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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청와대가 해명하라

감사원이 조기 폐쇄된 월성 원전 1호기의 경제성 평가에 문제가 있었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산업부는 전기 판매 단가 전망을 낮춰 잡는 방법으로 원전 계속 가동 때의 추정 수익을 줄였다. 반대로 가동 중단 시 줄어드는 비용은 지나치게 높게 잡았다. 이런 방식으로 월성 1호기 가동의 경제성을 불합리하게 낮췄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또 외부 기관의 경제성 평가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서둘러 조기 폐쇄를 결정한 것도 잘못이란 결론을 내렸다.
 

감사원 “경제성 저평가, 조기 폐쇄 잘못”
감사 방해에도 정부 탈원전 독주에 경고

이번 감사 결과는 탈원전 정책과 감사원 독립성 사이에서 찾은 일종의 절충이다. 조기 폐쇄 결정에 문제 있다고 결론을 내리면서도 한수원 이사들에 대한 ‘배임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다. 조기 폐쇄의 타당성 자체에 대해서도 경제성 외 다른 근거도 고려해야 한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백운규 당시 산업부 장관과 정재훈 한수원 사장에 대한 경징계만 요구했다. 사안의 중대성에 비추어 솜방망이 징계라고 할 수밖에 없다.
 
감사원은 ‘불합리한 경제성 평가’라고 표현했지만 사실 조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월성 1호기는 2012년 1차 운영허가 기간이 끝났지만 7000억원을 들여 개·보수를 마치고 2022년 11월까지 가동하기로 했다. 2019년 12월, 멀쩡하게 돌아가던 원전을 3년이나 앞당겨 폐쇄한 것은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그 과정에서 한수원 이사회는 제대로 된 평가 내용도 못 본 채 조기 폐쇄를 의결했다. 중대한 결정의 근거가 되는 수치를 손댄 행위는 지금 정권이 아니라면 형사책임을 지고도 남을 일이다.
 
이번 감사는 감사원 안팎에 포진한 탈원전 세력의 조직적인 압박 속에서 진행됐다. 국회가 감사를 요구한 지 13개월 만이자 법정 감사 시한을 8개월이나 넘긴 끝에 겨우 결론이 난 것도 이 때문이다. 감사위원회를 무려 아홉 차례나 여는 진통까지 겪었다. 피감기관인 산업부 공무원들이 자료를 삭제하고 허위 진술을 하기도 했다. 오죽하면 최재형 감사원장이 “이렇게 저항이 심한 감사는 처음”이라고 했겠는가. 어정쩡한 결론이 아쉽기는 하지만, 감사원장의 의지가 없었다면 이 정도의 결과마저도 장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청와대와 정부가 이번 감사 결과를 ‘탈원전 정책은 문제없다’는 식으로 받아들인다면 심각한 난독증이자 견강부회다. 감사원이 원전 폐쇄 타당성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지 않았지만 가장 핵심 근거인 경제성 논리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했다. 오불관언의 태도로 밀어붙이고 있는 탈원전 독주에 대한 경고장인 셈이다.
 
정부는 앞으로 노후 원전 14기의 설계 수명이 다할 때마다 연장하지 않고 폐쇄할 방침이다. 그때마다 타당성을 놓고 갈등이 벌어질 것이 뻔하다. 타당성 평가의 핵심인 경제성 평가가 정권의 이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이번 감사 결과가 보여줬다. 무리한 탈원전 고집으로 관련 산업 생태계 붕괴와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기술의 경쟁력도 훼손되고 있다. 당장 경북 울진에는 30%쯤 짓다 만 신한울 3·4호기가 있다. 청와대는 고심 끝에 모호한 결론을 낸 감사원 보고서에 숨지 말고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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