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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세상인 돕자는 지역화폐, 골프장서 캐시백 혜택 논란

지난 4월 출시된 태백시의 카드형 지역화폐 ‘탄탄페이’의 발행금액 대비 사용비율(소진율)이 지난 8일 기준 95%에 이르고 있다. 사진은 카페에서 탄탄페이로 결제하는 류태호 태백시장. [연합뉴스]

지난 4월 출시된 태백시의 카드형 지역화폐 ‘탄탄페이’의 발행금액 대비 사용비율(소진율)이 지난 8일 기준 95%에 이르고 있다. 사진은 카페에서 탄탄페이로 결제하는 류태호 태백시장. [연합뉴스]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도입된 지역화폐들 가운데 일부가 골프장 이용자들에게까지 캐시백 혜택을 주면서 도입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태백·대전 사용액 일부 현금 환급
“코로나 특수인데 왜 돕나” 여론
일부 지자체 제한 업종으로 지정

19일 강원 태백시에 따르면 지난 4월 출시한 카드형 지역화폐인 ‘탄탄페이’를 발급받은 회원은 태백시 전체 인구 4만2937명의 45%(1만9267명)에 달한다. 지난 8일 기준 발행 금액은 224억원이며, 사용 금액은 213억원(소진율 95%)에 이른다.
 
탄탄페이의 가장 큰 특징은 캐시백 혜택이다. 캐시백은 결제한 금액의 일부를 소비자에게 현금으로 돌려주는 제도다. 태백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연말까지 개인별 월 사용액 한도를 100만원(당초 70만원)으로 높이고, 캐시백은 사용액의 10%로 정했다. 지역화폐 가맹점으로 있는 상점에서 1만원을 쓸 경우 캐시백 1000원을 받는 방식이다.
 
하지만 태백의 한 골프장이 탄탄페이 가맹점으로 등록된 것을 놓고 지역 상인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나섰다. 태백지역 내 리조트를 갖춘 골프장 이용자들에게 캐시백 혜택을 주는 건 맞지 않다면서다. 이 골프장에서는 태백시민이 주말에 이용료를 탄탄페이로 결제하면 1인당 1만3000원(그린피 1만1000원, 카트료 2000원)의 캐시백을 받는다. 주중에는 9000원의 캐시백을 받을 수 있다.
 
캐시백 혜택 등에 따라 골프장 이용료를 탄탄페이로 결제하는 시민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이 골프장 이용객 중 15~20%가 지역주민이고, 이들 대부분은 탄탄페이로 결제한 것으로 파악됐다. 추석 연휴 이 리조트에서 결제된 탄탄페이 사용액은 3000여만원에 달한다.
 
이를 두고 한 전통시장 상인은 “골프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로도 예약이 꽉 찰 정도로 성업 중인데 캐시백 혜택까지 주는 것은 불공평하다”며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 영세업자 등의 어려움을 시민이 함께 극복하자는 탄탄페이 취지에도 맞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대해 태백시 관계자는 “지역화폐 역할은 영세상인과 전통시장 활성화 외에도 지역 자금의 역외 유출을 방지하는 목적도 있다”며 “향후 사용 제한 업종을 매출 규모로 하는 등 개선방안을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시 지역화폐인 ‘온통대전’도 골프장과 골프연습장 등에서 사용이 가능해 도입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캐시백 혜택은 10%다. 한 주민은 “소상공인과 동네상권 활성화를 위해 백화점과 대형 할인마트 등은 사용을 제한하면서 매출 규모가 큰 골프장에 혜택을 주는 건 의문”이라고 말했다.
 
세종시는 소상공인 보호를 이유로 지역화폐 ‘여민전’의 골프장 할인 혜택을 제한해 태백시나 대전시와 대조를 이뤘다. 세종시 관계자는 “소상공인 보호라는 도입 취지를 감안하면 골프장이 조건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돼 사용처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지역화폐를 발행한 상당수 지자체는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역 특성에 맞게 조례로 사용제한 업종을 지정한다. 대체로 유흥업소나 사행성 산업, 백화점, 기업형 슈퍼마켓(SSM), 외지에 본사를 둔 직영점 등에는 지역화폐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안은정 청주시 지역경제팀장은 “지역화폐 가맹점의 경우 대기업이 아닌 이상 관내 업체의 매출 규모를 일일이 따져 제한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지역화폐의 사용처 선정을 신중하게 하고 업종별, 매출액별로 차등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권용범 춘천경실련 사무처장은 “지역화폐는 세금을 들여 발행하고 운영되는 만큼 업종 선정을 할 때 조정위원회를 상시 운영해 경제 상황이나 지역 상인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태백·대전·세종=최종권·박진호·김방현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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