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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 철회해야

일본 정부가 오는 29일 각의에서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발생한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는 방침을 최종 결정할 것이란 일본 언론의 보도가 이어졌다. 꼭 다음 주가 아니더라도 해양 방류 방침은 일본 내각 안에선 굳어진 듯하다. 원전 오염수 처리 문제는 일본뿐 아니라 주변국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일본 내에서조차 반대하는 입장이 많은 방안을 주변국 동의 없이 독단적으로 시행하려는 것에 대해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이웃 나라로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여과장치 거친다지만 삼중수소 등 못걸러
일본 내에서도 반대, 주변국 동의 안구해
방류 미루도록 우리도 외교적 노력 해야

후쿠시마 오염수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제1 원전이 폭발하면서 생기기 시작했다. 원자로를 식히는 냉각장치에 문제가 생기자 고열에 핵연료가 녹아버렸고, 부서진 원전 건물 안으로 빗물과 지하수가 유입돼 오염된 것이다. 지금도 매일 160~180t씩 계속 생기는 오염수를 도쿄전력은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거른 뒤 별도 저장해왔다. 이미 123만t이 쌓여있고, 지금 속도라면 전체 저장용량인 137만t이 2022년 10월쯤 꽉 찰 것이라는 게 일본 측 설명이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ALPS를 거치면 삼중수소를 제외한 방사성물질은 국제기준보다 훨씬 낮은 농도로 걸러진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마이니치 신문은 ALPS 과정을 거친 오염수 110만t 중 일본 정부가 자체적으로 정한 방출 기준을 충족한 양은 27%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6%는 기준치의 100~2만 배에 이른다고 한다.
 
ALPS로도 아예 거를 수 없는 삼중수소도 우려스러울 수밖에 없다. 일본 측은 트리튬이라고도 불리는 삼중수소가 자연계에서도 나오는 독성이 상대적으로 약한 물질인 데다 다른 원전보유국도 방출하므로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일반 원전에서 나오는 것에 비해 오염수에 포함된 삼중수소는 농도가 대단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물에 희석해 버린다지만 그래도 방출되는 총량은 같다. 또 유럽방사성위험위원회는 저농도 삼중수소도 지속해서 체내로 유입되면 DNA 손상, 생식기능 저해 등이 일어난다고 경고했다.
 
이 때문에 일본 내에서도 어민들은 물론이고 상당수 국민이 해양방류에 반대하고 있다. 자국 내 의견을 모으는 과정이 충분치 않았으니 주변국에 동의를 구하는 과정도 충실했을 리 없다. 도쿄전력은 최근 오염수 1000t을 2차 처리했더니 주요 방사성물질이 기준치 이하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어떤 물질이 어느 정도로 떨어졌는지 구체적 수치는 밝히지 않고 있다.
 
바닷물은 해류를 타고 순환하기 때문에 200일 뒤엔 제주도, 그로부터 80일 뒤엔 동해에 도달한다는 연구가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를 비롯해 해안지역 지자체들이 일본 정부가 방류를 최종 결정할 경우 소송을 하겠다고 나서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사실 시간이 촉박하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도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판단이다. 이대로 쌓아두는 것은 돈도 많이 들고 2051년까지로 예정된 후쿠시마 원전 폐로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는 논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자국민과 주변국, 미래세대에도 영영을 미치는 만큼 일단 원전 근처에 저장 탱크를 증설해 시간을 벌면서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마땅히 다른 대안이 없다면 최소한 주변국들에 이해를 구하고 국제적인 감시체계 하에서 방류작업이 이뤄질 수 있는 체계라도 갖춰야 한다.
 
우리 정부는 2018년 일본 측이 해양 방류 방침을 처음 언급한 뒤부터 국무조정실에 관계부처 합동 TF 팀을 운영해오고 있다. 그러나 일본 측에 자료공개를 요구하는 것 외에는 딱히 두드러진 활동이 보이지 않는다. 이러다가 일단 방류가 시작되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일단 일본 정부가 최종 결정을 미루고 다른 대안을 찾도록 모든 외교적 노력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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