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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돌과 마루, 정반대 성질의 바닥이 한집에 공존하게 된 이유

'아름지기-바닥, 디디어 오르다' 전시 중 강릉 경포대를 축소한 구조물. 바닥부터 4단계로 달라지는 마루 높이를 통해 풍경을 바라보는 시선 차이를 체험할 수 있다. 사진 아름지기

'아름지기-바닥, 디디어 오르다' 전시 중 강릉 경포대를 축소한 구조물. 바닥부터 4단계로 달라지는 마루 높이를 통해 풍경을 바라보는 시선 차이를 체험할 수 있다. 사진 아름지기

요즘처럼 기온이 떨어지면 등을 따뜻하게 덥힐 수 있는 온돌이 그립다. 불볕더위가 한창인 여름엔 온몸을 서늘하게 식혀주는 대청마루가 제격이다. 한쪽은 열기를 품고 있고, 한쪽은 열기를 떨어낸다. 온돌과 마루. 정반대의 성질을 가진 바닥은 어떻게 한옥 안에 공존하게 됐을까.  

지난 16일부터 아름지기 사옥에서 열리는 ‘바닥, 디디어 오르다’ 전시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전통 미학의 장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온 재단법인 아름지기는 매년 의식주를 주제로 한 기획전을 번갈아 개최했다. 올해는 주거문화, 그 중에서도 바닥에 집중했다.        
우리는 한옥의 전통 바닥이 처음부터 온돌이었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의 ‘온돌방’이 일반화된 건 조선시대 임진왜란 이후부터다. 그 이전에는 아궁이 부뚜막을 연장시킨 구들과 마루가 부분적으로 집안에 설치됐다. 때문에 생활문화 자체도 입식과 좌식이 혼용됐다.  
이번 전시의 기획과 자문을 맡은 한국예술종합학교 김봉렬(건축학 박사) 총장은 “전 세계적으로 온돌과 마루를 각각 사용하는 나라는 많지만 서로 다른 성질의 두 바닥을 한 건물 안에 높이를 맞춰 나란히 설치한 건 우리밖에 없다”며 한옥 건축의 뛰어난 가치를 설명했다. 또 그는 “전통 문화 대부분이 귀족계층에서 서민으로 전파됐던 반면, 온돌은 서민에서 귀족으로 옮아간 독특한 문화였다”고 덧붙였다.    
'아름지기-바닥, 디디어 오르다' 전시 작품 '탑상'. 고구려 안약 3호분 벽화 속 그림을 실물로 재현한 것이다. 사진 아름지기

'아름지기-바닥, 디디어 오르다' 전시 작품 '탑상'. 고구려 안약 3호분 벽화 속 그림을 실물로 재현한 것이다. 사진 아름지기

'아름지기-바닥, 디디어 오르다' 전시 중 '구들, 온기의 확장' 섹션. 삼국시대 유적에서 볼 수 있는 'ㄱ자 쪽구들'(왼쪽)이 고려시대에 가면 'ㄷ자 또는 ㅌ자 구들'(오른쪽)로 발전한다. 사진 아름지기

'아름지기-바닥, 디디어 오르다' 전시 중 '구들, 온기의 확장' 섹션. 삼국시대 유적에서 볼 수 있는 'ㄱ자 쪽구들'(왼쪽)이 고려시대에 가면 'ㄷ자 또는 ㅌ자 구들'(오른쪽)로 발전한다. 사진 아름지기

전통 바닥과 현대 바닥으로 크게 나뉜 전시는 총 8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그 중 전시를 공동주관한 전통문화연구소 ‘온지음’ 집공방이 작업한 전통 바닥은 3개다. ‘탑상, 낮은 마루’에선 고구려 고분 벽화에 묘사된 그림을 재현한 탑상을 통해 흙에서 바닥을 띄운 귀족들의 주거 문화를 볼 수 있다. ‘통의동 경포대, 풍경을 향해 펼쳐진 바닥’에선 강릉 경포대를 축소한 전시물을 통해 4개의 서로 다른 마루높이가 각각 어떻게 다양한 시선의 차이를 가져오는지 경험할 수 있다. ‘구들, 온기의 확장’ 섹션에선 부뚜막을 연장시킨 ‘ㄱ자 쪽구들’이 ‘ㄷ자 탁상형 구들’로 변형되고 지금의 익숙한 ‘온구들’로 발전된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아름지기-바닥, 디디어 오르다' 전시 중 최종하 작가의 작품. 평소에는 그림처럼 벽에 걸어놓고, 필요할 때마다 펴서 쓸 수 있는 가구를 제안했다. 사진 아름지기

