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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동맹 난맥상 백일하에 드러낸 한·미 안보협의회의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안보협의회의(SCM)는 ‘난맥상’이란 표현이 딱 들어맞는 한·미 동맹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서욱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은 핵심 현안인 전시작전권 전환 문제부터 “조기에 조건 구비”(서욱), “시간이 걸릴 것”(에스퍼)이라며 대놓고 이견을 표출했다. 또 에스퍼 장관은 주한미군 주둔 문제까지 언급하며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했고, 두 장관의 공동성명에는 “주한미군 현 수준 유지”라는 문구가 빠졌다. 당초 예정한 기자회견이 취소되는 일까지 터졌다. 역대 SCM 초유의 ‘사고’다.
 

전작권·분담금 등 쟁점마다 첨예한 충돌
방위 역량 완전히 갖춘 뒤 전환 검토해야

동맹끼리도 국익에 따라 이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동맹의 근본 가치인 ‘대한민국 방위’를 놓고 균열이 일어나선 안 된다. 대표적인 것이 전작권 전환이다. 한·미는 2014년 전작권 전환 조건으로 한국군의 연합작전 능력, 북핵 초기 대응 능력, 한반도 주변 안보 환경 등 세 가지를 고려하기로 합의했다. 6년 뒤인 지금 세 조건 가운데 어느 하나 충족된 게 없고 오히려 악화했다. 당장 지난 주말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는 핵탄두 2~3개를 한꺼번에 장착할 수 있는 특대형 ICBM이 등장했고, 대한민국을 겨냥한 재래식 무기도 일취월장한 수준을 과시했다. 그러나 우리 군은 지난 3년 동안 한·미 제병(諸兵) 협동 훈련을 한 차례도 하지 않아 주한미군사령관이 대놓고 우려를 표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 사태로 인해 연합 지휘 능력 검증마저 불가능해졌다. 그런데도 우리 군 수뇌부는 SCM을 앞두고 “전작권 전환 조건을 완화해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고 발언해 우려를 키웠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내 전작권 전환’ 공약을 의식해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는데도 무리하게 전작권 조기 전환을 밀어붙인다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전작권 전환은 대통령 임기가 아니라 군의 방위 역량이 충분히 갖춰져야 가능함을 명심하기 바란다.
 
다행히 한·미는 SCM을 결산한 공동성명에서는 “전작권 전환에 명시된 조건들이 충분히 충족돼야 한다”고 규정해 급한 불은 껐다. 하지만 또 다른 쟁점인 방위비 분담금 문제는 평행선을 달렸으니 유감이다. 그래선지 지난해 SCM 공동성명에 들어갔던 ‘주한미군 현 수준 유지’ 문구가 이번에는 빠졌다. 미국이 방위비 인상 압박에 주한미군 철수 카드를 연계시킨 결과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통상적인 인상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미 트럼프 행정부의 증액 요구는 분명히 무리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분담금 문제가 동맹의 균열을 부추기는 뇌관이 돼선 안 된다. 미국도 주한미군의 존재를 비용으로만 접근하는 근시안적 사고를 버리고 동맹의 기본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한·미가 신뢰를 바탕으로 꾸준한 협상을 통해 접점을 찾아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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