한 접종을 내일부터 시작한다”며 “국민께서는 전문가의 판단을 믿고 정부 결정에 따라 예방 접종에 계속 참여해 주실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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