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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떡...SK하이닉스의 인텔 인수가 속 쓰린 중국

중국 반도체를 읽다 ⑯ : 중국의 '타도 韓 반도체' 더 멀어지나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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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의 사업 확장은 중국에도 좋은 신호."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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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을 인수한다는 소식에 대한 중국 언론의 첫 반응이다. 중국 왕이(網易)닷컴은 이날 “SK하이닉스의 전체 매출에서 중국 비중이 매년 상승 중”이라며 “이번 인수는 SK하이닉스의 중국 시장 의존도를 더 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진르터우탸오 캡처]

[진르터우탸오 캡처]

미국 기업인 인텔을 인수하는데 왜 중국 의존도가 높아진다는 걸까. 공장이 중국에 있어서다. 인텔의 낸드플래시(낸드) 생산시설은 중국 랴오닝성 다롄(大連)에 있다. 왕이닷컴은 “SK하이닉스가 중국 우시에 D램 1·2기 생산라인을 구축한 만큼, 이번 인텔 공장 인수와 함께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가 중국 현지 시설에 돈을 쓰니 좋은 일이란 거다. 

중국, 진짜 그렇게 생각할까.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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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내는 다를 것이다. 왜? SK하이닉스가 인텔로부터 인수한 사업을 다시 보라. 낸드다. D램과 함께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 반도체의 양대 축이다. D램과 달리 낸드는 전원이 꺼져도 자료가 그대로 남는다. 데이터 저장과 삭제가 자유롭다. 이런 특성 때문에 스마트폰 저장장치나 PC·콘솔 게임기에 들어가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을 만드는데 쓰인다.
YMTC의 64단 낸드플래시 웨이퍼.[사진 YMTC]

YMTC의 64단 낸드플래시 웨이퍼.[사진 YMTC]

이 분야, 중국이 눈독 들여왔다. 물론 중국은 메모리든 비메모리든, 가리지 않고 반도체 굴기(崛起·일으켜 세움)를 추구했다. 그럼에도 낸드에 조금 더 목을 맨다. 자체 생산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같은 메모리 반도체여도 D램보다 기술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평가를 받는 게 낸드다. 중국으로선 세계적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출 확률이 다른 분야보다 높다고 여길 수 있다.
YMTC가 생산한다고 밝힌 128단 낸드플래시 모습. [사진 YMTC]

YMTC가 생산한다고 밝힌 128단 낸드플래시 모습. [사진 YMTC]

실제로 결과도 선보였다. 중국 반도체 업체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는 지난 4월 128단 낸드인 ‘X2-6070’의 샘플을 공개했다. 그리고 올해 말 128단 제품을 양산할 거라고 했다. 128단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현재 양산 중인 최고 사양 제품이다. YMTC의 발표는 자신들의 세계 최고 수준의 낸드 생산 기술을 확보했다는 선언인 셈이다. 
중국 관영언론 CCTV는 2018년 시진핑 주석의 YMTC 방문을 계기로 취재기자를 직접 보내 YMTC 공장 현장을 특별보도하는 등 YMTC 띄우기에 신경을 쓰고 있다.[사진 YMTC]

중국 관영언론 CCTV는 2018년 시진핑 주석의 YMTC 방문을 계기로 취재기자를 직접 보내 YMTC 공장 현장을 특별보도하는 등 YMTC 띄우기에 신경을 쓰고 있다.[사진 YMTC]

YMTC는 중국 내 낸드플래시 1등이다. 후베이성 우한이 기반이다. 중국 칭화유니그룹이 국유기업 XMC를 인수해 2016년 재설립했다. 칭화대가 만든 칭화유니그룹은 중국 정부 공기업이나 다름없다. 2018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반도체 자립을 선언하며 방문한 곳이 YMTC 공장이다. 최고 지도자가 주목하니 중국 관영언론이 보도를 쏟아내고 ‘몰빵’ 수준의 정부 지원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 낸드 분야에서 ‘타도 삼성전자’, ‘타도 SK하이닉스’를 이룰 기대주로 주목받아왔다.

