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요트 빙빙 돌며 공격···"'바다의 폭군' 범고래 집단복수 시작"

스페인에 거주하는 빅토리아 모리스(24)는 지난 7월 지브롤터 해협에서 요트를 타다 범고래떼의 공격을 받았다. 요트 주변을 헤엄치던 범고래 9마리가 배를 주변을 격렬하게 돌며 위협했다. 큰 울음소리를 낸 뒤 번갈아가며 방향키를 들이받기도 했다. 공격은 1시간 동안 이어졌고, 모리스는 해양경비대의 도움을 받아 구조됐다. 
 

요트 둘러싸고 방향키 들이받아
스페인 인근 해역서 두달새 33건
“인간 위협에 맞선 반격일 수도”

범고래는 공격성이 강해 바다의 폭군이라 불리지만, 사람을 공격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최근 스페인 인근 해협에서 범고래가 사람과 배를 공격한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학계가 주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범고래는 공격성이 강해 바다의 폭군이라 불리지만, 사람을 공격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최근 스페인 인근 해협에서 범고래가 사람과 배를 공격한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학계가 주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공격성이 강한 범고래는 '바다의 폭군'으로 불리지만 사람은 공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지난 7월 말부터 스페인 인근 해협을 오가는 배들이 범고래 무리의 공격을 받고 구조되는 사례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범고래 전문가들은 “이례적인 행동”이라며 조사에 나섰다. 
 
6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대서양 범고래를 연구하는 국제 조사단은 범고래의 이례적인 행동 원인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7월 이전까지 지브롤터 해협 등 스페인 인근 해역에서 범고래가 사람을 공격했다는 신고는 드물었다. 그러나 그 이후부터 약 두 달간 신고된 범고래 공격 신고 건수는 33건에 달했다. 일부 해안은 범고래의 공격이 위험하다고 판단하고 요트 항해를 금지했다.
 
범고래가 공격 전 요트 주변을 맴도는 모습. [영국 가디언 유튜브 영상 캡처]

범고래가 공격 전 요트 주변을 맴도는 모습. [영국 가디언 유튜브 영상 캡처]

원인 파악에 나선 조사단은 우선 범고래가 요트를 공격할 때 찍은 현장 사진과 영상을 분석했다. 그 결과 새끼 범고래 세 마리가 자주 등장하는 것을 발견했다. 33번의 공격 사례 중 20번에 달했다. 
 
또 범고래 두 마리의 측면에 난 상처에 주목하고, 공격 행동과의 연관성을 살펴봤다. 상처는 6월 20일에서 8월 3일 사이 생긴 것으로 추정됐는데, 범고래 공격이 시작된 시점과 겹쳤다. 또 상처의 모양이 해양 동물들에게 흔히 발생하는 것과 다르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조사단은 범고래가 인간의 공격을 받았고, 이에 자극을 받은 범고래가 집단 공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 내렸다. 특히 범고래들이 매번 1시간 동안 쉬지 않고 공격한 점, 요트의 방향키 부분만 겨냥해 들이받은 점 등 고의적인 공격 행동이 곳곳에서 포착됐다고 밝혔다. 
 
호주 서부 닝갈루 해안에서 포착된 범고래 무리. [로이터=연합뉴스]

호주 서부 닝갈루 해안에서 포착된 범고래 무리. [로이터=연합뉴스]

실제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범고래의 공격이 발생한 지브롤터 해협은 평소 어부들과 범고래의 신경전이 자주 발생하는 곳이다. 범고래의 주식인 참다랑어 포획 어선이 자주 드나들기 때문이다. 어부들은 식량을 사수하려는 범고래에게 그물과 전기 막대 등을 이용해 위협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부의 위협에도 범고래가 사람을 공격한 사례는 없었다. 이를 두고 지능이 높은 범고래가 사람을 먹잇감과는 다른 존재로 인식하기 때문이라는 등의 가설이 있지만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 지역의 범고래 개체군을 연구해 온 스페인 세비야대 해양생물연구소의 호시우 에스파다 연구원도 “오랜 시간 범고래를 관찰했지만 사람과 배를 공격한 사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범고래가 그동안 겪은 수준 이상의 스트레스를 받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한동안 고요했던 바다에 여름 휴가 이후 요트 운행이 잦아지면서 극도의 생존 위기를 느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