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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단속부터 해라"…옵티머스 의혹에 만신창이 된 금감원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 아니겠어요?"(대형 증권사 임원 A씨) 
 
5000억원대의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사기'가 옵티머스 관계자와 내부 통제가 미흡했던 증권사, 감독 당국 직원의 결탁이 더해져 만들어진 합작품으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검찰이 수사망을 죄어가면서 금융감독원 출신 인사가 연루된 의혹이 속속 드러나고 있어서다. 금융감독 최고 기구로서 '금융 검찰'이란 별칭을 가진 금감원의 권위는 땅에 떨어졌고, 시장에선 '공공의 적'으로 비치면서 영(令)도 서지 않는 상황이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연합뉴스

금감원 출신 인사, 로비 의혹 잇따라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13일 금융감독원 윤모 전 국장의 서울 성동구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알선수재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윤 전 국장은 2018년 3~4월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에게 펀드 수탁사인 하나은행 관계자 등 금융계 인사를 소개해주는 대가로 수천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한국은행 초급(고졸) 출신인 윤 전 국장은 1999년 은행·증권·보험감독원 등이 통합된 금감원으로 옮겼고, 지난해 6월 퇴직했다. 2012년 광주지원장을 끝으로 약 6년간 무보직 상태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윤 전 국장은 주로 은행과 신용관리기금 부서에서 일해 증권 네트워크가 없기 때문에 옵티머스 관련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옵티머스 로비 의혹'을 받는 금감원 출신 인사는 윤 전 국장뿐 아니다. 금감원 전 수석조사역인 변모씨도 지목된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변씨는 옵티머스 펀드 자금이 흘러 들어간 해덕파워웨이 상근감사로 지난해 8월 선임됐다. 윤석호(구속 기소) 변호사의 아내인 이모 전 청와대 행정관이 사외이사로 일하던 때와 같은 시기다. 변씨는 이혁진 전 옵티머스 대표, 윤 변호사와 한양대 동문이다. 1996년 금감원 연구위원으로 입사해 2011년까지 파생상품총괄팀, 증권시장팀 등에서 일했고 현재 국내 한 대형 로펌의 수석전문위원으로 있다. 변씨는 지난 5월엔 옵티머스 부실을 검사하는 금감원 국장과 팀장에게 전화를 걸어 "따뜻한 마음으로 봐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정관계 로비 의혹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는 윤모 금융감독원 전 국장이 14일 다른 건의 뒷돈 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은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정관계 로비 의혹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는 윤모 금융감독원 전 국장이 14일 다른 건의 뒷돈 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은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헌 금감원장 "정황 증거는 의심돼"

금감원 직원의 비리 의혹은 '라임자산운용 사태' 때도 반복됐다. 청와대 행정관으로 파견된 금감원 김모 팀장이 금감원 내부 검사 자료를 빼낸 사실이 검찰 수사를 통해 확인된 것이다. 그 대가로 김 팀장은 고향 친구인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게 37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았다. 김 팀장은 지난달 1심에서 징역 4년과 벌금 5000만원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다른 금감원 직원이 연루된 정황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에는 양호 전 옵티머스 회장이 2017년 11월 9일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에게 금감원이 우회적으로 일을 처리해준다는 보고를 받은 뒤, "이 장관(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을 월요일 4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괜히 부탁할 필요가 없잖아"라고 했다. 또 양 전 회장은 비서와 통화에서 "다음 주 금융감독원에 가는데 거기서 VIP 대접해준다고 차 번호를 알려달라고 했다"고도 말했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13일 국회에서 "정황 증거 비슷한 것은 의심이 되지만, 여기 나온 것(녹취록)을 가지고 단정적으로 이야기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윤석헌 금감원장이 13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헌 금감원장이 13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부통제 못 한 금감원도 징계받아야"

금감원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금감원의 한 중견 간부는 "사실관계를 따져봐야겠지만, 검찰 수사를 받는 등 금감원이 자꾸 나쁜 일로 언급되는 것은 안타깝다"며 금감원의 위상 추락을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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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지켜보는 금융권의 시선도 곱지 않다. 익명을 원한 은행 관계자는 "무소불위의 권한을 가진 금감원이 독점적 권력 탓에 부패로 이어지는 모습"이라며 "사모펀드 판매와 관련해 금융회사에 징계를 내리고 있는데, '집안 단속'부터 신경 써야 할 것 같다"고 꼬집었다. 금감원 출신 인사들의 로비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감독 당국 역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내부 통제가 안 돼 이런 일이 생겼다면 금감원도 징계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사태가 이렇게 된 건 일차적으로 옵티머스 등의 책임이지만, 금감원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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