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단독]'세금폭탄' 김구 가문…정부 요지부동에 결국 소송 포기

김신 전 공군참모총장. 김신 장군은 6.25 전쟁 당시 맹활약해 '김구의 아들' 이전에 전설적인 전투기 조종사로 꼽힌다. 1939년 중국 충칭에서 김구 선생(가운데), 형 김인 씨(왼쪽)와 함께 한 모습. [사진제공=공군]

김신 전 공군참모총장. 김신 장군은 6.25 전쟁 당시 맹활약해 '김구의 아들' 이전에 전설적인 전투기 조종사로 꼽힌다. 1939년 중국 충칭에서 김구 선생(가운데), 형 김인 씨(왼쪽)와 함께 한 모습. [사진제공=공군]

김구 가문, 조세 소송 왜 포기했나 

해외 대학 등에 42억원을 기부했다가 ‘세금 폭탄’을 맞은 백범(白凡) 김구 가문이 당초 계획한 정부 상대 행정소송을 철회하기로 했다. 정부 입장이 요지부동인 데다, 헌법재판소 재판까지 준비해야 하는 등 법적 절차가 만만치 않다고 판단해서다.
 
19일 김구 후손과 친분이 있는 한 지인은 “최근 김구 가문은 (정부 등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돈·시간을 낭비하고 정신·육체적으로 소송 피로감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는 점도 소송을 포기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지난 6월15일 강원 철원경찰서 본관 외벽에 백범 김구 선생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다. 김구 선생은 초대 경무국장으로 임시정부 경찰의 기틀을 확립한 대한민국 역사상 1호 민주경찰이다. 연합뉴스.

지난 6월15일 강원 철원경찰서 본관 외벽에 백범 김구 선생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다. 김구 선생은 초대 경무국장으로 임시정부 경찰의 기틀을 확립한 대한민국 역사상 1호 민주경찰이다. 연합뉴스.

 

국세청은 왜 수십억대 세금을 매겼나 

국세청은 앞서 2018년 10월 선친 김신 전 공군참모총장(2016년 5월19일 사망)이 생전에 해외 대학에 기부한 42억원에 대해 총 27억원의 상속·증여세를 부과했다. 해외 대학은 공익재단이 아니기 때문에 세법에 따라 과세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 전 총장은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회 회장을 지내는 동안 김구 선생의 항일 투쟁 역사를 알리는 사업 등에 쓰기 위해 미국 하버드·브라운·터프츠 대학, 대만 타이완 대학 등에 기부했다.
 
조세심판원은 지난 6월9일 국세청 과세 절차에 일부 문제가 있다며 추징세액 일부를 취소해 최종 세액은 13억원 규모로 결정됐다. 앞서 김구 가문은 이 같은 세금 부과도 정당하지 못하다며 소송 방침을 밝혀왔다.
국세청 세종청사 전경. [국세청]

국세청 세종청사 전경. [국세청]

법대로면 어쩔수 없어? 

과세당국 안팎에선 김구 가문의 사례는 기계적 법 적용으로 선의의 납세자에 징벌을 가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국세청은 최근 추경호 의원(국민의힘)에 제출한 국정감사 답변 자료에서 “해외 대학 기부는 증여세 비과세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학자금·장학금 등은 상속·증여세법 시행령상 비과세 대상이다. 그러나 해외 대학에 지급한 기부금은 기획재정부 예규에 따라 비과세 대상에서 빠져있다. 비슷한 상황이 또 생기더라도 ‘과세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는 의미다. 
 
 
 

김구家 "기부 사실 확인" 요청했지만… 

그러나 증여세는 재산을 증여받은 곳이 내는 세금인 만큼, 과세당국이 국내 납세자에 징세하기 전에 해외 기관에 대한 과세 노력부터 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김구 가문처럼 기부자가 사망한 경우, 기부금 관련 과세 정보를 후손도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구 가문은 하버드대학 등에 기부 사실 확인 요청을 했지만, 하버드대는 한국 국세청의 공식 요청이 있어야만 관련 확인이 가능하다고 답변했다는 전언이다. 이에 김구 가문은 국세청에 해외 대학을 상대로 관련 자료를 공식적으로 요청해 줄 것을 건의했지만,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정부는 해외 학교에 한국 독립운동사나 독도 교육 등을 하는 데 기부하려면, 공익재단을 통해야 비과세를 적용받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해외 기관은 국세청의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해외 기부를 악용해 세금 탈루를 하는 행위를 막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탈세 방지를 위해, 정당한 기부 행위에까지 징벌적 과세가 이뤄지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도 있다. 추경호 의원은 "김구 가문 사례는 기계적 법적용으로 선의의 납세자에 거액의 세금을 매긴 선례가 될 것"이라며 "비슷한 사례는 얼마든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납세자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선택 한국납세자연맹회장은 "과세 당국이 적극적으로 해외 기부 사실 등을 확인해 과세 자료가 확보될 경우 세금을 줄여주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며 "억울한 납세자가 생기지 않도록 적극 행정을 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관련기사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