'아름지기-바닥, 디디어 오르다' 전시 중 최종하 작가의 작품. 평소에는 그림처럼 벽에 걸어놓고, 필요할 때마다 펴서 쓸 수 있는 가구를 제안했다. 사진 아름지기

'아름지기-바닥, 디디어 오르다' 전시 중 김현종 작가의 작품. 획일화된 평평한 바닥에서 탈피, 높낮이와 각도 그리고 쓰임까지 달리한 새로운 형태의 바닥을 제안했다. 사진 아름지기

'아름지기-바닥, 디디어 오르다' 전시 중 김현종 작가의 작품. 획일화된 평평한 바닥에서 탈피, 높낮이와 각도 그리고 쓰임까지 달리한 새로운 형태의 바닥을 제안했다. 사진 아름지기

나머지 5개 섹션에선 젊은 디자이너·건축가들이 전통 바닥을 새롭게 해석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원룸 또는 1~2인 가구가 늘면서 점점 좁아지는 현대 주거 공간의 특성상 포개었다 펼치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가구와 바닥을 제안한 게 특징이다. 특히 최종하 작가의 ‘디-디멘전, 소반(De-dimension, SOBAN)’은 접으면 그림처럼 벽에 걸 수 있고 펼치면 실제 협탁과 의자로 사용할 수 있어 흥미롭다. 최윤성 아름지기 아트 디렉터의 ‘바닥을 꽉 채운 공간(Fully Floored Studio’ 또한 아이디어가 신선하다. 8평짜리 원룸을 그대로 재현하되 방에서 가장 키가 높은 옷장을 바닥에 깔았다. 덕분에 수직적 공간이 수평적 공간으로 살아나면서 흥미롭고 입체적인 공간 변화가 생긴다.       
'아름지기-바닥, 디디어 오르다' 전시 중 최윤성 아름지기 아트디렉터의 작품. 8평짜리 원룸에서 가장 키가 높은 옷장을 마루처럼 바닥에 깔았을 때 공간의 쓰임과 풍경이 달라지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사진 아름지기

'아름지기-바닥, 디디어 오르다' 전시 중 최윤성 아름지기 아트디렉터의 작품. 8평짜리 원룸에서 가장 키가 높은 옷장을 마루처럼 바닥에 깔았을 때 공간의 쓰임과 풍경이 달라지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사진 아름지기

아름지기-바닥, 디디어 오르다' 전시 중 최윤성 아름지기 아트디렉터의 작품. 8평짜리 원룸에서 가장 키가 높은 옷장을 마루처럼 바닥에 깔았을 때 공간의 쓰임과 풍경이 달라지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사진 아름지기

아름지기-바닥, 디디어 오르다' 전시 중 최윤성 아름지기 아트디렉터의 작품. 8평짜리 원룸에서 가장 키가 높은 옷장을 마루처럼 바닥에 깔았을 때 공간의 쓰임과 풍경이 달라지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사진 아름지기

아름지기 신연균 이사장은 “아파트를 비롯한 현대 주거공간은 획일화된 평평함만을 추구하고 있다”며 “실내 바닥에 20~30cm 높낮이 차이만 두어도 생활하고 생각하는 태도가 새롭게 바뀔 수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일상의 공간을 한층 더 깊이 이해하고 변화시키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번 전시는 전통 문화를 주제로 하면서도 MZ세대 취향에 딱 맞는 ‘경험형 전시’로 꾸며졌다. 단단한 바닥과 가구들은 관람객이 직접 앉고 눕는 체험이 가능해서 ‘인증샷’ 찍기에 좋다. 전시는 12월 8일까지. 시간별로 20명씩 예약제로 입장이 가능하며, ‘노쇼’ 방지를 위해 1인당 1만원의 입장료를 받는다.

글=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사진=아름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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