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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질 게 터졌다"…월성1호 폐쇄에 따른 직접 손실 5652억원

“터질 게 터졌다.”
경북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조기 폐쇄에 적용된 경제성 평가가 타당하지 않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에 대한 원전업계 관계자의 반응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탈원전 정책을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나온 ‘예고된 사고’라는 지적이다.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어떻게 달라졌나.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어떻게 달라졌나.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잘못된 경제성에 근거해 폐쇄된 월성1호기의 경제적 손실은 이미 크다.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월성 1호기 폐쇄로 매몰되는 비용은 5652억원에 이른다. 2009~2011년 7000억원을 들여 설비를 고쳤으나 헛돈을 쓴 꼴이 됐기 때문이다. 이런 손실은 정부가 전력산업기반기금 등으로 보전해주기 때문에 결국 세금으로 메워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전력 수요가 줄면서 올해는 영향을 피했지만, 원전 폐쇄로 인한 전기요금 상승 압력도 여전하다. 박완수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경북도청 국감에서 "월성 1호기 폐쇄에 따른 고용 감소가 경북지역에서만 32만명(연인원 기준)에 이른다”며 “지방 세수 감소 등을 포함한 경제적 피해 규모는 2조8000억원”이라고 주장했다. 
 
급격한 탈원전으로 인한 관련 산업 피해는 현재 진행형이다. 원자로를 만드는 두산중공업 등의 일감이 줄어들면서 협력업체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500여개 원전 부품 업체가 두산중공업에서 수주하는 금액은 2016년 3700억원에서 지난해 2600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감사원 감사결과로 탈원전 성과를 위해 정부가 꼼수를 부렸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면서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고 무리하게 정책을 추진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저평가된 경제성을 근거로 폐쇄됐지만, 월성 1호기의 재가동은 어려울 전망이다.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감사원이 폐쇄 결정의 타당성에 대한 판단은 하지 않아 정부가 재가동을 추진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월성 1호기는 지난해 크리스마스이브(12월 24일)에 전격 소집된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영구 정지' 결정을 받은 상태다. 월성 1호기 원자로에서는 이미 연료와 냉각재가 모두 제거된 상태다. 각종 안전장치 확보를 전제로 한 해체계획서 등을 확정하고, 실제 해체가 완료되는 데는 15년 이상이 걸린다.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어떻게 달라졌나.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어떻게 달라졌나.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전문가들은 이번 감사를 계기로 정부 탈원전 정책의 방향과 속도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월성 1호기 외에도 탈원전 정책의 잡음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2017년 10월 확정한 ‘탈원전 로드맵’에 따라 신규 원전 6기(신한울 3·4호기, 천지 1·2호기, 대진 1·2호기) 건설 계획을 백지화했다. 오래된 원전 14기의 수명 연장도 금지했다. 이런 방식으로 24기인 국내 원전을 2038년까지 14기로 단계적으로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월성 1호기처럼 폐쇄 기준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앞으로 폐쇄할 14기 노후원전을 놓고도 논란이 불가피하다. 감사원도 이날 “원전의 계속 가동(설계수명 연장)과 관련된 경제성 평가에서는 적용할 수 있는 명시적 규정이 없다”며 “경제성 평가에서 합리적 평가 기준을 설정하는 등 관련 지침을 시급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월성 원전 1호기 운행 및 감사 일지.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월성 원전 1호기 운행 및 감사 일지.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원전 정책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시급하다. 정부 정책에 따라 건설설계 용역 단계에서 중단된 신한울 3·4호기 공사 재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특히 높다. 월성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맥스터) 설치를 놓고서도 지루한 공방을 벌이다 최근에서야 공론화를 거쳐 건설을 결정했다. 급격한 탈원전 정책으로 붕괴한 원전산업에 대한 구제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전환 정책 방향 취지가 옳다고 치더라도 그 과정에서 겪는 사회적 부담에 대해 솔직히 말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이제라도 탈원전에 드는 비용을 명확히 공개해 국민이 판단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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