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WTO, 내년에는 WHO 사무총장이 한국에서 나올 수 있다.”
문재인 정부의 두 ‘여성 파워’로 불리는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을 두고 나오는 기대 섞인 목소리다.
문 정부 들어 깜짝 발탁 공통점
일본 “정 청장 후보 도전 가능성”

WTO 사무총장 선거 최종 결선에 진출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왼쪽). 오른쪽은 '코로나 전사'로 불리며 K-방역을 이끈 정은경 질본관리청장. 정 청장은 내년 WHO 사무총장 선거의 후보로도 거론된다.
◇‘남편 리스크’와 사표…文 대통령이 승진
유 본부장은 서울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1991년 행정고시 35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통상산업부 첫 여성 사무관, 산업부 첫 여성 국장, 산업부 첫 여성 1급 등 탄탄대로를 걸었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에는 1년간 청와대 외신대변인도 맡았다.

차기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 결선에 진출한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9월 1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뉴스1
그러나 문 대통령은 사표를 반려하고 통상교섭본부장으로 승진시켰다. 전임 김현종 현 국가안보실 2차장의 추천이 있었다고 한다.
최초의 여성 본부장이 된 유 본부장은 일본 후쿠시마산 농수산물 수입금지 문제를 둘러싼 WTO 2심에서 승소했다. 1심에서 패소한 사건을 뒤집은 것이다.
여권 핵심 인사는 “2017년 민유숙 대법관을 지명할 때도 남편이 안철수 전 대표의 최측근인 문병호 전 국민의당 의원이라는 점 때문에 논란이 됐지만 문 대통령은 민 대법관을 임명했다”고 전했다.
◇메르스 때 감봉…코로나로 부활
정은경 청장은 1995년 국립보건원 연구원 특채로 공직에 들어와 복지부 응급의료과장, 질병관리본부 만성질환과장, 질병예방센터장, 긴급상황센터장 등을 지냈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지난달 11일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를 찾아 정은경 신임 질병관리청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인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장·차관 임명장을 청와대 밖에서 직접 수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사진기자단]](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0/12/529931eb-7730-4b63-b3fd-2f67bef50274.jpg)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지난달 11일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를 찾아 정은경 신임 질병관리청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인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장·차관 임명장을 청와대 밖에서 직접 수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하지만 정 청장은 당시 감사원이 방역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어 정직 처분을 권고했지만, 중앙징계심의위원회가 권고안보다 낮은 감봉 1개월 경징계 처분을 확정해 질본에 남을 수 있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 정 센터장을 질병관리본부장에 임명했다. 실장을 건너뛴 파격인사였다. 정 본부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지휘했고, 지난달에는 청으로 승격한 질병관리청의 초대 청장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그를 “K-방역의 영웅”이라고 칭했다.
◇‘홍보맨’ 자처한 문 대통령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8일 “WTO에 후보를 내기로 한 배경은 문 대통령의 결심이었다”고 말했다. 실제 문 대통령은 35개국 정상에 친서를 보냈고 5개국 정상에게는 직접 전화를 걸어 지지를 호소했다. 유 본부장에게는 직접 전화를 걸어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을 달라”고 당부했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왼쪽)과 문재인 대통령. 사진은 지난 2019년 11월 25일 부산의 한 호텔에서 필리핀과 ‘자유무역협정 협상 조기성과 패키지 공동선언문’을 교환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