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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두기'에도 ... 독일이 中 절대 놓을 수 없는 이유

 "우리는 중국 내에서 소수민족이 탄압받고 있는 것에 대해서 중국과 대화할 것입니다."

 
 2015년 중국 베이징에서 만난 당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왼쪽)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AP=연합뉴스]

2015년 중국 베이징에서 만난 당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왼쪽)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AP=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작심한 듯 말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연방 하원 연설에서였다. 소수민족의 인권만 언급한 게 아니다. 메르켈은 "중국에서 일국양제 원칙이 훼손되고 있다"며 홍콩에 대한 우려도 표했다.  
  
사실 독일 정부가 중국 공산당의 인권 탄압 문제에 대해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런데 왜 이날 메르켈의 발언은 주목받았을까.  
 
최근 독일이 중국을 압박하는 정책을 연이어 내놓고 있어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AP=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AP=연합뉴스]

 
지난달 초 독일 정부가 내놓은 가이드라인을 보자.  
 
'인도-태평양 지침(Indo-Pacific guidelines)'이라 이름 붙은 이 가이드라인은 이 지역 국가들과 경제, 안보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담고 있다. 일방적으로 중국에 기대지 않고 파트너십을 다각화하겠다는 의미심장한 예고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배제할 움직임도 보인다.  
 
'IT 보안법'을 통해 5G 네트워크 장비 관련 규제를 더욱 촘촘히 하겠다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어서다. 이렇게 되면 화웨이가 독일 시장에서 크게 애먹을 수 있다. 메르켈 총리는 그간 미국의 '화웨이 퇴출' 압박에 대해 "특정 국가와 기업을 배제하는 일은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해왔지만, 실제로는 화웨이에 쉽지 않은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이다.  
 
시진핑 주석 [AP=연합뉴스]

시진핑 주석 [AP=연합뉴스]

 
이 모든 얘기, 미국에 반가운 소식으로 보인다. '독일이 중국과 선을 그으려 한다'는 말로 해석되니까.  
 
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 외교전문지 '더 디플로맷'은 "독일이 이제 중국과의 관계를 재정의하려고 한다"면서도 "중국과 거리를 두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왜일까.
 
독일 경제가 중국에 생각보다 깊이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 독일 베를린에서 만난 당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연합뉴스=신화통신]

2017년 독일 베를린에서 만난 당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연합뉴스=신화통신]

 
그렇지 않아도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던 상황에서,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이젠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고 말았다. 대부분 나라의 경제가 패닉에 빠졌지만 중국은 코로나19를 잡고 경제를 다시 일으키고 있어서다. 덕분에 지난 9월, 중국은 미국을 넘어 독일의 최대 수출국으로 등극했다.  
  
알 만한 기업들의 매출을 살펴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폭스바겐 자동차 10대 중 4대가,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자동차 10대 중 3대가 중국에서 팔린다. 이런 '큰손'을 무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메르켈 총리[EPA=연합뉴스]

메르켈 총리[EPA=연합뉴스]


수출 강국인 독일은, 제2차 세계대전 후 자국을 먹여살려 온 '다자주의'와 '자유무역 체제'를 지키고 싶어 한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로 촉발된 '경제적 민족주의'가 전 세계로 번질까 무섭다. 현재로서는 중국의 손을 잡을 수밖에 없다. "독일은 절대 중국을 버릴 수 없다"(포린폴리시, 이하 'FP')는 단언이 나오는 이유다.  
  
FP는 "독일은 말로는 중국을 때리고 있지만, 경제적 이익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선 놀랍도록 일관적인 '실용적인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번에 독일이 내놓은 '인도-태평양 가이드라인'은 유럽이 중국과 관계를 재설정하는 데 중요한 첫걸음인 건 맞지만, 지나치게 신중하다"는 것이다.  
 
중국 역시 이런 독일과 손을 잡고 싶어 한다.  
 
흥미로운 건, 다급해진 쪽이 미국이란 점이다. "지금이라도 빨리 독일의 손을 잡아야 한다"는 조급함이 미 언론에서 흘러나온다. 유럽의 중심이며 제조 강국인 독일과 연대해야 중국을 제대로 경계할 수 있단 경고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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