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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한 차원 높은 삶 제공할 것”

정의선

정의선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14일 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은 창업자 고(故)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정몽구 명예회장에 이어 3세 경영 시대를 활짝 열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취임
영상취임 메시지 ‘새 장의 시작’
전기차·자율주행차로 승부 각오
첫 관문은 미래형 기업 변신
지배구조 개선이 당면 현안

투기자본 공격 방어책 마련해야
코로나로 악화된 경영상황 변수

정 신임 회장이 전 세계 그룹 임직원에게 발표한 영상 취임 메시지의 제목은 ‘새 장(章)의 시작(Start of a New Chapter)’이었다. 그는 “범 현대그룹 창업자이신 정주영 선대 회장님, 현대차그룹의 오늘을 이룩하신 정몽구 명예회장님의 업적과 경영철학을 계승해 미래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야 한다는 사명감과 책임을 느낀다”고 했다.
 
이어 “현대차그룹은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이라는 인류의 꿈을 실현해 나가고 결실을 세계 고객과 나누며 사랑받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며 ‘인류·미래·나눔’을 그룹 혁신의 지향점으로 제시했다.
 
이날 닻을 올린 ‘정의선 호’의 항로는 ‘카마겟돈(자동차와 종말을 뜻하는 아마겟돈의 합성어)’ 정면 돌파다. 정 회장은 전기차·수소전기차·자율주행차·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미래 모빌리티(Mobility)로 승부를 걸겠다는 각오를 분명히 했다.
 
그는 이날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자동차는 물론 다양한 분야에 활용해 인류의 미래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으로 자리잡게 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또 “로보틱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스마트 시티 등을 현실화해 인류에 한 차원 높은 삶의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 현황.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 현황.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그러나 카마겟돈이라는 말이 상징하는 자동차 산업의 대혼돈과 격변 속에서 현대차가 얼마나 빠르고 효율적으로 ‘미래형 기업’으로 변신하느냐가 정 회장 리더십의 첫 번째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에서 4위에 오르는 호실적을 냈지만, 1위 테슬라에 비해선 판매량이 4분의 1 수준이다. 또 수소전기차 분야에선 독일 등 자동차 선진국보다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지만, 수소전기차는 아직 미래차의 주류가 아니라는 한계가 있다. “2025년까지 미래차 분야에 41조원을 쏟아부을 것”(지난해 10월 발표) 이란 계획을 실현하기 위한 막대한 투자 재원 조달도 과제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2년 전 현대차그룹은 미래·친환경차 분야에 대거 진출했지만, 모든 사업에서 ‘기술 임계치’를 달성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우선순위를 정할 필요가 있다. 공급자 중심보단 수요자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2028년 상용화하겠다고 한 UAM 분야도 갈 길이 멀다. 이 연구위원은 “UAM으로 매출의 30%를 달성하려면 15조~30조원을 해야 하는데 그 정도 시장이 열릴지 의문”이라며 “기술 개발과 함께 법·제도 정비까지 사실상 현대차가 끌고 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차두원 모빌리티연구소장은 “지금까지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기술을 빠르게 쫓는 기업)였던 현대차가 미래차 산업의 주도권을 잡으려면 이전에 없던 새로운 기술로 사용자에게 감동을 줘야 한다”면서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넘어 ‘휴먼웨어(Humanware, 사용자 경험을 강조한 기술)’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선 시대 현대차, 복잡한 순환출자구조 해결이 급선무
 
글로벌 협력 강화도 현대차의 시급한 현안이다. 정 회장은 그간 앱티브(자율주행)·리막(전기차)·어라이벌(전기차)·그랩(차량공유) 등 모빌리티를 선도하는 글로벌 스타트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과감한 투자를 해왔다. 하지만 한 덩어리로 연합체를 구성 중인 르노·닛산, PSA·FCA  등 해외 경쟁자에 비하면 현대차의 글로벌 동맹은 느슨한 편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제 어벤저스 같은 수퍼 히어로팀이 아니고선 공룡 같은 경쟁자들을 이길 수 없다”며 “미래차 분야에서 현대가 갖지 못한 역량을 쌓기 위해선 효율적 제휴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배구조 개편은 정 회장이 당면한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이 5대 그룹 중 유일하게 순환출자구조를 해결하지 못한 점은 정의선 시대의 안착에 있어 큰 부담인 것이 사실이다. 현재 정 회장의 지분은 현대차 2.62%, 기아차 1.74%, 현대모비스 0.32%, 현대글로비스 23.29% 등이다. 재계에선 정 회장이 아버지 정몽구 명예회장 지분을 승계하더라도 안정적인 경영권을 장담할 수 없다고 관측한다. 그룹 지배권의 근간인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 등에 대한 지분이 충분하지 않아서다. 이런 지배구조는 투기자본의 공격에 취약하기 마련이다. 앞으로 지배구조를 한층 공고히 하지 않는다면 2018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의 공격을 겪었던 것처럼 ‘제2의 엘리엇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 감사위원 분리선임 및 대주주 3% 의결권 제한 등 정부의 신종 기업 규제에 대응해야 하는 점도 코 앞에 닥친 과제다.
 
익명을 요구한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편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코로나19 등으로 경영 상황이 악화한 만큼 새 지배구조 개편안이 당장 가시화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정 회장은 수석부회장 재직 2년간 신차 상품성을 개선했고 미래차 비전을 제시했으며,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정책을 통해 일반 주주들의 지지를 얻고자 노력했다”며 “이처럼 강화된 경영진과 일반주주의 신뢰관계는 앞으로 현대차그룹이 추구할 지배구조 안정의 핵심 요소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동현·박성우·김영주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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