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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아이] 휘트머와 미국 민주주의의 역설

임종주 워싱턴총국장

임종주 워싱턴총국장

미국 내 코로나 19 바이러스 확진자가 70만 명을 넘어선 지난 4월 중순, 중북부 미시간주에 총기로 무장한 시위대가 등장했다. 그들은 코로나19 비상조치인 경제 봉쇄를 풀라고 요구하며 주의회 의사당을 무력 점거했다. 비상사태는 그러나 흔들림 없이 연장됐다. 그 행정명령에 서명한 인물이 그레첸 휘트머 주지사다.
 
18살과 16살 난 두 딸의 어머니인 휘트머 지사는 첫 딸 출산 석 달 만에 모친을 뇌암으로 허망하게 잃었다. 그 아픔은 미시간주 초선 하원의원이던 그를 주 정부 보건의료 정책의 선도자로 이끄는 계기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그를 “미시간의 그 여자”라고 조롱했다. 트윗 글은 한술 더 떴다. “미시간을 해방하라.”
 
휘트머 지사를 납치해 살해하려던 극우 무장단체의 음모가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발각됐다는 소식은 그래서 더욱 충격적이다. 11월 3일 대통령 선거 전에 주지사를 제거하고, 의사당을 공격해 미시간을 해방하려 했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랠프 노덤 버지니아 주지사도 범행 대상으로 삼고 민병대와 연계해 내전까지 준비했다고 한다.
 
글로벌 아이 10/23

글로벌 아이 10/23

가뜩이나 전전긍긍하는 미국인의 불안 심리는 가중됐다. 미국인 56%는 대선 후 폭력이 증가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층은 10명 중 1명꼴에 불과(유고브 조사)하다. 폭동과 약탈, 방화, 총격, 내전 발발에 대한 우려까지, 불안의 양태는 모든 가능성을 내포한다.
 
급증한 총기 판매는 더 실질적 위협으로 다가온다. 대선이 있는 해에는 차기 대통령의 정책 변화 가능성으로 무기를 미리 사 두자는 심리가 작용하지만, 올해는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는 소식이 꼬리를 문다. 올해 9월 FBI 총기 신원조회(NICS) 건수만 보더라도 289만 2000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 220만 7000건에 비해 30%가량 증가했다.
 
“미시간 해방”을 외치던 트럼프 대통령은 패할 경우 순순히 권력을 이양할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을 명쾌히 떨쳐내지 않고 있다. 워싱턴 정가에는 개표가 시작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현장투표 우세로 승리를 선언하고 그 이후 우편투표를 부정과 사기로 낙인 찍어 거부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그럴싸하게 나돈다. 보수 성향의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인준 강행은 법적 다툼을 밑자락에 깐 불복 퍼즐의 마지막 한 조각이다.
 
바이든 후보는 그와는 정반대로 선거 결과를 수용하겠다는 약속을 여러 차례 공언했다. 한쪽은 법적 투표 행위를 부정으로 몰아붙이고, 다른 한쪽은 두말할 나위가 없는 승복을 오히려 불안한 듯 되뇐다. 민주적 대통령제의 전형으로 여겨지는 미국식 민주주의의 처연한 역설이다.
 
임종주 워싱턴총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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