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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랑 질문 두 개만 하고…금융위 ‘혁신업체’ 지정

은성수

은성수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3월 ‘P2P’(온라인 투자연계) 업체인 팝펀딩을 ‘지정대리인’으로 선정했다. 기업은행과 손잡고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선보이기에 적합한 업체라고 금융 당국이 인정한 것이다.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에게 재고자산을 담보로 대출(동산담보대출)을 제공하는 게 서비스의 핵심이었다.
 

지난달 폐업한 P2P업체 팝펀딩
대표는 투자금 돌려막기로 구속
금융위 “현장 실사 어려워 한계”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11월 팝펀딩의 물류창고를 찾아가 ‘동산 금융의 혁신 사례’로 소개했다. 하지만 지난 7월 이 회사 대표를 포함한 핵심 관계자 세 명이 투자금 550억원을 돌려막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팝펀딩은 지난달 초 최종 폐업했다.
 
금융위가 지난해 팝펀딩의 지정대리인 선정 여부를 심사하는 과정이 부실했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나왔다. 12일 강민국(국민의힘) 의원이 금융위에서 제출받은 회의록에 따르면 당시 심사위원이 팝펀딩에게 한 질문은 두 가지였다. ▶(동산담보대출 심사를 위한) 분석 시스템과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지 ▶기업은행과 협의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가 질문의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팝펀딩은 “시스템과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 달 안에 서비스 실시가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금융혁신지원특별법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정대리인을 선정할 때 ‘금융회사의 건전성 또는 신인도를 저해하거나 금융질서의 문란 또는 이용자의 피해 발생이 우려되는지 여부’ 등을 따져봐야 한다. 금융위가 제출한 회의록대로라면 부실 심사라는 비판을 받을 소지가 있다. 금융위는 현장 실사도 하지 않았다.
 
금융위는 현실적으로 현장 실사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정대리인 제도는 혁신금융 기술을 가진 핀테크(금융+기술) 업체와 제도권 금융회사가 협업해 신청하는 구조”라며 “실무적인 리스크(위험) 관리는 두 회사 간 협업 단계에서 어느 정도 이뤄진다고 봤다”고 말했다. 당시 팝펀딩과 손잡았던 기업은행이 관련 상품을 점검하고 위험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았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지정대리인을 수십 건 선정했다. 금융위가 이 회사를 일일이 방문해 실사한다면 업무를 정상적으로 처리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의원은 “금융위가 허술한 절차로 부실기업을 ‘혁신’으로 포장해 금융 질서를 어지럽힌다면 금융시장의 진정한 혁신은 불가능할 것”이라며 “혁신 기업 선정에서 최소한의 검증 절차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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