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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범도 치떤 박사방 잔혹물…조주빈은 습관처럼 반성문 쓴다

사진 [연합뉴스TV]

사진 [연합뉴스TV]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협박해 성착취 동영상을 만들고, 이를 텔레그램에서 판매한 일명 ‘박사방’ 사건의 재판이 시작된 지 4개월이 흘렀다. 22일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과 공범들의 범죄단체 조직 혐의 재판 결심공판이 열릴 예정이다. 일부 공개된 재판에서 드러난 이들의 범행은 알려진 것보다 더 잔혹했다.
 

공범도 탈퇴 맘먹게 한 가학 영상들

365만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박사’에게 송금한 후 유료방에 가입한 임모씨는 13일 ‘부따’ 강훈(19) 재판에 증인으로 섰다. 임씨는 박사에게 특정한 자세를 취한 성착취물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는 등 제작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됐다. 그런 임씨마저 박사방 탈퇴를 마음먹게 된 영상이 있다고 했다. 박사가 “여성이 면도날로 손목 긋는 장면 올릴 거다”라고 말한 후 실제로 이러한 영상이 올라온 것이다. 임씨는 “이 밖에도 피해자가 울면서 모르는 사람에게 신체를 만져달라고 하는 영상도 있었다”고 기억했다.  
 
이는 다른 공범 한모(27)씨 재판에 나온 강훈의 증언과도 비슷하다. 강씨는 “유료방에서는 여성을 노예라고 칭하면서 훨씬 가학적인 성착취물이 올라왔다”고 말했다. 피해자 신체에 커터칼로 노예라는 글씨의 상처 내기, 실제로 남성을 보내 성폭행하는 장면을 촬영하는 등의 내용이었다.  
 

피해자인 것 알았지만 “고통스러워 보이진 않아”

지난 3월 25일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 및 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탄 차량이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와 검찰 유치장으로 향하자 시민들이 조주빈의 강력처벌을 촉구하며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월 25일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 및 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탄 차량이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와 검찰 유치장으로 향하자 시민들이 조주빈의 강력처벌을 촉구하며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씨는 영상 속 여성들이 돈을 받고 촬영하는 ‘배우’라고 소개했지만 대부분의 공범은 그들이 피해자라는 걸 인식하고 있었다. 영상 속 여성들이 어리고, 도를 넘는 내용이 많아 조씨에게 협박받아 강제적으로 촬영한 것이라 느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박사방 공범으로 지목된 닉네임 ‘오뎅’ 장모씨는 “아무리 봐도 성인 음란물과는 다른 부분이 있어 합의해 만들어진 건 아니겠구나 생각했다”면서도 “피해자가 울기는 했지만 고통스럽지는 않을 것 같았다”고 진술했다.
 
심지어 공범 중 가장 나이가 어린 ‘태평양’ 이모(16)군은 범죄 영상임을 알고 찾아갔다고 했다. 이군은 “어떻게 영상 만드는지 구체적으로는 모르더라도 아동‧청소년 대상으로 직접 성착취 영상 제작하는 범죄라는 건 충분히 인식했다”며 “박사방은 다른 방과 달리 직접 제작한다고 소문나 있었다”고 전했다.  
 

법정서 당당했던 조주빈, 오늘도 반성문을 쓴다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 및 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지난 3월 25일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 및 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지난 3월 25일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공범이 말하는 범행 가담 이유는 크게 다르지 않다. 박사방에 가입할 때 조씨에게 건넸던 신분 인증 때문에 신상 박제가 될까 두려워 쉽게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것이다. 공범 중 한명은 “신분증 주소가 지금 사는 집이고, 아내가 있다. 두려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다며 재판부에 수차례 반성문을 제출했다.  
 
이 모든 일의 중심인 조씨는 법정에서 당당했다. 비공개로 진행됐던 이전 재판과 달리 지난 9월 1일 조씨의 증언이 처음 공개됐다. 조씨는 “범죄자 입장이지만 소신껏 말하면 상식이 색안경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진짜 이 사건을 해결하고 싶다면 좀 다르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피해자들의 새끼손가락을 들고 영상을 찍게 하는 등 왜 자신이 직접 제작한 성착취물인지 표시하려고 노력했느냐는 질문에 “브랜드화할 요량으로 그랬다”고 답변했다. 당황한 검사가 “성 착취 영상물 브랜드화하려고 그랬다는 것이냐”고 재차 물었고, 조씨는 “네 맞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재판에서의 모습과 달리 조씨는 매일 같이 반성문을 쓰고 있다. 이번 주에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반성문을 제출했다. 그가 제출한 반성문은 총 100장이 넘는다. 법조계에서는 습관적으로 제출하는 반성문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온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실제로 조씨의 공범 사회복무요원 강모(24)씨가 ‘범죄와 무관한 가족과 지인이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는 내용의 반성문을 내자 재판부는 “이런 반성문은 안 내는 게 낫다”고 지적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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