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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 1억 넣어도 이자 70만원…‘저축→마이홈→노후’ 고리 끊겼다

0%대 저금리 시대, 2030의 좌절 

직장인 김도엽(32)씨는 수도권 신도시 아파트에서 전세로 산다. 전세 보증금 2억7000만원 중 1억원가량은 부모의 도움을 받았다. 생활비 등을 제외하고 부부가 함께 최대한 모을 수 있는 돈은 연간 약 2500만원이다. 김씨는 “내년쯤 아이를 가지면 지금보다 지출이 많이 늘 것”이라며 “보장성 보험을 제외하면 노후 준비는 생각도 못 한다”고 말했다. 미혼 직장인 김동완(32)씨는 6년간 8000만원 정도를 모았다. 올해 초에는 원유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했다가 큰 손해를 봤다. 그는 “(결혼 후) 이 돈으로 전세 보증금이나 마련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아파트값 치솟는데 0%대 금리 오래 갈 듯
번 돈 안 쓰고 저축해도 내집 장만 아득

32세 미혼직장인 6년 모은 돈 8000만원뿐
“결혼 후 전세 보증금이나 마련할 수 있을지”

‘바닥 모를 추락’예금금리...이젠 0%대.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바닥 모를 추락’예금금리...이젠 0%대.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초저금리 시대가 열리면서 ‘저축→주택 구매→노후 준비’로 이어지는 재산 증식의 고리가 끊어졌다. 젊은 시절 저축으로 돈을 모으고→이 돈으로 집을 사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예·적금에서 답을 찾지 못한 20~30대가 ‘고위험 고수익’의 주식 투자로 몰리는 현상도 나타난다.
 
씨마른 전세...월세가격 급등.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씨마른 전세...월세가격 급등.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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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예금 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신규취급액 기준 가중평균)는 연 0.81%였다. 지난 6월(연 0.89%)에 처음 0%대에 진입한 이후 석 달 연속 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한은이 기준금리를 대폭 낮춘 영향이다. 한은은 올해 초 연 1.25%였던 기준금리를 지난 5월 0.5%까지 내렸다. 예금으로 돈을 불리기는 매우 어려워졌다. 금리가 연 0.81%라면 1억원을 정기예금에 맡겨도 세금을 제외하면 연간 이자는 70만원에 못 미친다. 금리가 낮아질수록 자산 증식에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예금 금리가 연 5%일 때 원금을 두 배로 불리려면 약 14년(연 복리 비과세 상품 가정)이 필요하다. 예금 금리가 연 1%라면 이 기간은 70년으로 길어진다.
 
가구주 연령별 순자산.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가구주 연령별 순자산.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일부 20~30대는 저축은행이나 청년 전용 적금, 증권사 발행어음 등을 찾기도 한다. 은행 예금보다는 다소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실제  손에 쥐는 돈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직장인 이재성(34)씨는 시중은행의 청년 전용 적금에 가입했다가 실망했다. 그는 “우대금리를 포함한 금리가 최대 연 4.15%라고 했지만 최대 가입금액은 월 50만원”이라며 “2년간 꼬박 넣어도 세금 공제 후 이자는 약 45만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속도로 모으면 50세가 돼도 집 한 채 못 가질 것 같다”며 “주변에는 외제차를 타는 사람도 많던데 나에겐 꿈 같은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직장인 손동호(35)씨는 “월급이라도 팍팍 오르면 좋겠지만 (그게 어려우니) 결국 씀씀이를 줄이는 수밖에 없다”며 “어떻게 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거란 자괴감이 든다”고 말했다.
 
초저금리 흐름이 바뀔 조짐도 보이지 않는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2023년까지 ‘장기 초저금리 시대’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한국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한은은 최근 국정감사 답변 자료에서 “경기 상황을 고려할 때 금리 상승 위험은 낮다”고 밝혔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래를 책임질 20~30대가 앞으로 (생활이) 나아질 거란 희망을 갖지 못하면 여러 사회 문제를 양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진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나이가 아닌 생산성에 걸맞은 보상으로 임금 체계를 개편하고 창업 지원을 통해 소득원을 다양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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