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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상직은 폭군···휴가 내고 그의 아들 골프비서 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공기관인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에서 내부 규정을 무시한 승진 비리와 실적 조작이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스타항공 대량 해고 사태로 지난달 24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상직 무소속 의원이 이사장으로 재직(2018년 3월~2020년 1월)하던 시절의 일이다. 익명을 원한 중진공 관계자는 “이상직 이사장은 모든 인사 원칙을 무시한 채 개인 선호도에 따라 승진과 인사 불이익을 가하는 폭군이었다”며 “업무 성과가 아닌 동향(호남), 같은 학교(전주고·동국대), 개인 민원 처리 등 3가지 기준으로 직원들을 승진시켰다”고 말했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중진공 직원들은 당시 이 의원의 사적인 일정 뿐 아니라 이 의원과 아들의 해외 골프에 동행하는 등 ‘개인 비서’ 역할도 요구받았다. 이 의원의 휴가 기간에 맞춰 중진공 직원이 개인 휴가를 사용하고 수행 업무에 투입된 경우도 있었다. 조 의원은 “중진공이 이같은 지시에 순응한 직원을 중심으로 승진 인사를 단행했고, 지시를 거부한 직원에겐 지방 좌천 등 보복성 인사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①1년 5개월 만에 3급→1급 ‘초고속 승진’

중진공 간부급인 A씨는 2018년 초까지만 해도 3급 직원이었다. 중진공 직원들에 따르면, 그는 과거 상급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와의 갈등으로 결재 라인에서 배제된 적도 있었다고 한다. 그랬던 A씨가 초고속 승진길에 들어선 것은 이 의원이 이사장으로 부임하면서다. 호남 출신이었던 A씨는 주요부서 중 하나인 홍보실로 발령났고, 2018년 7월 2급 승진에 이어 1년 5개월 뒤인 지난해 12월엔 1급으로 승진했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이상직 무소속 의원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으로 재직하던 시기에 특정인을 승진시키기 위한 인시 비리와 보복성 인사가 이뤄졌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사진은 2019년 10월 당시 이상직 이사장이 국정감사에 출석해 업무보고를 하는 모습. [뉴스1]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이상직 무소속 의원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으로 재직하던 시기에 특정인을 승진시키기 위한 인시 비리와 보복성 인사가 이뤄졌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사진은 2019년 10월 당시 이상직 이사장이 국정감사에 출석해 업무보고를 하는 모습. [뉴스1]

조 의원은 A씨의 이같은 초고속 승진이 내부 규정을 어긴 인사였다고 주장했다. 중진공은 인사규정을 통해 1~5급 직원에 대해 승진에 필요한 최저 소요기간을 명시했는데, 6급→5급 승진을 위해선 최소 2년이, 4급 이상 승진의 경우 최소 3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A씨가 1년 5개월 만에 3급→1급 승진을 한 것에 대해 중진공 관계자는 “정말 이례적인 초고속 승진이었다”며 “소위 ‘이상직 라인’을 탔다는 소문이 파다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중진공 측은 ”A씨의 경우 '특별 승진' 케이스로 비교적 단기간에 승진한 경우일 뿐 인사 비리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다만 특별 승진의 근거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②‘출장 동행=승진 대상’?

B씨는 이상직 의원이 중진공 이사장이 부임한 2018년 3월부터 그 해 연말까지 이뤄진 총 9번의 해외 출장 중 프랑스, 독일을 제외한 모든 일정에 동행했다. 사실상 이사장의 해외 출장 파트너였다. B씨는 2018년 7월 1급으로 승진했다. [조정훈 의원실 제공]

B씨는 이상직 의원이 중진공 이사장이 부임한 2018년 3월부터 그 해 연말까지 이뤄진 총 9번의 해외 출장 중 프랑스, 독일을 제외한 모든 일정에 동행했다. 사실상 이사장의 해외 출장 파트너였다. B씨는 2018년 7월 1급으로 승진했다. [조정훈 의원실 제공]

중진공 지역본부장인 B씨는 이 의원이 부임한 직후인 2018년 3월부터 연말까지 총 8회에 걸쳐 이사장 해외 출장에 동행했다. 2018년 10월 프랑스·독일 출장을 제외한 모든 출장을 이사장과 함께 떠났다. 이 의원의 출장 파트너 역할을 했던 B씨는 2018년 7월 2급에서 1급으로 승진했다. 
 
조 의원은 당시 이 의원이 승진대상이 아니었던 B씨를 승진시키기 위해 승진대상자의 범위를 3배수에서 7배수로 확대했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실 관계자는 “중진공 인사 규정상 3급 이상 승진의 경우 개인평가 점수를 기준으로 3배수 풀을 구성한 뒤 이 중 이사장이 승진자를 확정하는 구조였다”며 “B씨의 경우 평가 점수가 3배수에 들지 못하자 5배수, 이후 7배수까지 풀을 확대한 뒤 콕 찍어 1급으로 승진시킨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이와 관련 중앙일보는 이 의원 측에 해명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했다. 중진공 측은 “내부 검토 결과 인사상 문제는 없다”고 답했다.
 

③계량평가 18등이 ‘성과 1등’ 따낸 사연

중진공의 주력 프로젝트인 수출 인큐베이터 사업과 관련한 ‘실적 조작’ 의혹도 제기됐다. 특정 직원에게 성과급을 지급하기 위해 특정 지역의 사업 성과를 부풀렸다는 주장이다. 수출 인큐베이터 프로젝트는 해외 주요 지역에 사무실을 마련해 국내 중소벤처기업의 수출 프로세스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중진공이 조 의원실에 제출한 ‘해외 인큐베이터 사업 평가 점수표’에 따르면 2017년 베트남 호치민의 경우 수출증가율과 현지동향 보고 등 계량 평가에선 총 19개 지역 중 18위를 기록했다. 그런데 최종 성과에선 1위 지역으로 선정됐다. 본사 협조 수치, 성과관리 적정성 등 비계량평가 점수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얻은 것이다.
 
이와 관련 조 의원실 관계자는 “공공기관의 업무 실적은 대부분 계량·비계량 수치를 혼합해 평가하는데, 비계량 평가로 점수가 5단계 이상 상승할 경우엔 편향된 결과”라며 “사실상의 성과 조작”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중진공은 “비계량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일 뿐 성과 조작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지난 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중진공의 수출 인큐베이터 사업 성과 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원에 감사를 요청했다. 오종택 기자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지난 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중진공의 수출 인큐베이터 사업 성과 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원에 감사를 요청했다. 오종택 기자

조 의원은 이외에도 중진공의 수출 인큐베이터 사업 평가 곳곳에서 의도적인 성과 부풀리기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감사원에 감사를 요청했다. 관할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도 중진공 성과 조작 의혹에 대한 자체 감사에 착수했다. 조 의원은 “이사장 개인의 입맛에 따라 승진과 인사 불이익이 자행되고, 사업 평가 역시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는 등 총체적 부실이 드러났다”며 “중기부 감사와 감사원 감사를 통해 썩은 부분을 과감히 도려내지 않는 한 제2, 제3의 이상직이 또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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