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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청장, 월북 공세에 "수사중" 일관…野 "똑바로 해" 폭발

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양수산부에 대한 국정감사 현장. 오종택 기자

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양수산부에 대한 국정감사 현장. 오종택 기자

월북이냐 표류냐.
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북한군에 의해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47)씨의 월북 여부를 둘러싼 공방이 재현됐다. 더불어민주당과 해양경찰청은 실종 당시 인근 해역의 조류 흐름 등을 근거로 자진 월북임을 강조한 반면 국민의힘은 정부가 구체적 증거 없이 추측만으로 이씨의 월북을 단정했다고 비판했다. 이날 농해수위 국감에는 문성혁 해수부 장관과 김홍희 해경청장 등이 참석했다.
 
농해수위 간사인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이씨가 월북을 시도했다는 해경·국방부 발표에 대해 “정부 발표를 일방적 진실로 받아들이기에는 여전히 의문점이 남아 있다”며 “대통령도 수사 상황을 지켜보자고 이야기했는데 여당 의원을 중심으로 월북 프레임을 덧씌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사건 실체 규명을 위해 여야 합동 현장 방문과 이씨 유가족에 대한 증인 채택을 재차 요구했다. 특히 이씨가 실종된 해역 방문과 관련해선 “민주당이 거절한다면 오는 14일 국민의힘 의원들만이라도 현장에 방문해 사건 진상규명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난하냐" 야당 원성 산 해경청장 

김홍희 해양경찰청장이 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 국정감사에 출석해 "수사중"이라며 야당 의원들의 질의를 회피해 논란이 됐다. [연합뉴스]

김홍희 해양경찰청장이 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 국정감사에 출석해 "수사중"이라며 야당 의원들의 질의를 회피해 논란이 됐다. [연합뉴스]

이씨의 월북 여부를 둘러싼 야당 의원들의 공세에 김홍희 해양경찰청장은 “수사중”이라며 답변을 피하는가 하면, 판단 근거를 묻는 질문엔 “국방부 자료를 참고했다” 대답으로 일관하며 성토가 이어졌다. 
  
▶정점식 의원=수사결과 발표에서 이씨가 자진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발표했다. 
▶김 청장=국방부 자료를 바탕으로 한 발표였다. 
▶정 의원=국방부 자료 중 어떤 내용을 본 것인가. 북한 내부 통신내용도 확인했나. 
▶김 청장=그 부분은 말할 수 없다. 
▶정 의원=어업지도선에서 실종자가 탈만한 부유물, 고무보트 사라진 게 있나. 
▶김 청장=그것도 수사중이라 답변할 수 없다. 
▶정 의원=짜깁기 수사 아니냐. 해경의 최종적인 입장은 이씨가 월북했다는 것인가. 
▶김 청장=국방부 자료에 의해 판단했다.
 
김 청장의 답변 태도에 대해 야당 의원들은 “똑바로 해” “지금 장난하자는 거냐” “국회에 나와서 지금 이래도 됩니까” 등 항의가 이어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만이 커지가 이만희 의원은 민주당 소속 이개호 농해수위원장에게 “여러 의원의 질문에 대해 무조건 수사중이다 조사중이다 라며 답변을 피하고 있다. 정확한 사실에 대한 질문이라도 성실한 답변을 하도록 조치해 달라”고 요구했다.

 

"확실한 증거 없다" 시뮬레이션 꺼낸 권성동 

이씨 실종 추정 시점 당시의 해류를 분석한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시뮬레이션 결과. 오후 2시를 지나 시간이 흐를수록 해류의 흐름에 의해 북측으로 자연 표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내용이 담겼다. [권성둥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

이씨 실종 추정 시점 당시의 해류를 분석한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시뮬레이션 결과. 오후 2시를 지나 시간이 흐를수록 해류의 흐름에 의해 북측으로 자연 표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내용이 담겼다. [권성둥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시뮬레이션 결과를 토대로 이씨가 해류의 영향을 받아 NLL(북방한계선) 이북으로 표류했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해경은 그간 이씨 실종 당시의 해상 조류·조석을 분석한 국립해양조사원 등의 예측 결과를 월북의 핵심 정황이라고 강조해 왔다. 실종 추정 시점(지난달 21일 오전 2시) 당시 해류를 감안했을 때 인위적 노력 없이는 북측 해역으로 넘어갈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대해 권 의원은 “2시에 실종됐다는 것은 추정일 뿐 확실한 증거가 없다”며 “2시를 넘어 2시 30분, 3시, 4시로 시간이 흐를수록 인위적 노력 없이도 북쪽으로 표류하게 되는 해류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표류 시작 시각을 2시로 설정하더라도 실종 공무원의 도달 가능 범위가 NLL 이북과 겹친다”며 “이씨가 월북했다고 섣불리 단정하지 말고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최인호 민주당 의원은 “국회 국방위원회 비공개 보고에서 이미 야당 의원들도 이씨의 월북에 대해 동의했다”며 “국정감사에 이씨의 친형을 불러 월북이 맞냐 아니냐를 따지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쟁점이 되는 시신 훼손 여부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는 소각했다고 말하고, 북한은 정반대의 주장을 하고 있다”며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를 위한 공동조사결의안을 채택하자”고 제안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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