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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가 눈에 비친 보스의 ‘지옥도’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수수께끼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수수께끼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수수께끼
세스 노터봄 지음
금경숙 옮김
뮤진트리
 
히에로니무스 보스와 세스 노터봄. 이들은 네덜란드가 낳은 천재 화가와 세계적 작가다. 15세기 거장의 회화와 21세기 통찰력 있는 문학가의 언어가 만나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수수께끼』가 탄생했다. 보스는 현대 초현실주의파 화풍을 무려 500년 전에 구현한 선구자다. 노터봄은 보스의 작품 대다수를 소장하고 있는 스페인 마드리드의 프라도미술관으로부터 다큐멘터리 작업을 함께하자는 제안을 받고 보스가 휘황찬란한 화폭에 풀어 놓은 수수께끼 탐구에 나섰다.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수수께끼』는 일반적인 미술비평서가 아니라 빛나는 문학적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노터봄은 이 책에서 놀랍도록 넘치는 상상력과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깨알 같은 세밀함을 무기로 하는 보스의 작품들에 유려한 필치로 헌사를 보냈다.
 
노터봄은 21세였던 1954년 프라도미술관에서 보스의 ‘건초 수레’를 처음 대면했다. 히치 하이커로 스페인을 여행했던 당시 별생각 없이 봤던 그 그림을 60년도 더 지나 이 그림을 대여받은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보에이만스 판 부닝언미술관’에서 다시 접견하게 됐다. 노터봄은 “그동안 세월만 흐른 게 아니라 그 그림을 보는 나 또한 변했으니 반세기가 흐른 뒤에 다른 것들을 숱하게 보았던 같은 눈으로 똑같이 볼 수 있는가”라고 묻는다. 세 폭의 교회용 제단화로 구성된 ‘건초 수레’는 다른 작품에서와 비슷하게 왼쪽부터 과거-천국, 탐욕의 싸움이 진행 중인 현재, 미래-지옥을 보여 준다. 노터봄은 프라도미술관의 ‘쾌락의 정원’을 보고선 “몇몇 물체들은 거의 미래파적인 느낌을 풍기는데 마치 보스가 악몽 속에서 우주선의 공업용 기계 부속품을 보기라도 한 듯하다. 그림 속으로 파고드는 일은 고사하고 모든 것을 그저 보기만 하는 데에도 족히 일 년은 필요하리라”며 감탄을 금치 못한다. 노터봄은 굳이 보스의 그림에 담긴 뜻을 해석하지 않았다. 대신 “가장 좋은 해답은 보스의 그림 하나 안에 들어가 살며 수수께끼와 더불어 여생을 보내는 것이리라”고 마무리한다.
 
한경환 기자 han.ky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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