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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 北퍼주기? 부산항만공사, 나진항 개발 도우려했다

해양수산부 산하 부산항만공사(공사)가 최근까지 북한 당국과 접촉하며 북한 나진항 개발 지원을 준비해왔다는 주장이 나왔다. 야당은 관련 문건을 공개하며 “북한의 만행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또다시 ‘북한 퍼주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남기찬 공사 사장은 한국해양대 교수로, 문재인 대통령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선거 캠프에서 활동했다.
 

야당, 문건 공개 “또 퍼주기 준비”
“훈춘금성 2년 전 49년 임대권 획득
북측이 먼저 항만공사 비공식 접촉”
항만공사, 정부에 북 접촉 신고 안해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가 지난해 4월 1일 공개한 북한 함경북도 나진항 위성사진. 촬영 시점은 2019년 2월 24일이다. 사진에 'Pier 2'라고 적힌 나진항 2번 부두에 수출용으로 추정되는 석탄이 쌓여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38노스는 당시 발표한 '북한 석탄 공급망 활동' 보고서를 통해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이 유엔 안보리 금수품목으로 지정된 석탄 선적 활동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가 지난해 4월 1일 공개한 북한 함경북도 나진항 위성사진. 촬영 시점은 2019년 2월 24일이다. 사진에 'Pier 2'라고 적힌 나진항 2번 부두에 수출용으로 추정되는 석탄이 쌓여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38노스는 당시 발표한 '북한 석탄 공급망 활동' 보고서를 통해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이 유엔 안보리 금수품목으로 지정된 석탄 선적 활동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실은 ‘나진항 개발 및 운영을 위한 협력 의향서’ 등의 공사 내부 문건을 확보해 19일 공개했다. 문건에는 공사와 훈춘금성해운물류유한공사(훈춘금성)라는 중국 회사가 북한 나진항 개발을 위해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구체적인 협력 사항은 의향서 제2조에 명시돼 있다. ‘부산항만공사가 나진항 물동량 추정, 항만 배후수송망 구성, 항만 개발 계획 및 운영방안 마련, 투자 재원 추정 등을 중점적으로 검토하며 훈춘금성은 부산항만공사가 요청하는 자료 제공 등에 적극 협조한다’는 내용이다.

 
협력 방식은 ‘훈춘금성이 나진시ㆍ나진항 당국과 논의한 사항들을 부산항만공사와 협의하고 상호 결정하는 것으로 한다’고 적혀있다. 이 내용대로면 공사가 중국 회사를 통해 북한 당국과 의견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될 수 있다. 문건에는 또 사업 과정에서 취득한 정보 등을 당사자의 사전 동의 없이 외부에 유출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비밀유지 조항도 포함됐다.

 
권 의원은 “훈춘금성이 지난 2018년 10월 30일 북한 나진항의 49년 임대권을 얻는 과정에도 공사가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두 회사 간 협력 논의도 북한 당국이 2018년 2월 공사에 비공식 접촉하면서 시작됐다”며 “북한이 중국 회사를 통해 공사와 접촉하고 지원을 받으려 한 건 아닌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부산항만공사의 ‘나진항 개발 및 운영을 위한 협력 의향서’. 자료: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실

부산항만공사의 ‘나진항 개발 및 운영을 위한 협력 의향서’. 자료: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실
 
권 의원 측은 또 공사가 협력 의향서 체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북한 당국과 대리인을 통해 접촉하고도 통일부 등 관련 부처에 정식 신고를 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최근 5년간 공사 임직원의 북한 당국자ㆍ주민 접촉과 관련해 정부에 신고한 현황이 있는지 물었지만 ‘해당 사항 없음’이란 답변이 돌아왔다”며 “대북 제재 상황에서 북한 항만 투자를 논의하는 것 자체도 문제인 데다,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소지도 다분하다”고 말했다.
 
공사는 권 의원의 문제 제기에 대해 “대북 제재가 해제된 이후를 가정해 훈춘금성과 북한 항만 개발을 논의한 건 사실이지만 실제 협력 의향서 체결이 이뤄지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해명했다고 한다.

 
하지만 권 의원 측은 해명이 거짓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근거는 공사 내부 문건인 ‘북방물류(나진항) 관련 협력 의향서 체결 계획(안)’이다. 지난 8월 28일 남 사장의 결재를 거친 해당 문건에는 의향서 체결일이 2020년 8월 27일로 명시돼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국농어촌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권 의원은 "부산항만공사가 중국 회사를 통해 북한 지원을 추진해 온 걸로 확인됐다"며 "이는 북한 제재를 위한 국제 사회의 공조에 균열을 가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오종택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국농어촌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권 의원은 "부산항만공사가 중국 회사를 통해 북한 지원을 추진해 온 걸로 확인됐다"며 "이는 북한 제재를 위한 국제 사회의 공조에 균열을 가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오종택 기자

권 의원은 “의향서에 적힌 날짜가 2020년 8월 27일이고, 계획안에도 8월 27일에 의향서를 체결한다고 적어 놨다”며 “해명대로 해당 날짜에 체결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남 사장이 왜 그 다음 날인 8월 28일에 결재를 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만행을 저지른 뒤에도 협력 의향서를 만들며 ‘북한 퍼주기’를 준비해 왔다. 문 대통령과 오 전 시장 캠프 출신인 남 사장이 정부 비위를 맞추기 위해 벌인 일인지, 정부의 지시 때문에 법 위반을 무릅쓰고 추진한 일인지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동서발전이 수입하는 유연탄 4만7000t을 실은 열차가 지난 2015년 4월 20일 함경북도 나진항에 도착하자 관계자들이 중국 화물선 '인하오'호로 석탄을 옮기는 모습이다. [뉴시스, 통일부 제공]

동서발전이 수입하는 유연탄 4만7000t을 실은 열차가 지난 2015년 4월 20일 함경북도 나진항에 도착하자 관계자들이 중국 화물선 '인하오'호로 석탄을 옮기는 모습이다. [뉴시스, 통일부 제공]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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