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아파트값이 두 달간 2.29% 올랐다. 지방 5대 광역시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사진은 대전 서구 둔산동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0/22/24a1693a-1291-4c92-8759-16ad83941aa5.jpg)
대전 아파트값이 두 달간 2.29% 올랐다. 지방 5대 광역시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사진은 대전 서구 둔산동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지방 아파트도 신고가 속출
부산 남천동 41㎡가 8억원 찍어
전세 끼고 집 사는 갭투자 여전
천안 84㎡ 분양권 웃돈만 1.7억
수도권 고강도 규제에 풍선효과
정부는 6·17 대책에서 수도권 대부분을 규제 지역으로 묶었다. 그러면서 대출과 세금 등 전방위적으로 규제를 확대했다. 재건축 아파트의 조합원 자격을 까다롭게 하고 분양권 전매제한도 강화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6월 지방 5대 광역시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0.58%를 기록했다. 지난 4월(-0.03%)과 5월(0.11%)과 비교하면 큰 폭의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어 지난 7월(0.39%)·8월(0.72%)·9월(0.67%)에도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졌다.
지방 아파트 분양권에 붙는 웃돈도 비싸졌다. 충남 천안시 성성동의 푸르지오 레이크사이드는 지난 8월 분양했다. 이 단지 84㎡의 분양권은 지난달 6억1600만원(9층)에 거래됐다. 분양가와 비교하면 1억7000여만원의 웃돈이 붙었다. 대구 중구 남산동의 남산롯데캐슬 센트럴스카이 84㎡ 분양권은 지난달 7억9230만원에 주인이 바뀌었다. 분양가 대비 웃돈은 1억9000여만원이다.

서울 아파트값 잠잠하니 지방이 들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집값 대비 전셋값 비율(전세가율)로 따질 때 지방이 서울보다 높은 점도 지방 아파트의 투자 수요가 늘어난 요인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방에선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를 하기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얘기다. 서울의 평균 전세가율은 57.5%였지만 5개 광역시는 72.1%였다. 예컨대 서울에서 5억원짜리 아파트를 갭투자로 사려면 2억125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 반면 강원도 춘천에선 7750만원만 있으면 된다. 춘천의 평균 전세가율은 84.5%다.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의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풍부한 유동성이 갈 곳이 없으니 계속 부동산 시장 안에서 돌고 도는 상황”이라며 “비규제지역이나 상대적으로 집값 상승폭이 작았던 지역을 중심으로 ‘오르기 전에 매입하자’는 심리도 작용한다”고 말했다.
‘규제의 역설’도 지방 집값을 올리는 데 한 몫을 하고 있다. 정부가 ‘핀셋 규제’라면서 특정 지역을 묶으면 오히려 해당 지역의 집값이 오르는 일이 반복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선 일종의 ‘학습 효과’가 생겼다. 예컨대 정부가 분양권 전매제한을 강화하면 시장에서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분양권 물량이 줄어든다. 분양권 전매제한이 오히려 기존 분양권의 웃돈을 치솟게 하는 규제의 역설이 발생할 수 있는 이유다. 한쪽을 누르면 다른 한쪽이 튀어나오는 ‘풍선 효과’도 지방 아파트 시장을 들썩이게 하는 요인이라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