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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본심은 트럼프?…어차피 패패(敗敗)게임, 구관이 명관

다음달 3일 미국 대통령 선거는 미ㆍ중 갈등 국면에 어떻게 작용할까.

다음달 3일 미국 대통령 선거는 미ㆍ중 갈등 국면에 어떻게 작용할까.

 
“둘 다 싫은데, 정 고른다면 그나마 구관이 명관.”
 
다음달 3일로 다가온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사표를 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공화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 대한 중국의 속내는 이렇게 요약할 수 있을 듯하다. 파이낸셜타임스가 14일(현지시간) 인터뷰한 중국인 학자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다.    
왼쪽부터 미국 민주당 후보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 [AP=연합뉴스]

왼쪽부터 미국 민주당 후보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 [AP=연합뉴스]

중국의 국민 기업이라 할 수 있는 화웨이(華爲)의 손발을 제재로 묶고, 중국 앱 틱톡의 미국화를 현실화한 트럼프 대통령이지만 그래도 그가 더 낫다는 것이다. FT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 후 미ㆍ중간 신(新) 냉전이 본격화했지만 중국의 본심은 바이든보다는 트럼프를 선호한다”고 분석했다. 
 
중국 집단 지도체제의 핵심인 국무위원회에 자문하는 경제학자인 왕휘야오(王輝耀) 중국세계화센터 소장 등 4명의 중국인 전문가를 인터뷰한 결과 내린 결론이다.  
 
왜일까. 영국 채텀하우스에서 중국을 연구하는 유지에(余杰) 선임연구원은 “일단 당선이 된 뒤엔 바이든 역시 ‘차이나 프렌들리(China-friendly)’ 정책을 펼 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천즈우(陳志武) 예일대 겸 홍콩대 금융경제학과 교수는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첫 1~2년은 좀 편해질 수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 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때보다 더 힘든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 확언했다. 
 
바이든이 대권을 쥐면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갈등 조장형 담판보다는 갈등 해결형 협상을 목표로 하는 전통적 외교를 추구할 것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그러나 바이든에게도 최우선 목표는 미국의 국익이다. FT는 “바이든도 중국과 맞붙는 게 정책적 목표가 될 수밖에 없다”며 “누가 당선되든 윈윈(win win)이 아닌 둘 다 지는 패패(敗敗)의 게임”이라고 정리했다.  
왼쪽 위 시계방향부터 유지에 영국 채텀하우스 연구위원, 왕휘야오 중국세계화센터 소장, 천즈우 예일대 교수, 스티브 창 영국 런던대 SOAS 중국연구소장. [트위터 본인 계정, 유튜브 캡처, SOAS]

왼쪽 위 시계방향부터 유지에 영국 채텀하우스 연구위원, 왕휘야오 중국세계화센터 소장, 천즈우 예일대 교수, 스티브 창 영국 런던대 SOAS 중국연구소장. [트위터 본인 계정, 유튜브 캡처, SOAS]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중국이 누릴 수 있는 이점은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우선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이 구사하는 게임의 법칙을 경험해봤다는 것이다. 왕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주변의 반중 매파(강경파)를 여전히 기용할 것이고, 중국을 대하는 강경 전략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의 이러한 기조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에겐 오히려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학자들은 입을 모았다. 중국이 갖는 트럼프 당선의 두 번째 이점이다. 
 
스티브 창 영국 런던대 SOAS 중국 연구소장은 FT에 “중국을 위대하게 만든 건 시 주석보다 트럼프의 공이 크다”고 말했다. 창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스타일) 때문에 국제질서에서 힘의 균형추가 미국에서 중국으로 쏠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세계 경찰의 역할을 버리면서 중국이 수퍼파워로서의 존재감을 상대적으로 더 키울 수 있었다는 의미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오사카 G20 회의에서 악수하고 있다. [신화망]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오사카 G20 회의에서 악수하고 있다. [신화망]

시 주석 입장에서는 이런 분위기는 국내 정치에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 유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이 중국을 악마화할수록 중국 내부의 결속력은 더 강해진다"며 “중국 공산당 안에서 예전엔 시 주석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 이후 이런 목소리를 쏙 들어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공공의 적으로 생각하는 중국인들이 시 주석에게 힘을 실어준다는 의미다. 
지난 2015년 9월 24일 미국 워싱턴 앤드루 공군기지에 도착한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조 바이든 미국 당시 부통령과 나란히 걷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 2015년 9월 24일 미국 워싱턴 앤드루 공군기지에 도착한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조 바이든 미국 당시 부통령과 나란히 걷고 있다. [중앙포토]

FT는 “트럼프 대통령으로 인해 미ㆍ중 관계는 손상됐지만 바이든의 다자주의 역시 중국이 환영할 수 없다”며 “중국은 트럼프와 바이든 모두를 선택하지 않는 선택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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