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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빨간색 찜통의 유혹…1초당 7.6개 팔리는 국민간식

삼립호빵은 연평균 약 1억2000만개가 팔리며 누적판매 60억 개를 넘어선 삼립의 대표적인 장수브랜드로 성장했다. 사진 SPC삼립

삼립호빵은 연평균 약 1억2000만개가 팔리며 누적판매 60억 개를 넘어선 삼립의 대표적인 장수브랜드로 성장했다. 사진 SPC삼립

“찬바람이 싸늘하게 두 뺨을 스치면 따스하던 삼립호빵 몹시도 그리웁구나”

 
어린 시절 한 번쯤 들어본 이 노래는 1970년대 겨울을 풍미한 SPC삼립(당시 삼립식품)의 호빵 광고 CM송이다. 1971년 10월 출시된 삼립호빵은 1년 만에 삼립식품 매출의 15%를 차지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한국의 장수브랜드] 62. 삼립호빵

 
50년이 지난 현재 삼립호빵의 누적 판매량은 60억개. 연평균 1억2000만개씩 팔렸다. 구글과 제록스가 각각 검색 포털과 복사기를 지칭하는 보통명사가 된 것처럼 호빵도 찐빵을 의미하는 보편적인 단어가 됐다.  
 

1초당 7.6개씩 팔리는 국민대표 간식

SPC삼립은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와 쏟아지는 신제품 속에서 이색적인 맛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여 왔다. 사진 SPC삼립

SPC삼립은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와 쏟아지는 신제품 속에서 이색적인 맛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여 왔다. 사진 SPC삼립

호빵은 고(故) 허창성 회장이 1969년 일본 방문 당시 거리에서 파는 찐빵에서 영감을 얻어, 제빵업계의 비수기를 타개하려는 목적으로 개발됐다. 허 회장은 찐빵과의 차별화를 위해 ‘뜨거워서 호호 분다’는 의미의 ‘호빵’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공장의 호빵 라인을 24시간 가동하며 사무직원까지 포장 작업에 투입될 정도로 바빴다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출시 첫해인 1971년 12월 31일에는 하루 만에 100만개의 호빵이 팔리며 당시 식품 판매 신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다양한 신제품 속에서도 단팥 호빵은 부동의 1위를 차지한다. 사진 SPC삼립

다양한 신제품 속에서도 단팥 호빵은 부동의 1위를 차지한다. 사진 SPC삼립

지금까지 판매된 호빵을 나란히 늘어뜨리면 지구를 약 15바퀴 돌고, 위로 세워 쌓으면 에베레스트 산을 약 1만7000번 왕복할 수 있는 높이에 해당한다. 1초당 7.6개의 호빵이 팔리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기준 호빵 매출은 1000억원에 달했다.  
 

가게 앞 빨간색 원형 찜통이 소비 욕구 자극해  

전자레인지가 없던 시절 점포 앞쪽에 배치된 호빵 찜통은 소비자들의 식욕을 자극했다. 사진 SPC삼립

전자레인지가 없던 시절 점포 앞쪽에 배치된 호빵 찜통은 소비자들의 식욕을 자극했다. 사진 SPC삼립

매출 상승에는 자체 개발해 배포한 ‘호빵 판매용 찜통’이 한몫했다. 전자레인지가 없던 시절 가게 앞쪽에 배치된 호빵 찜통은 지나가던 소비자의 식욕을 자극했다. 그 시절 추운 겨울마다 동네 가게 앞에 높인 빨간색 원형 찜통과 그 안에서 구수한 향과 뽀얀 김을 내던 호빵의 이미지는 무엇보다 강렬했을 것이다.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단팥 호빵이다. 단팥 호빵은 여전히 수많은 신제품 속에서도 점유율 1위를 지키며 호빵 카테고리에서 철옹성을 지키고 있다. 
이후 출시한 야채 호빵, 피자 호빵, 꿀 호빵 등 모든 제품의 매출을 합쳐도 처음 출시된 단팥 호빵의 매출액은 넘어서지 못한다고 SPC삼립 측은 밝혔다. 
 

단호박·햄치즈·불닭·공주밤 등 다양한 신제품 출시   

1971년 10월 처음 출시된 삼립호빵 제품. 사진 SPC삼립

1971년 10월 처음 출시된 삼립호빵 제품. 사진 SPC삼립

호빵은 지금도 진화 중이다. 2000년 이후부터는 단호박, 햄치즈, 불닭, 가나 초콜릿 등으로 재료가 다양해졌다. 모양도 둥근 형태에서 네모 형태나 꽈배기 모양의 제품까지 등장했다. 올해는 50주년 한정판 제품으로 우리 농산물을 활용한 이천쌀 호빵, 공주밤 호빵 등을 개발해 선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마와 태풍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농가들을 지원하고 상생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간편식에 버금가는 식사 대용 호빵도 출시됐다. 최근 집밥·혼밥 문화가 확산됨에 따라 간편하게 식사 대용으로 즐길 수 있는 만두형 호빵으로 돼지고기, 표고버섯, 부추 등의 내용물을 가득 넣은 ‘푸짐 고기만빵’, 매콤하게 양념한 오징어와 돼지고기를 넣은 ‘화끈 불오징어만빵’ 등이 대표 제품이다. 
 

지속적인 R&D 투자, 호빵 전용 ‘발효미종’ 개발

SPC삼립이 특허 토종 유산균과 우리 살에서 추출한 성분을 혼합해 개발한 '발효미(米)종' 삼립호빵 사진 SPC삼립

SPC삼립이 특허 토종 유산균과 우리 살에서 추출한 성분을 혼합해 개발한 '발효미(米)종' 삼립호빵 사진 SPC삼립

 
SPC삼립은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춘 제품을 계속해서 선보이기 위해 연구·개발(R&D)에 꾸준히 투자해왔다. 최근 SPC그룹 특허 토종 유산균과 우리 쌀에서 추출한 성분을 혼합해 개발한 ‘발효미(米)종’을 올해 출시되는 호빵 전 제품에 적용해 호빵의 쫀득하고 촉촉한 식감을 강화했다.  
 
특허받은 포장기술인 ‘호빵 스팀팩’도 개발했다. 스팀팩은 포장지를 뜯지 않은 채 전자레인지로 제품을 가열하면 적절한 시점에 포장지가 알맞게 열리도록 개발된 기술이다. 내부 습도가 유지되어 찜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촉촉하고 폭신한 호빵의 식감을 잘 느낄 수 있다. 
 50주년 한정판으로 출시된 이천쌀 호빵. 사진 SPC삼립

50주년 한정판으로 출시된 이천쌀 호빵. 사진 SPC삼립

 
SPC삼립 관계자는 “출시 50주년을 기념해 한정판 굿즈와 브랜드북을 출시하는 등 소비자와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삼립호빵’은 변함없는 맛과 품질, 끊임없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오랫동안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겠다”고 말했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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