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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1부대 생체실험 다룬 구로사와 감독 신작, 일본에서 개봉하면?

영화 '스파이의 아내'.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영화 '스파이의 아내'.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왜 일본의 전쟁범죄가 전쟁 종료 75년이 지난까지 일본 영화 제작자들 사이에서 금기시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일본군 생체실험 만행 다룬 '스파이의 아내'
베니스 감독상 수상 이어 16일 일본 개봉
NYT "일본이 지우려던 역사…파문 예상된다"

 
지난달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구로사와 기요시(65) 감독은 12일자 뉴욕타임스(인터내셔널판)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영화계의 문제를 이렇게 꼬집었다. 그에게 감독상을 안긴 영화 ‘스파이의 아내’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731부대의 생체실험을 다룬 영화다. 지난 6월 일본 NHK방송이 8K 화질로 방송한 스페셜 드라마를 영화로 재제작해 베니스영화제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했고, 오는 16일 일본에서 개봉한다.  21일 개막하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초청작으로 상영된다.
 
뉴욕타임스는 “ ‘스파이의 아내’의 공포는 일본의 과거사에 실존했던 공포”라며 “제2차 세계대전의 이전과 도중에 만주에서 인간을 대상으로 벌어진 일본군의 생화학 무기 실험”이라고 했다. 이어 “전시 잔혹행위가 극심한 논쟁의 대상으로 남아있고 대형 스크린에선 좀처럼 볼 수 없는 일본에서 이 영화가 개봉하면 파문을 일으킬 것 같다”고 보도했다. 구로사와의 베니스영화제 감독상 수상이 “(과거사를) 지우려고 하고 여성들이 성 노예로 강요당했던 제국주의 군대의 전시 사창가 시스템(위안부 문제)에 대한 언급을 비판해온” 일본 정부로선 “거북할 수 있다”면서다. 또 “정부 고위 관료를 포함한 일본 우파들은 ‘스릴러의 아내’에서 묘사된 일본의 모습에 대해 차라리 잊혀지도록 하는데 힘써왔다”면서 “일본의 전쟁영화는 대체로 일본 제국주의 희생자들을 무시해왔다”고 전했다.  
 
영화 '스파이의 아내'로 지난달 베니스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차지한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영화 '스파이의 아내'로 지난달 베니스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차지한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스파이의 아내’는 태평양전쟁 직전인 1940년 고베의 무역상 유사쿠가 사업차 만주에 갔다가 우연히 731부대의 생체실험 참상을 목격하고, 아내 사토코와 함께 이를 세상에 알리려 시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사토코는 남편의 비밀이 그들의 완벽한 가정을 위협할 것이라 생각하여 결사적으로 유사쿠를 말리지만 결국 그의 대의에 동참하여 기꺼이 ‘스파이의 아내’가 되기로 한다. 한국에서도 영화 ‘릴리 슈슈의 모든 것’ ‘하나와 앨리스’ 등으로 유명한 일본의 스타배우 아오이 유우가 사토코 역을 맡았다. 이 영화를 초청한 부산영화제 박선영 아시아 지역 담당 프로그래머는 “731부대와 생체실험 등을 영화 속에 가져와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역사를 직접적으로 고발했다기보다 미스터리 스릴러란 장르영화 틀 안에서 풀어냈다”면서 “일본의 제국주의 안에서 언론 통제 등으로 실상을 잘 모르고 살아가던 사람들이 만행을 목격하게 되는 과정을 시대와 불화한 아나키스트 남편과 아내의 관계를 중심으로 그렸다. 그 시대가 얼마나 억압적·통제적이고 개개인의 삶을 살아갈 수 없게 만들었는지, 미치거나 떠나지 않고는 살 수 없던 시대임을 보여주는 영화”라고 해석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와 함께 일본의 대표 영화감독으로 꼽히는 구로사와 기요시는 재기발랄한 소프트코어 포르노 ‘간다천음란전쟁’(1983)으로 데뷔했다. 이후 일본 사회의 어두운 일면을 공포ㆍ판타지 장르에 담았으며, 도쿄에 바이러스처럼 퍼진 살인사건을 다룬 영화 ‘큐어’(1997)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칸영화제에 단골 초청되어 ‘회로’(2001)로 국제비평가연맹상, ‘도쿄 소나타’(2008)로 주목할만한시선 부문 심사위원상, ‘해안가로의 여행’(2015)으로 같은 부문 감독상을 받았다. 베니스영화제에선 올해 첫 트로피를 안았다.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구로사와는 ‘스파이의 아내’에 대해  “논란을 불러 일으키거나 추문을 불러 일으키려는 영화는 절대 아니다”라면서도 “역사를 사라지게 하려는 영화를 만들 수는 없다”고 말했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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