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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협력 학습해야 AI시대 인재 된다"

고대부터 인간의 지식은 서로 나누고 공유하면서 혁신적으로 발전해왔다. 어떤 지식이 한 사람의 머릿속에 그대로 있었다면 문명은 일으켜지지 않았을 것이다. 말로 퍼뜨리고 글로 남겨왔기에 원래 지식을 기반으로 새로운 지식이 생겨나고 원래 지식도 보완될 수 있었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소통을 통해 문화와 문명 그리고 지식을 이끌어온 것이다. 코로나19 퇴치를 위해서도 전 세계가 정보를 공유하며 바이러스의 속성을 좀 더 잘 이해하고,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시간은 걸리더라도 인간은 곧 질병 극복사라는 역사 속의 한 장면을 남기게 될 것이다.
 

동료에 자신이 아는 내용 알려주는 피어 티칭 등
토론하며 개념 이해해야 지식 내재화 가능
인공지능, 인간 몸의 세포 같은 연결 방식 활용

그런데 지금의 우리 교육은 이런 자연의 생존방식과 거리가 멀어 보인다. 우리는 많은 부분을 기존의 지식을 얻기 위해서 또, 다른 사람보다 아는 것이 많다는 것을 내세우기 위해 여전히 (지식을 오픈하고 공유하기보다는) 자신의 지식을 숨기고 서로 경쟁한다. 경쟁으로 학업 능력을 평가받고, 대학 서열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21세기는 연결의 시대이다. 그 바탕에 공유 경제와 IoT(사물인터넷), 인공지능이 등장했다. 인간 고유의 언어와 도구를 통한 소통이라는 가치가 더욱 중요해진 시대다. 하지만 지금 학생들에겐 공유나 협력 학습보다 경쟁이 익숙하다. 수업을 잘 듣고, 홀로 공부해서 문제를 잘 풀어내는 훈련을 주로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상위권 대학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 기반의 ‘창의적 제품 개발’ ‘혁신적 공학 설계’ 같은 협업이 필요한 수업에서 문제가 발생하곤 한다. 각자 생각이 명확해, 다른 이의 의견을 인정하기 어려워, 소통이 힘들어지는 것이다. 심지어 프로젝트를 같이 한 이후로 등지는 사이가 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런 문제 인식은 점차 교육환경 변화의 시도로 이어지고 있다. 협동 학습이란 이름으로 피어 티칭(Peer Teaching), 거꾸로 교실(Flipped Learing), 프로젝트 베이스드 러닝(PBL) 등이 시도되고 있다. 피어 티칭은 자기가 아는 지식을 동료에게 서로 가르쳐 주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지식을 점검하고 체계화할 수 있다. 배우는 입장에선 동료가 비슷한 눈높이에서 설명해주기 때문에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거꾸로 교실 역시 집에서 간단히 영상으로 배울 내용을 익힌 후 익힌 지식을 바탕으로 서로 토론하며 보다 정확한 개념의 이해로 가는 과정이다. 답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답을 도출해내는 과정에서 배우는 것이 진정한 배움이란 것이다.
 
이러한 수업의 가장 큰 장점은 지식을 내재화, 체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무리 잘 배워도, 스스로 체화하지 못한 지식은, 며칠 후 관련 질문을 받았을 때 ‘어, 그거 들어본 것 같은데?’ 정도의 반응만 나올 뿐이다. 체화되지 않은 지식은 필요한 상황에서 나오지 않는다. 배운 것을 진정한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프로젝트 기반의 학습은 21세기에서 추구해야 할 목표라 할 수 있다. 팀원이 모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식을 설계하고 분담하고 협동하며, 여러 자료를 찾아 하나의 지식체계를 만들어 가는 것. 하나의 목표를 위해 필요한 지식을 찾고 배우며 이뤄지는 실질적인 학습인 것이다.
 
기나긴 시간을 지나온 자연은 연결과 소통의 핵심 보고다. 하나의 세포로 시작된 인류는 60조 개의 세포로 분열해 동일한 유전자를 공유하고 있다. 또 세포마다 각자 분화된 기능을 수행 중이다. 신경세포로, 근육세포로, 생식세포로, 각각의 세포가 자신의 기능을 수행할 때 인간은 하나의 개체로 온전히 활동할 수 있다. 세포들 사이의 연결로 이루어진 인간이란 생명체는 개개인이 집단의 일부를 이루며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을 해왔다. 인공지능이 급속도로 발전한 계기는 인간의 뇌세포가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 즉 뇌세포 내 다양한 연결 방식을 컴퓨터에 적용한 것이었다. (데이터를 계속 주면 의미 없는 연결을 계속 시도하다 결국은 데이터를 인지하고 분석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늘 인류가 새롭게 발전해온 원동력은 경쟁이 아닌 연결과 소통에 있었고, 그 명제는 여전히 유효하다. 인간 사이의 연결과 소통은 어떠한 어려움도 뚫고 나갈 창조를 위한 밑거름이다.
  김형진 교사는 서울대 물리교육학 학사와 고려대 복잡계 물리학 석사를 받았으며, 현재는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적정기술과 상대성 이론의 교육을 연구하고 있다. UCLA의 입자가속기학교를 수료하였고, 생명공학연구원에서 현장 연수를 마쳤다. 동아사이언스 객원연구원, 국회 과학정책 비서 등을 거치며 과학이 가야 할 길을 안내하고 있다. 대원국제중 과학교사로 적정기술, 드론, 3D 프린터 등의 수업을 지도하였으며 현재는 대원여고 교사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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