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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일감정 치솟았지만…절반 이상은 “강제징용 판결, 다른 해법 찾아야”

 일본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는 지난 8월부로 국내 9개 매장을 폐점했다. [연합뉴스]

일본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는 지난 8월부로 국내 9개 매장을 폐점했다. [연합뉴스]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 일본의 수출 규제 등을 놓고 한·일 갈등이 격화하며 반일 감정도 크게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강제징용 배상 문제는 일본 기업에 대한 강제집행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풀어야 한다는 의견이 늘었다.     

15일 동아시아연구원(EAI)·겐론NPO '한일 국민상호인식조사'
올해 반일 감정 文 정부 들어 최고치, 불매운동 주도 2030↑
동시에 "일본은 중요한 나라" 81%…"日, 점점 한국에 무관심"

 
한·일 싱크탱크 동아시아연구원(EAI)과 겐론NPO는 이같은 내용의 ‘제8차 한일 국민상호인식조사’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두 기관은 2013년부터 매년 한·일 국민 각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상대국에 대한 호감도를 조사해 발표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올해 한국인의 71.6%는 “일본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49.9%)에서 20%포인트 급증한 수치로, “일본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답변도 작년 31.7%에서 올해 12.3%로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국에 대한 부정적 인상.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상대국에 대한 부정적 인상.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일본에 대한 부정적 감정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72.5%를 기록한 이후 매년 10%포인트씩 줄어들다가 올해 폭증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반일 감정이 올해 최고치를 찍었고 볼 수 있다.
 
반면 일본의 경우 “한국에 대한 좋지 않은 인상”을 갖고 있다는 답변이 지난해 49.9%에서 46.3%로 소폭이나마 하락했다. 
 

 ①SNS 일본 불매운동 주도 30대, 반일감정 빠르게 악화  

 
세대별로 일본에 대한 인식 악화는 젊은 층인 10~30대가 주도했다. 특히 30~39세에서 일본에 대한 긍정·부정적 감정은 지난해 30%대로 엇비슷했지만, 올해 부정적 감정이 72.7%로 전년도(39.6%)에 비춰 83% 증가했다. 18~29세에서도 부정적 감정이 33.9%에서 52.8%로 급증했다. 지난해 7월 수출규제 이후 젊은 세대가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주도했던 것과 맥락이 닿는 조사 결과다.  
 
손열 동아시아연구원장은 “전통적인 역사문제로 인한 반발보다 수출규제와 아베 신조 (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의 한국에 대한 '국제법 위반 국가' 공격 언행 등이 젊은 층에 영향을 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일본에 대한 좋지 않은 인상 세대별 인식 변화.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일본에 대한 좋지 않은 인상 세대별 인식 변화.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AI와 겐론NPO는 매년 5월 설문조사를 실시해 지난해 조사에선 수출규제와 불매운동 이슈 등이 반영되지 않았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조사 시기가 9~10월로 늦춰진 영향도 감안해야 한다고 두 기관은 설명했다. 
 
한국인들의 49.8%는 “독도 주변에서 가까운 미래 혹은 먼 미래에 군사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답해 과거사 문제에서 비롯된 반일 정서가 안보 문제로도 확장되고 있는 경향을 보였다. 
 

 한일 갈등의 가장 큰 '뇌관'은 강제징용 문제다.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에 대한 강제집행이 이뤄질 경우, 일본 국민의 절반 이상(54.2%)은 “한국에 대항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 일본의 보복조치에 나설 경우 한국인의 75.1%는 “정부·민간 차원에서 대응해야 한다”고 답했다.  
 

 ②韓 “일본 싫지만 중요한 나라”, 日 “무관심”

 
 한편 양국에 대한 중요성을 물었을 때 “일본은 우리에게 중요하다”는 응답은 한국에서 압도적으로 많았다(82.0%). 이에 대해 EAI 측은 “일본에 대한 호감도와 별개로 경제 협력이나 민간 교류의 중요성은 한국 측이 더 높게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반면 일본은 절반에 못 미친 48.1%가 “한국은 일본에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첫 조사 때인 2013년에는 73.6%에서 매년 한국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지난해보다 소폭 줄었지만, 호감도가 증가했다기 보다 무관심의 반영이라고 겐론NPO 측은 분석했다. 
 
한일관계의 중요성.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한일관계의 중요성.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구도 야스시 겐론NPO대표는 “일본 국민들은 한일 관계는 한국에 문재인 정부가 있는 하에서는 해결이 어려울 것이라고 아예 관심을 두지 않는 경향이 점점 늘고 있다”며 “올해 코로나19로 민간 교류가 끊기면서 이런 경향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조사 기간 한국의 문재인 정부와 일본의 아베 정부에 대한 호감도는 양국 국민 모두 각각 1%대로 매우 낮았다.  
 

 ③강제징용 문제 "대법 판결 외 다른 해법도 지지"

 
 한일 관계 경색의 출발점인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에 대해선 국내 여론이 예년에 비해 다양해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한국에서“대법원 판결대로 일본 기업에 대해 강제 집행 등을 해야 한다”는 답변은 지난해 58.1%였지만, 올해 36.0%로 감소했다.
 
 반면 “일본 기업이 책임을 인정하되 실제 금전 지급은 한국 정부나 민간이 하는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18.2%), “제3자에 의한 중재나 국제사법재판소(ICJ)에 판단을 맡겨야 한다”(13.2%)는 응답은 늘었다. “한국 사법부 판결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 대치되는 결정이기 때문에 일본 기업이 판결을 따를 필요가 없다”는 답변도 14.0%를 차지했다. 전반적으로 대법원 판결 외의 해법을 강구해야 한다는 의견이 전체의 60%를 넘었다.  
 
 이런 변화에 대해 손 원장은 “일본의 수출규제 선언 이후에 강제징용 문제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이슈화가 돼 이른바 '문희상안' 등 강제징용 해법과 관련한 다양한 해법이 전파가 됐기 때문”이라며 “한일 관계가 1년 넘게 교착 상태를 보이며 현 상황 자체에 피로감을 느끼는 분위기도 반영됐다”고 지적했다. 
 
‘강제징용 문제의 해법’ 한국인의 응답 변화.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강제징용 문제의 해법’ 한국인의 응답 변화.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한국의 주변국인 미·일·중 가운데 “신뢰할 수 없는 나라”로는 ^일본(93.3%) ^중국(82.4%) ^미국(29.3%) 순으로 꼽혔다. 미국을 믿을 수 없다는 응답은 2013년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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