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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중대 안 한다”는 정의당에 민주당 잦은 러브콜…왜?

“정의당의 지혜를 얻어 노력하겠다.” 

지난 13일 예방에서 전국민고용보험을 현실화를 촉구하는 김종철 정의당 대표에게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 말이다. 이 대표가 남긴 마무리 발언도 의미심장했다. “저희들과 함께 늘 손잡고 가시는 게 서로를 위해서 좋습니다.” 
 
최근 정의당에 웃는 낯을 보인 민주당 인사는 이 대표만이 아니다. 잠룡으로 분류되는 이재명 경기지사, 김두관 의원, 그리고 주위에 서울시장 도전 의사를 드러내고 있는 박주민 의원도 각자의 방법으로 정의당에 다가서고 있다. 속도는 지난 11일 김종철 대표가 정의당의 새 수장으로 취임한 이후 빨라졌다. 김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민주당 2중대를 벗어나겠다”고 말했지만 민주당 인사들의 러브콜은 늘고 있다. 
 
정의당이 명운을 걸었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함께 처리했던 민주당이 지난 3월 비례위성정당을 창당해 등을 돌렸을 때의 분위기로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장면들이 펼쳐지고 있다. 당시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1·2당이 위헌적이고 불법적인 선택을 공공연히 한다고 감히 누가 상상했겠냐. 단호한 철퇴와 단호한 심판을 내려야 한다. 거대 양당의 참담한 대결 양상은 주권자인 국민을 모독하는 일이다”며 민주당을 맹비난했다. 
 

"함께 가자"는 이낙연, 정의당 인사 영입한 이재명 

이낙연(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3일 김종철 정의당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함께 손잡고 가자"고 말했다. 특히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전국민고용보험, 낙태죄 폐지 등 김 대표가 제시한 주요 의제들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뉴스1]

이낙연(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3일 김종철 정의당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함께 손잡고 가자"고 말했다. 특히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전국민고용보험, 낙태죄 폐지 등 김 대표가 제시한 주요 의제들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뉴스1]

이 대표는 정의당의 핵심 의제인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대해서도 “빨리 매듭짓겠다”고 반응했다. 정의당이 "완전 폐지"를 주장하는 낙태죄에 대해서도 "정부안이 오는대로 억지로 늦추지 않고 처리하도록 하겠다"면 전향적 입장을 내놨다. 국회에서 논의를 피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금기로 여겨진 낙태죄에 대해서까지 전향적 답변을 내놓은 것은 정의당을 향해 다시 동맹의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며 “민주당이 놓치고 있는 전통적 진보층을 포섭해 외연을 넓히기 위한 전략적 포석”이라고 말했다. 
 
내년 4월 서울·부산 시장 선거에 대선주자로서의 명운이 걸려 있는 이 대표 입장에선 "당헌대로 무공천 해야 한다"고 압박해 온 정의당과 김 대표가 편치 않은 상대다. 민주당의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정의당과의 접면을 늘리는 것은 이 대표의 '보수적 이미지' 극복을 위해서도, 재보선 후보 무공천 당헌 철회를 선언할 때 정의당 반발의 숨을 죽이기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재명(오른쪽) 경기지사는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맞붙었던 이홍우 전 정의당 경기지사 후보를 경기도 시장상권진흥원 제2대 원장으로 임명했다. [연합뉴스]

이재명(오른쪽) 경기지사는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맞붙었던 이홍우 전 정의당 경기지사 후보를 경기도 시장상권진흥원 제2대 원장으로 임명했다.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지사는 아예 인사로 정의당을 끌어안고 있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맞붙은 이홍우 전 정의당 경기지사 후보를 지난 6월 경기도 시장상권진흥원장에 영입한 게 대표적이다. “시장상권 활성화는 경제를 살리는 근본적 대책”(지난 12일)이라는 철학을 가진 이 지사가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자리에 이 원장을 앉힌 것을 두고 당시 정의당에서도 "깜짝 임명"이라는 말이 나왔다.   
 
이 지사가 정의당 당 대표 경선이 직후에 김 대표에게 전화도 걸었다. “민주당이 진보적으로 가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남겼다는 게 김 대표의 전언이다. 김 대표는 지난 14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 지사의 말에)차기 대선을 진보 경쟁으로 끌고 가려는 의사가 담긴 것 같다”는 해석론을 내놓기도 했다. 김 대표도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앞으로 정의당과 이재명 경기지사가 정책 경쟁을 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 익명을 원한 정치 평론가는 "친문의 지지를 얻는 데 한계가 있는 이 지사는 경선 과정에서도 정의당 지지층의 호응이 절실하다"며 "앞으로 정의당을 향한 구애가 더 적극적인 모습을 띌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두관·박주민은 '정책 연대' 시도 

김두관(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2일 김종철 정의당 대표와 함께 '기본자산제 간담회'에 참석해 기본자산제 도입과 관련한 뜻을 모았다. 기본자산제는 김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때부터 강조했던 핵심 정책이다. [연합뉴스]

김두관(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2일 김종철 정의당 대표와 함께 '기본자산제 간담회'에 참석해 기본자산제 도입과 관련한 뜻을 모았다. 기본자산제는 김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때부터 강조했던 핵심 정책이다. [연합뉴스]

김두관 의원과 박주민 의원은 정책 행보로 정의당과 호흡하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22일 기본자산제 도입 관련 간담회에 김 대표와 함께 참석해 의견을 공유했다. 모든 신생아 앞으로 2000만원 주자는 기본자산제는 이재명표 기본소득·기본주택에 맞설 김 의원의 대선용 정책 브랜드란 말이 나온다. 박 의원은 최근 민주노총·한국노총 및 기업계와의 간담회를 갖는 등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별도로 발의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정의당이 21대 국회에 내놓은 1호 법안이다.   
 
▶친문 성향이라는 점▶김 의원은 대선 잠룡 중에서, 박 의원은 서울시장 주자군에서 약체로 평가된다는 점▶중도보다는 진보층의 지지를 기대한다는 점 등은 두 의원의 공통점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현재의 판세를 기준으로 볼 때 두 의원 모두 돌출적인 행동이 아니고선 각자의 목표에 다가가기 어려운 여건”이라며 “정치적으로는 친문 주류를 지향하면서도 정책적으로는 진보층에 호소하겠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심상전 전 정의당 대표는 지난 3월 26일 더불어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공식화한 데 대해 기자회견을 열고 "연동형 비례제가 송두리째 무력화돼 더 나쁜 병립형 선거제도로 되돌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비례정당 참여로 인해 당초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최대 수혜정당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정의당은 지난 총선에서 6석(지역구 포함)을 얻는 데 그쳤다. [연합뉴스]

심상전 전 정의당 대표는 지난 3월 26일 더불어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공식화한 데 대해 기자회견을 열고 "연동형 비례제가 송두리째 무력화돼 더 나쁜 병립형 선거제도로 되돌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비례정당 참여로 인해 당초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최대 수혜정당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정의당은 지난 총선에서 6석(지역구 포함)을 얻는 데 그쳤다. [연합뉴스]

정의당은 “정책적 협력 그 이상은 없다”(원내 관계자)는 반응이다. 선거 등에서 정치적 연대는 없을 거란 의미다. 정의당 관계자는 “그간 선거만 다가오면 정의당을 향해 쏟아진 민주당의 러브콜이 독이 든 사과라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며 “특히 정의당이 가진 상징성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는 단호히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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