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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개정안 통과되면 공수처장 단독 임명 길 열린다

여야 공수처 충돌 Q&A 

지난 14일 이낙연 대표(왼쪽 둘째)가 정부과천청사에 마련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입주 사무실을 방문해 남기명 공수처 설립 준비단장(오른쪽)과 둘러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지난 14일 이낙연 대표(왼쪽 둘째)가 정부과천청사에 마련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입주 사무실을 방문해 남기명 공수처 설립 준비단장(오른쪽)과 둘러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라임·옵티머스 사건 의혹이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를 둘러싼 정치권 안팎의 논란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라임 사태의 핵심 인사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1, 2차 옥중서신과 관련해 “이 사건은 정부 여당의 비리 게이트가 아닌 검찰 게이트”라며 “즉각 공수처를 출범시켜 수사에 들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현행 공수처법대로라면 살아있는 권력의 입맛대로 수사가 진행될 것이 뻔하다”며 “독소조항이 담긴 공수처법을 개정하고 특검수사로 가야 한다”고 맞서는 상태다.
 

7월 15일 시행일에 출범 불발
민주당, 의결 정족수 축소 추진
국민의힘 ‘독소조항 삭제’ 맞불

검찰·대법원, 협조 의무화 난색
경찰, 일부 조항 수정 필요 입장
헌법소원 심리는 계속 늦춰져

민주당은 공수처법이 시행된 7월 15일부터 100일인 10월 26일까지 야당 몫의 공수처장 후보 추천 위원을 선정해 명단을 제출해달라고 국민의힘을 압박하고 있다. 현행 공수처법은 전체 7명의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중 당연직 3명(법무부 장관,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을 제외한 4명에 대해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2명을 추천하도록 하고 있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을 위해선 7명 중 6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민주당은 위원 2명 추천을 완료했지만, 국민의힘은 이를 거부하고 있어 위원회 출범이 막힌 상태다. 26일까지 후보 추천이 완료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 또 한 번의 큰 갈등이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최근 경찰, 검찰, 대법원이 공수처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하거나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하고 나서 설령 후보 추천위원회가 구성되더라도 실제 공수처 활동까지는 풀어야 할 난제가 많다. 중앙SUNDAY는 공수처법 관련 논란이 되는 지점, 향후 공수처 출범 절차 등을 정리했다.
  
민주당, 26일까지 야당 후보 위원 추천 압박
 
공수처 출범일은 지난 7월 15일이었다는데, 이 날짜는 어떻게 정해진 것인가?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공수처법은 지난해 12월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후 정부는 올해 1월 14일 공수처법을 공포했다. 공수처법 부칙엔 "공포 후 6개월이 지난날부터 시행한다”고 돼 있어 7월 15일이 공수처법 시행일이었다. 민주당은 법률 시행일 이전에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 구성을 완료하고 법 시행일에 맞춰 공수처를 출범시키려고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현행 공수처법 독소조항 등을 이유로 법 시행 자체를 반대해 왔고, 지난 2월엔 헌법 소원까지 제기해 여당의 계획은 1차 무산됐다. 정부는 정부 과천청사 5층에 공수처설립준비단 사무실을 마련해 놓았다. 준비단 단장에는 남기명 전 법제처장이 임명됐고 12명의 준비단원이 파견됐다. 민주당은 법 시행일로부터 100일이 지난 26일 이후 자신들이 발의한 개정안 심사를 마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공수처가 출범도 하기 전인데 공수처법 개정안이 여당에서 발의됐다. 내용은 뭔가?
공수처법 개정안은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구성(기존 여당 2명, 야당 2명)을 ‘국회 4명’으로 바꾸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민의힘이 추천위원 선정을 거부하고 나서면서 공수처장 후보 추천 자체가 불가능해지자 더불어민주당 측이 단독 과반의 힘으로 이를 돌파하기 위해 개정안을 낸 것이다. 민주당은 26일까지 기다렸다가 통보가 오지 않으면 개정안 심사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추천위원 의결정족수를 현행 ‘7명 중 6명’에서 ‘3분의 2 이상’(5명)으로 낮추는 내용도 담겨있다. 이런 내용의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과반인 민주당이 단독으로 공수처장을 임명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공무원이 고위공직자 범죄를 알게 되면 공수처에 고발하도록 하는 의무 규정과, 공수처장의 수사협조에 관계 기관장이 따라야 하는 내용도 개정안에 추가됐다. 개정안에는 공수처 수사관을 기존 40명에서 50명~70명으로 확대하는 내용도 있다. 공수처 수사 검사의 자격 완화 부분도 담고 있다. 기존에는 ‘10년 이상 변호사 자격’에서 ‘5년 이상’으로 완화하고, 임기·연임 조항도 ‘3년·3회 연임 가능’에서 ‘7년·연임 제한 없음’으로 바꾸자는 내용이다.
 
