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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세난 ‘사면초가’…매물 -80%, 내년 새 아파트도 -30%

지난 19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가 내건 매물 정보란이 텅 비어 있다. [뉴스1]

지난 19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가 내건 매물 정보란이 텅 비어 있다. [뉴스1]

내년 서울 지역 전세난이 한층 극심해질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아파트의 경우 입주 물량은 올해보다 30%가량 줄어드는데, 집이 필요한 세대수는 예년의 2배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신규 전세 수요까지 많이 늘어나
세대수 증가, 이미 작년 전체 넘어
전세 병목현상에 전셋값 초강세

국토부에 따르면 내년 서울 주택 입주물량 예상치는 6만2000가구다.  올해 추정치 7만9000가구보다 1만7000가구 적다. 주택 중 아파트 입주 감소 폭이 더 크다. 내년 3만6000가구로 올해(5만3000가구)보다 30%가량(1만7000가구) 감소한다.
 
서울 가구수는 늘어나는데

서울 가구수는 늘어나는데

반면 신규 전세 수요는 급증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주택 수요 단위인 서울 일반가구 수가 주춤하다 지난해부터 많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늘어난 서울 일반가구 수가 5만6000여 가구로 2만5000~3만 가구 사이인 예년의 2배가 넘었다. 일반가구 수 증가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반가구 수 집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주민등록상 서울지역 세대 수는 올해 9월까지 7만8000여 세대 늘어 이미 지난해 연간 증가 수(6만3000여 세대)보다 많다. 이런 일반가구 수 증가는 올해 신규 입주물량이 적지 않았는데도 전셋값이 초강세를 띠는 배경이 되고 있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세 수요가 급증하는데 공급이 줄어들어 전세 ‘병목현상’이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급감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급감

게다가 당장 숫자로 잡히지 않는 전세 수요도 있다. 우선 5% 상한선을 둔 계약갱신청구권은 과잉 수요를 유발한다. 집을 사거나 다른 곳으로 이사하려던 세입자가 기존 전셋집에 눌러앉는다. 전세금이 싸기 때문이다. 신혼부부 등 주택시장 신규 진입자들 역시 3기 신도시 대규모 공급, 집값 전망 불확실 등의 요인 때문에 매매보다 전세를 선호한다.
 
현재의 전세난은 수치로 확인된다. 부동산 정보사이트인 아실에 따르면 이번 달 하루 평균 서울 아파트 전세매물이 9186건으로 지난 7월 4만1580건보다 80% 가까이 급감했다. 7월 전·월세 물건 10건 중 6~7건이던 전세가 이달엔 5건 미만으로 줄며 월세보다 적어졌다.
 
내년엔 입주물량도 줄어

내년엔 입주물량도 줄어

전세 실종은 전셋값 상승으로 이어진다. 19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이 수도권 4.4%, 서울 6.2%다. 구별로는 강남구 8.4%, 송파구 12.2%, 광진구 8.6%, 성북구 9.2% 등이다. 체감 상승 폭은 훨씬 더 높다.
 
국민은행의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지난달 189.3으로 5년 전인 2015년 10월(193.1)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세수급지수는 범위가 0~200으로 200에 가까울수록 공급 부족이 심각하다는 의미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계약갱신청구권 시행 이후 전셋값이 미쳤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뛰고 있어 앞으로 계약 만기가 돌아오는 세입자는 더더욱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전세난을 당장 해결할 뾰족한 수를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전세 수요를 줄이는 방안으로 매매를 활성화하는 카드가 있다. 2013년 이명박 정부 시절 취득세율 인하로 전세 수요의 매매전환을 유도한 전례가 있지만, 집값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현 정부는 꿈도 꾸지 않을 방안이다. 일선 전문가들은 실거주의무부터 현실성있게 완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재건축 조합원 2년 거주 의무화 등의 조치는 전세 수요를 더욱 증가시키는 만큼 유예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7·10대책에 따라 내년 이후 조합 설립을 신청하는 재건축 조합원은 2년 이상 거주해야 조합원 분양 자격을 받게 된다. 거주 요건을 채우기 위해 다른 가족은 기존에 살던 집에 그대로 살면서 조합원만 재건축 대상 집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교육 등으로 온 가족이 옮기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만큼 전셋집이 없어지는 셈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매매시장과 달리 가수요가 없는 전세 시장은 단기간에 안정시킬 수 없다”며 “전세 수요를 분산시키면서 주택 공급을 서둘러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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