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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전세·부동산세 해법 경쟁···이낙연·이재명 누가 웃을까

이재명 경기지사(왼쪽)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오른쪽)는 차기 대권 주자 선호도를 묻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1,2위를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7월 경기도청에서 만난 두 사람 모습. 임현동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왼쪽)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오른쪽)는 차기 대권 주자 선호도를 묻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1,2위를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7월 경기도청에서 만난 두 사람 모습. 임현동 기자

“1가구 장기보유 실거주자에게 세금 등에서 안심을 드리는 방안을 중심으로 정책을 마련하겠다.”(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주택공급은 평생 주택 개념으로 가야 하며 여기에 핵심이 있다.”(이재명 경기도지사)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1,2위를 다투는 두 사람은 같은 날(지난 20일)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결이 다른 시선을 드러냈다. 문재인 정부가 시행중인 부동산 정책을 두고 볼 때 이 대표는 "예외가 필요하다"는 쪽에, 이 지사는 "지금도 예외가 문제"라는 인식에 무게를 둔 셈이다. 민주당에선 "부동산 가격 급등이 문재인 정부의 아킬레스 건이 된 상황에서 부동산 해법은 차기 주자에게 피해갈 수 없는 산"이라며 "갈수록 두 사람 사이의 차이가 분명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사람은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부터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문제풀이형’ 이낙연

이 대표는 지난 21일 국회에서 ‘경제상황 점검회의’로 명명한 비공개 당·정 회의를 소집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현미 국토부장관, 은성수 금융위원장 등 관계부처 각료들을 불러모아 “현장과 정책 사이에 괴리가 있다”는 원론적 문제제기를 했다고 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택배노동자 사고를 예로 들었지만 부동산 정책을 비롯한 이날 안건 전반에 대한 대표의 생각”이라고 했다. 전세 시장 전반에 대한 동향 브리핑 등이 진행된 회의였다. 
 
이 대표의 부동산 문제 대처 방식은 ‘실태 파악→문제 선별→정책 수정’의 전형적 행정 알고리즘을 따르고 있다. 지난 19일 이 대표는 당 내에 ‘미래주거추진단’ (단장 진선미 의원)이라는 이름의 태스크포스(TF) 팀을 꾸려 면밀한 분석 작업을 선행하라고 지시했다. 기획재정부 등 부처에도 1가구 장기보유 실거주자에 대한 세제 완화책 검토를 제안했다. 당·정 가용 인력을 총동원해 해법을 찾겠다는 의지다. 한 관련부처 간부는 “일에 대한 접근이 총리 시절과 같다”고 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상황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회의 참석자들은 부동산 대책 및 논의 여부에 대해 모두 함구했다. [뉴스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상황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회의 참석자들은 부동산 대책 및 논의 여부에 대해 모두 함구했다. [뉴스1]

시장의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책 방향 제시에는 신중을 거듭하고 있다. '세제 완화'를 시사한 발언을 두고 "종합부동산세 완화를 포함한 검토를 기재부에 요청한 것"(복수의 민주당 관계자)이라는 등의 말이 나오자 이튿날 한정애 정책위의장이 "(종부세 완화는) 당정이 검토한 바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이 대표도 “당의 중장기 주택 정책은 미래주거추진단에서 준비하고 그것을 통해 국민에 제시할 것”이라고 물러섰다.
 

‘개념제시형’ 이재명

이 지사의 전략은 차별성 부각에 방점이 찍혔다. 20일 경기도 국정감사장에서 “주택정책 관련해 이낙연 대표가 잘못을 시인, 반성한다고 했다. 동의하느냐”(송석준 국민의힘 의원)는 질문에 “저는 의견이 약간 다르다”며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방향은 옳은데, 좀 더 강화하고 내실있게 (시행을)해야 한다”고 했다. '평생 주택 개념' 발언도 여기에 이어진 말이다. 
 
이 지사는 부동산 문제에도 귀에 잘 들어오는 개념을 구상해 각인시키는 기획자 스타일로 접근한다. 평생 주택, 공공임대주택 개념을 모두 담은 ‘기본 주택’이 핵심이다. “싸고 품질 좋은 고급의 중산층용 장기공공임대주택을 요지에 대량공급해 싱가폴처럼 모든 국민들이 집을 사지 않고도 집 걱정 없이 살 수 있게 해야한다”는 게 기본주택론의 얼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0일 경기도청 국감에서 "현재 부동산정책 방향은 옳은데 좀 더 강화하고 내실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사진은 질의에 답변하는 이 지사 모습.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0일 경기도청 국감에서 "현재 부동산정책 방향은 옳은데 좀 더 강화하고 내실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사진은 질의에 답변하는 이 지사 모습. [연합뉴스]

 
전문가들에게선 “30년간 월세로 살라는 기본주택은 사람들의 집에 대한 소유욕을 무시한 정책”(고길곤 서울대 교수) 등의 비판이 쏟아지지만 이슈화엔 성공했다는 평가다.  
 

문재인 정부의 틀 안에 갇힌 경쟁

그러나 내용의 차이는 스타일이 차이만큼 크지 않다는 게 정치권의 평가다. 실제로 지난 7월 회동에서 이 지사는 이 대표에게 “집을 사고 싶은 공포수요를 대체할 수 있는 집을 만들어주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는데, 의견이 일치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공공주택 공급 확대에 접점이 있을 수 있다”며 맞장구를 쳤다. 공공주택 공급 확대는 이미 문재인 정부를 포함해 역대 정권에서 반복해 온 레퍼토리다. 
 
국토위 소속 민주당 의원은 “부동산 문제를 두고 ‘백약이 무효’라고 한다. 해법이 말처럼 쉽다면 그동안 왜 그렇게 많은 논의와 고민이 있었겠느냐”고 했다. 두 사람 모두 부동산이라는 화두를 회피할 수 없는 처지지만 무엇이 확실한 해법이라고 주장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란 이야기다.   
이재명 경기지사(왼쪽)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7월 회동 때 부동산 정책 관련 의견을 공개적으로 나눴다. 이 대표는 비공개 회동 뒤에도 ’정책 얘기도 일부 있었고, 다른 좋은 얘기도 주고받았다“고 했다. 임현동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왼쪽)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7월 회동 때 부동산 정책 관련 의견을 공개적으로 나눴다. 이 대표는 비공개 회동 뒤에도 ’정책 얘기도 일부 있었고, 다른 좋은 얘기도 주고받았다“고 했다. 임현동 기자

자칫 문재인 정부와 다른 길을 제시했다가 친문 성향이 뚜렷한 권리 당원과 핵심지지층이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점은 대안 마련 앞에 도사린 또다른 위험이다. 부동산과 관련한 이 지사의 최근 발언에도 문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가 빠지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는 답을 내셨다”(16일 KBS 라디오),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부동산으로 돈 못 벌게 하겠다’는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21일 서울경제 인터뷰)는 식이다. 
  
이 대표는 종부세 논란 다음날인 21일 당내 다주택자 문제로 화제를 전환했다. “용납되기 어려운 정도의 부동산 과다 보유의 경우 각급 선거 공천에서 불이익을 받도록 제도화하는 것을 검토하라”며 강도높은 조치를 예고하면서다. 한 여권 인사는 “최근 전당대회에서 친문의 지배적 영향력이 확인된 상황에서 이 지사나 이 대표 모두 정부 정책과 궤가 다른 이야기를 하긴 쉽지 않은 여건”이라고 말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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