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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硏의 일침 "장밋빛 경제 전망이 재정수지 더 악화시킨다"

정부의 ‘장밋빛’ 경제 전망이 국가 재정을 계획보다 더욱 악화시킨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지적이 나왔다. 재정운용계획의 토대가 되는 성장률 전망치에 ‘정책 의지’가 아닌 객관적 근거를 담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한국형 재정준칙 도입방안 브리핑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한국형 재정준칙 도입방안 브리핑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근거 기반의 객관적 전망치 제시해야”  

김우현 조세연 부연구위원은 19일 ‘재정포럼 9월호’에 게재한 ‘2021년 예산안 및 2020~2024년 국가재정운용계획’ 평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부연구위원은 내년 예산안 수입을 추정하며 정부가 전제로 삼은 전망치가 다른 기관과 괴리를 보인다고 짚었다. 정부는 경상성장률(실질성장률+물가상승률)을 올해 0.6%, 내년 4.8%로 전제했다. 반면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내·외 기관은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올해 –2.1~-1.1%, 내년 2.8~3.5%로 예상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정부의 낙관적 경제 전망이 실현되지 않을 경우 세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관리재정수지 및 국가채무비율은 계획보다 더욱 악화할 수 있다”며 “과거 정부의 경우에도 다소 낙관적인 경제 전망으로 세수 부족을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경제 회복의 정책 의지가 담긴 경제 전망치가 아닌 근거 기반의 객관적 전망치의 제시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2020~2024년 국가채무관리계획'에 따르면 내년 국가채무 945조원 중 국민 혈세로 갚아야 하는 적자성 국가채무가 내년 593조원에 이른다.

'2020~2024년 국가채무관리계획'에 따르면 내년 국가채무 945조원 중 국민 혈세로 갚아야 하는 적자성 국가채무가 내년 593조원에 이른다.

최근의 나랏빚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상태라고 조세연은 진단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도 국가채무 증가 속도는 완화되지 않으며 채무의 내용도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적자성 채무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적자성 채무는 융자금이나 외화자산 등 대응 자산이 있어 별도의 재원 없이 갚을 수 있는 금융성 채무와 달리 세금으로 상환해야 하는 나랏빚을 말한다. 
 

“적자성 채무 4년 새 77.5% 늘어…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 

2020~2024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2024년 적자성 채무 전망치는 899조5000억원이다. 2020년 전망치(506조9000억원)와 견줘 4년 만에 77.5% 늘어난다.  
 
김 부연구위원은 “의무지출이 증가하는 추세에서 강한 재량지출 구조조정이 수반되지 않으면 다음 세대의 재정운용 폭이 그만큼 줄어들 것”이라며 “국가채무 수준이 신용등급을 평가하는 주체의 의사결정에 참고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다른 연구자의 논문을 인용해 “국가채무가 약 30% 증가하면 (신용평가기관이) 국가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낮춘다. 특히 국가채무 증가 속도가 빠른 경우 신용등급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이 더욱 클 수 있다”고 밝혔다. 
1인당 국가채무 전망.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1인당 국가채무 전망.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는 “코로나19에 대한 단기적 대응과 더불어 한국판 뉴딜 추진에 따른 중기 재정 지출로 재정 건전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예산 사업을 좀 더 신중하게 설계하고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적극 재정’ 김유찬 원장과는 다른 견해  

이런 견해는 조세연의 수장인 김유찬 원장이 최근 수차례 밝혔던 ‘적극적 재정’ 필요성과 궤를 달리하는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김 원장은 최근 본지 인터뷰에서 “한국 재정은 주요국 대비 건전하다”며 “(국가채무비율은) 절대적 수치가 아니라 미국·일본 등과 대비해 격차를 두고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 문제가 없다”고 진단했다. 빚의 질적 측면에 대해서도 “한국의 국외 채권자 비중이 12.5%다. 대부분의 채무를 국내에서 소화해 빚의 질적 측면에서도 한국이 더 나쁘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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