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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살 부산 아파트가 10월 거래량 1위···"규제가 시장 비틀었다"

정부가 촉발한 부동산 통계 논란이 한창이다. 23번의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은 뛰고, 전세 시장은 불안정한데 정부가 통계를 방패로 현장을 부정하면서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7월 국회에서 “(문재인 정부 이후) 서울 아파트값은 14%만 올랐다”고 주장하자, “죽은 통계”(송석준 국민의 힘 의원)라는 반박이 이어졌다. 
 

데이터로 진단한 혼돈의 부동산 시장
빅데이터업체 '아실' 공동대표 인터뷰

부산 주공3 4개월사이 호가 65% 뛰어
"규제가 시장 비틀어, 공급은 더 준다"

숫자가 말하는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부동산 빅데이터 분석 업체로 부상한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의 유거상(37), 전병옥(45) 공동대표를 만나 물었다. 유 대표는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10월, 부산 지역 거래량 1위를 찍은 아파트다. 부산진구 당감동의 주공3단지, 지은지 31년된 이 아파트는 갑자기 거래량이 늘며 호가가 대폭 뛰었다. 규제가 만든 풍선효과다.[사진 네이버 로드뷰 캡쳐]

10월, 부산 지역 거래량 1위를 찍은 아파트다. 부산진구 당감동의 주공3단지, 지은지 31년된 이 아파트는 갑자기 거래량이 늘며 호가가 대폭 뛰었다. 규제가 만든 풍선효과다.[사진 네이버 로드뷰 캡쳐]

 
데이터로 본 현재 시장의 흐름은.
“10월 1일부터 현재까지 부산에서 가장 많이 산 아파트가 시장 흐름을 응축해 보여준다. 실거래 신고된 매매 물건 1위는 부산진구 당감동의 주공3단지다. 총 34건 거래됐다. 서울 1위 거래량(한원힐트리움, 22건)보다 부산 아파트 거래량이 많다. 갑자기 치솟았다. 주공3단지는 1989년도에 지어진 구축으로, 재건축 사업을 시작하지도 않았다.”
 
예외적 현상 아닌가.
“당감동 주공3단지 길 건너의 개금주공2단지(88년 완공)도 총 28건이 거래되며 거래량 3위에 올랐다. 정부 정책이 만든 현상이다.” 
 
10월 지역별 거래량 1위 아파트.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10월 지역별 거래량 1위 아파트.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정부 정책이라 하면.
“8월부터 다주택자·법인의 취득세율을 8~12% 올리는 지방세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개정안에서 예외조항으로 공시가 1억원 이하 주택은 중과세율 적용을 제외했다. 투기대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그러자 비규제지역의 공시가 1억원 이하 아파트가 마구 거래되며 시세가 올랐다. 6월 1억6500만원에 거래되던 주공3단지 49.9㎡가 10월에 2억원에 실거래 신고됐다. ” (※주공3단지 49.9㎡의 올해 공시가는 8870만원으로 1억원이 안 된다.)
 

규제 반작용이란 얘기인가.
“규제가 아니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풍선효과다. 전혀 주목받지 않았던 시장까지 정부 규제를 피한 돈이 들어와 가격이 뛰면서 서민층이 살 수 있는 아파트는 점점 없어지고 있다. 결국 서민이 피해를 본다.”    
서울 입주 물량.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서울 입주 물량.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주택 공급 상황은 어떤가. 
“분양 공고를 한 단지의 입주 예정일을 조사해 보니 서울의 경우 내년부터 급감한다. 분양 후 입주까지 최소 3년이 걸린다 치면 2021~2022년의 입주물량은 거의 확정된 상황이다. 서울의 경우 내년 입주 물량은 1만8800가구, 2022년은 약 1만2800가구이다. 2023년은 더 줄어들 전망이다. 약 4만 가구에 육박했던 올해 대비 반 토막도 안 된다. 둔촌 주공의 사례처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로 분양이 미뤄지고 있는 단지가 많다.”
 
정부는 공급을 낙관한다.
“정부는 직전 정권과 대비해 물량이 늘었다고 주장하지만, 어느 구간을 끊어 묶느냐에 따라 통계 착시가 일어난다. 2000년대 초반 공급 물량 많았던 때와 비교하면 정부가 많다고 주장하는 현재도 현저히 적다고 볼 수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의 전병옥, 유거상 공동대표(왼쪽부터).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의 전병옥, 유거상 공동대표(왼쪽부터).

 
아실 공동대표들이 데이터와 부동산 정책을 동시에 꿰뚫고 있는 것은 이들의 이력 때문이다. 유 대표는 삼성생명의 부동산 자산관리(WM) 사업부에서 VIP 전담 부동산 자문을 10년가량 했다. 데이터 분석은 개발자 출신인 전 대표가 맡고 있다. 2018년 5월 창업한 아실은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는 각종 통계를 종합, 업데이트해 쉽게 볼 수 있도록 분류해 무료로 공개하고 있다. 
 
왜 데이터를 다 공개하나.
“부동산 시장이 혼탁해질수록 극단적 주장이 나온다. 정부 통계와 일부 업체서 기획성으로 내놓는 통계가 있지만 단편적이다. 시계열적으로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곳이 없다. 집을 사지 말라고 해서 안 샀더니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도 많다. 이런 분들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부동산 시장을 객관적으로 투명하게 볼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하고 싶다.”
 
그런 수요를 투기로 규정하기도 한다.
“집은 사는 곳(거주)이냐, 사는 것(매매)이냐를 놓고 말이 많은 것을 안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해 1주택자라도 집을 주거지이면서 자산으로 볼 수밖에 없는 시장 구조이지 않나.” 
 
최근 빨간불이 들어 온 데이터는 무엇인가.
“전세 매물이 너무 줄었다. 매물증감 현황 그래프를 보면 3달 전, 즉 7월 말을 기점으로 확 줄었다. 서울의 경우 13만5155건이던 전세 매물이 6만3405건으로 53.1% 감소했다. 전국적이다. 대구(-39.3%), 경기(-37.7%), 부산(-35.1%) 등 3개월 전을 기점으로 대폭 줄었다.”
 
정부는 KB부동산 등 민간 집값 통계가 호가 위주이고, 정확하지 않다고 평가절하한다.
“정부의 평균 지수식 집계 방식으로는 보이지 않는 게 많다. 한 아파트 가격이 튀어 오를 때 동일 지역의 다른 아파트가 안 오르면 평균이 안 오른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은 주식시장처럼 선두 아파트가 스타트를 끊는다. 코스피도 선도적 흐름을 보기 위해 200지수를 만들어 1위부터 200위의 변동률을 조사하지 않나. 아파트도 마찬가지로 지역에서 가장 좋고 가장 비싼 게 먼저 오른다. 최고가 아파트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면 시장이 보인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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