국민의 힘도 최근 공수처법 개정안을 내고 맞서고 있는데 내용은 뭔가?
유상범 의원이 최근 여당에 맞서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한마디로 "독소조항을 삭제했다”는 주장이다. 우선 공수처 수사대상에서 공직자의 직무 관련 범죄를 제외하고 부패범죄로만 한정했다. 직무 관련이라는 것이 자칫 자의적인 법 적용 여지가 있고, 이를 빌미로 편향적 공직자 사찰기구로 악용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공수처 검사의 기소권 삭제도 개정안 내용 중 중요한 부분이다. 유 의원 등 국민의힘 측은 "공수처 검사는 헌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기소권 부여는 헌법 원리에 반하고, 수사·기소를 분리한다는 검찰개혁 방향에도 모순된다”는 입장이다. 개정안에는 범죄수사 강제 이첩권과 재정신청권(공수처가 기소 의뢰한 사건을 검사가 불기소할 경우 그 결정이 적정했는지를 재판부에 물어보자는 것)도 삭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견제장치가 없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공수처법 개정안에 대한 검찰의 입장은 뭔가?
공수처 출범에 불편한 속내를 가진 검찰은 여당의 개정안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대검은 우선 ‘고위공직자범죄’에 추가된 죄명(증거인멸 등의 죄, 변호사법 위반죄 등)이 고위공직자의 직무와 관련이 있는지, 개정안에서 신설된 ‘고발의무(공무원이나 감사원 등이 고위공직자범죄 등을 알게 된 때에는 수사처에 고발을 의무화)’규정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공수처장이 대검 등 관계기관의 장에게 수사협조 요청을 하는 경우 요청받은 기관의 장이 이에 꼭 응하도록 한 부분도 난색을 보이는 지점이다.
 
경찰은 여당의 개정안 일부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했다. 이유는 뭔가?
경찰은 개정안에 대해 전반적으로 찬성하지만 일부 조항은 수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여당 개정안에는 수사관을 50명 이상 70명으로 늘리는 반면 이들을 검찰 수사관 정원에 포함하는 조항이 사라졌다. 경찰 측은 이 조항이 삭제될 경우 검찰 파견 수사관이 대거 유입돼 공수처가 검찰 측 인사로 장악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공수처의 수사협조 요청이 있는 경우 검찰총장이나 경찰청장 등 수사기관의 장이 바로 응하도록 의무화하는 조항이 삽입된 것과 관련해 경찰은 행정기관의 직무 재량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어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응하도록 하자는 수정 의견을 냈다. 또 공수처와 검찰 양쪽이 상대기관 소속 검사의 범죄에 대해 상호 수사하고 견제할 수 있게 규정한 조항에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을 추가하는 것은 법취지와 맞지 않는다며 현행 유지 입장을 밝혔다. 경찰은 "개정안과 같이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을 추가할 경우 공수처장이 수사처 검사의 범죄혐의 발견 시 대검찰청 외에 경찰청에도 통보하도록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헌재, 원칙대로라면 11월 중에 결정 전망
 
대법원도 여당의 개정안에 반대 의사를 표했다는데.
대법원 산하 법원행정처는 공수처 수사관을 늘리는 개정안 내용과 관련해 "조직이 비대해질 수 있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입장이다. 또 개정안에 신설된 공수처장이 직무를 수행할 때 검찰·경찰 등 관계기관의 장에게 수사 협조를 요청할 경우, 요청받은 기관이 따르도록 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행정처는 "공수처가 대검, 경찰청 등 관계기관의 상위기관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공수처장의 협조 요청을 받은 관계 기관의 장이 요청에 응하도록 하는 것이 적정한지 의문”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와 함께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또는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등의 예외사유를 규정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은지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냈다.
 
공수처법 위헌 소송은 어떻게 돼가고 있나.
지난 2월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은 "공수처법이 삼권분립 원칙에 반하는 초헌법적 기관으로 국민의 기본권과 검사의 수사권을 침해한다”면서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헌재는 심판사건을 접수한 날부터 180일 이내에 선고하도록 돼 있어 원칙대로라면 11월 중에 결정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헌재의 심리가 계속 늦춰지고 있어 언제 결정이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측은 헌재 판단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고성표 기자 muze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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