그래도 효과는 신통치 않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YMTC공장 모습. [사진 YMTC]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YMTC공장 모습. [사진 YMTC]

반도체 업계에선 YMTC의 128단 기술을 신뢰하지 않는다. 반도체에서 제일 중요한 수율이 검증되지 않아서다. 수율은 생산품 중 합격품 비율을 말한다. 수율이 높을수록 원료를 투입한 것에 대비해 시장에 팔 물건이 많아 이익이 크다. 반도체 기술력 평가의 중요한 척도로 수율이 꼽히는 이유다.
 
현재로선 YMTC의 수율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수준에 미치지 못한 거로 평가받는다. 막대한 투자를 받아도 세계 수준의 기술력은 금방 생기는 게 아니다.

그렇기에 SK하이닉스의 인텔 인수가 중국엔 뼈아프다.

[진르터우탸오 캡처]

[진르터우탸오 캡처]

중국이 가장 잘하는 것이 뭔가. 기업 인수다. 자체 기술 개발이 안 되면 검증된 기업을 사 기술을 확보해 왔다. 낸드 분야에서도 인텔의 기술력은 알아준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특히 서버와 PC, 콘솔 게임기 등에 활용되며 급성장 중인 SSD 분야 강자다. 지난 2분기 인텔의 세계 SSD 시장 점유율은 19.1%로 삼성전자(31.2%)에 이어 2위다. 더구나 인텔의 낸드 생산 공장. 중국, 다롄에 있지 않은가. 만일 중국 정부의 힘을 등에 업은 YMTC가 인수했다면 어떨까. 엄청난 시너지를 냈을 것이다.

하지만 그림의 떡이다. 

[AP=연합뉴스]

[AP=연합뉴스]

인텔, 미국 기업이다. 화웨이를 제재하며 반도체로 재미를 본 미국 정부다. 중국의 가장 큰 약점이 반도체인 걸 체감했다. 만일 중국이 인텔의 낸드 부문 인수에 나섰다고 해도 미국 정부가 허가해 줬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중국이 입맛을 다시며 SK하이닉스의 인텔 인수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EPA=연합뉴스]

[EPA=연합뉴스]

인수가 문제가 아니다. 낸드 자체를 만들지 못할 수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처럼 YMTC도 미국 반도체 장비 및 기술을 못 쓰도록 제재할 생각이다. 화웨이처럼 미국 반도체 기술을 못 쓰면 아무리 돈을 퍼부어도 고급 반도체 생산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 기조는 11월 대선 후에도 이어질 수 있다. 미 CNBC는 전문가를 인용해 “(대선에서) 조 바이든 후보가 당선돼도 (중국과의) 기술 문제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땅에 있는 공장인데…

중국 랴오닝성 다롄에 있는 인텔 낸드플래시 공장.[소후닷컴 캡처]

중국 랴오닝성 다롄에 있는 인텔 낸드플래시 공장.[소후닷컴 캡처]

울분에 찬 중국이 SK하이닉스에 ‘몽니’를 부릴 수도 있다.  
 
일본 언론이 특히 이 가능성에 주목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은 “SK하이닉스는 2025년까지 각국 독점법 당국의 허가를 받아, (인텔) 매수를 완료할 계획"이라며 "인텔 낸드 공장은 중국 당국의 인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반도체 국산화’를 추진하는 중국 정부로 인해 허가가 난항을 겪을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물론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 부문을 인수하면 일본 키옥시아(구 도시바메모리)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2위에 오르는 상황을 의식한 닛케이의 희망(?) 섞인 보도일 수 있다.

그래도 내심 불안하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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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탄소년단(BTS)의 수상 소감을 비판한 중국 관영언론, BTS 관련 제품 배송을 중단한 중국 물류 회사들을 보면 말이다. 2017년 한한령(限韓令)에서 보듯 중국은 이제 자신들의 핵심 이익이 침해된다고 여기면 망설임 없이 한국을 곤란하게 한다. SK하이닉스의 인텔 메모리 인수, 최종 성사까지는 아직 고비가 있을 듯하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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