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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문 없이 금감원 닷새 뒤진 靑민정실…윤석헌 자르려했나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지난 2월 금융감독원 전 직원을 대상으로 5일 간 공문 없이 감찰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대통령령에 따르면 공공기관의 임원을 제외한 일반 직원은 대통령비서실의 감찰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29일 국회 정무위원회체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29일 국회 정무위원회체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민정, 금감원 직원 감찰 권한 없는데
12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답변 등에 따르면 청와대 민정수석실 소속 선임행정관 등 감찰반원 5명은 지난 2월 초 금감원을 5일 간 감찰했다. 의원실에 따르면 금감원 관계자는 “당시 반부패비서관실 소속으로 추정되는 감찰반원들이 ‘금감원 직원에 대해서도 감찰권한이 있다’는 민정수석실 운영세칙으로 보이는 서류를 제시하며 닷새 간 감찰을 강행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운영세칙의 실제 존재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게 윤 의원 측의 지적이다. 지난 2018년 개정된 대통령비서실 직제령 제7조에 따르면 공공기관 감찰업무 수행 대상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장 및 임원에 국한된다. 일반 직원들은 청와대 감찰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윤석헌 금감원장 역시 지난 7월 29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실무자들은 (청와대)감찰대상이 아니다"라고 인정했다. 금감원 직원들은 윤 의원 측에 “당시 공문도 없이 감찰 전 과정이 청와대와 금감원장 간 구두로 진행돼 내내 당혹감을 느꼈다”고 진술했다.
 

석달 지나도록 감찰결과 깜깜이 

앞서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윤 원장 등 금감원 임직원에 대해 감찰에 착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먼지털이식 감찰’ 논란이 일었다. 민정수석실은 2~6월 4개월에 걸쳐 금감원을 감찰했으나 윤 원장의 개인비리는 찾지 못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감찰을 끝낸 민정수석실은 지난 6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우리은행 비밀번호 무단도용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윤 원장에게 금감원 간부 2명에 대한 중징계를 요청했다.

 
그러나 윤 원장은 3개월여 지난 현재까지 이 같은 감찰결과에 대해 감사실장을 포함한 금감원 임직원들에게 일체 함구 중이다. 금감원 주요 관계자는 “2월에는 감사를 시작한다는 사실을, 6월에는 감사결과를 청와대 민정수석실 비서관급 인사가 윤 원장에게 전화로 전달했다”며 “그러나 (윤 원장은)현재까지 직원들에게 일체 관련 지시가 없다”고 윤 의원 측에 진술했다. 통상 청와대 감찰 결과 공공기관의 임원에 대해 범죄 등 비위사실이 밝혀질 경우 징계 등 절차가 진행되는데, 이 같은 절차가 전혀 없었다는 설명이다.
지난 7월 당정청 협의에 참석한 김조원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 연합뉴스

지난 7월 당정청 협의에 참석한 김조원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 연합뉴스

 
이 때문에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애당초 무리한 감찰을 강행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대통령 비서실 직제령에 따르면 감찰반의 권한은 비리 첩보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인데, 이를 넘어선 ‘업무 감찰’을 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8월 시민단체들이 “윤 원장을 사임시키기 위해 표적 감찰을 벌였다”고 주장하며 김조원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을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및 강요미수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윤창현 의원은 “만약 중징계 요청을 금감원이 조직적으로 묵인하고 있다면 직무유기”라며 “그게 아니라면 무리한 감찰을 강행하고 아무런 문제를 발견하지 못한 김조원 당시 민정수석의 책임으로, 철저히 진상을 규명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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