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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인사이트] “절대적 아니면 충성 아니다”…중국 뒤흔드는 충성 경쟁

중국판 대선 2년 앞두고 ‘킹스맨’ 약진

“당에 충성하라. 절대 충성·절대 순결·절대 믿음을 보여라.”
 

시진핑, 경찰에게 절대 충성 요구
당 중앙위원 인사 이동 잦아지고
저장·상하이·푸젠 부하그룹 부상
시 측근의 후견 그룹도 고속 승진

시진핑(習近平·67) 중국 국가주석의 발언이다. 지난 8월 26일 거행된 경찰기(旗) 수여식에서다. 공안부장과 안전부장 휘하 경찰 대표단은 “충성” 구호로 화답했다. 일사불란한 “충성” 함성 속에 중국판 대선 격인 20차 당 대회(20대)가 2년 앞으로 다가왔다. 이달 26일에는 19기 5중전회(중앙위원회 전체 회의)가 나흘 회기로 열린다. 회의에 참석하는 중앙위원 204명 중 지난 3년간 51명의 인사이동이 있었다. 홍콩 사태로 2명이 강등됐고, 코로나19로 면직 1명, 자살과 관찰처분이 각 1명, 15명은 2선으로 물러났다. 20대 전초전이 시작된 가운데 시 주석의 친위 세력인 ‘킹스맨’의 약진을 살폈다. 
  
“총서기가 상방보검(尙方寶劍·황제가 하사한 칼)을 수여했다. 봐주기는 없다. 진검 승부다.” 지난 2월 8일 우한(武漢)에 도착한 천이신(陳一新·61) 코로나19 중앙지도조 부조장의 서슬 퍼런 일성이다. 천이신의 당시 직책은 쑨춘란(孫春蘭·70) 부총리 아래 넘버2였지만 현장에서는 황제의 대리인인 흠차대신으로 여겼다. “병상이 사람을 기다려야지 환자가 병상을 기다릴 수 없다” “수도꼭지부터 잠그고 걸레질을 해라”며 확진자 0의 ‘코로나 클린 단지’부터 만들었다. 천은 매일 아침 약식 미팅을 소집해 시 주석의 지침부터 공유했다. 일각에서 ‘아첨의 명수’라는 말이 나왔다. 천이신은 우한보위전 승리의 최대 공신이 됐다.
 
시 주석은 코로나를 물리치고 온 천이신에게 정치 바이러스 퇴치 임무를 맡겼다. 천의 현직은 중국의 법원·검찰·공안 등 사법 시스템을 총지휘하는 중앙 정법위(政法委·정치법률위원회) 비서장이다. 7월 초 전국 간부회의를 소집했다. 1941년 마오쩌둥이 발동한 사상 통일 운동인 “옌안정풍(延安整風) 교육을 전개하라”고 했다. 2022년 상반기까지 사정 라인에서 시 주석에게 충성하지 않는 ‘두 얼굴(兩面人)’ 간부 축출이 목표다.
 
천이신은 시 주석이 저장(浙江) 당서기에 부임했을 당시 당 위원회 부비서장 겸 정책연구실 주임이었다. 시 주석의 지낭(智囊)으로 불린다. 2008년 시 주석이 국가부주석에 취임한 뒤 천은 칭화대·하버드대·중앙당교 교육을 받았다. 2015년에는 중앙심화개혁소조 판공실 부주임으로 베이징에 입성했다. 2016년이 되자 우한시 당서기로 내려갔다. 2018년 중앙정법위 비서장으로 장관급이 되어 베이징에 복귀했다. 천은 20대에서 은퇴하는 궈성쿤(郭聲琨·66) 정법위 서기의 유력한 후임자로 꼽힌다.
  
코로나·홍콩 해결사는 모두 저장파
 
시진핑의 킹스맨 분파

시진핑의 킹스맨 분파

덩샤오핑 시기 정치개혁안을 입안했던 우궈광(吳國光) 캐나다 빅토리아대 교수는 시 주석 집권 후 급부상한 정치 엘리트를 7개 분파와 외곽 그룹으로 분류한다. 천이신이 속한 저장파를 비롯해 홍이대(紅二代)·산시방(陝西幇)·칭화방(淸華幇)·허베이파(河北派)·푸젠파(福建派)·상하이방(上海幇)과 시 주석에 충성을 맹세한 편승파와 확산세력으로 나눴다.(표 참조)
 
저장파는 ‘킹스맨’ 중 성골에 속한다. 시 주석과 저장 재임 기간(2002~2007년)이 겹치는 ‘즈장신쥔(之江新軍)’을 말한다. 차기 상무위원으로 유력한 천민얼(陳敏爾·60) 충칭 서기와 리창(李強·61) 상하이 서기는 선두주자다. 선하이슝(愼海雄·53) 당시 신화사 저장 주재 기자는 현재 중앙라디오방송총대 수장으로 14억의 눈을 장악했다. 잉융(應勇·63) 후베이 당서기, 궁정(龔正·60) 상하이 시장, 탕이쥔(唐一軍·59) 사법부장, 러우양성(樓陽生·61) 산시(山西) 당서기 등이 후발주자다.
 
시 주석과 상하이 근무가 겹치는 신(新)상하이방의 부상도 눈에 띈다. 대표 주자는 딩쉐샹(丁薛祥·58) 중앙판공청 겸 시진핑 판공실 주임이다. 정부 대변인 격인 쉬린(徐麟·57)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임, 왕원타오(王文濤·56) 헤이룽장 성장, 탕덩제(唐登傑·56) 국가발전개혁위(발개위) 부주임, 선샤오밍(沈曉明·57) 하이난 성장 등은 상하이방의 주력군이다. 지난 7월까지 푸젠 성장이던 탕덩제 부주임은 2007년 시 주석과 상하이에 근무했다. 이후 중국병기장비그룹 총경리, 중국공업정보화부 부부장(차관)을 거쳤다. 중국판 나사(NASA)인 국가항천국장이던 2017년 중앙후보위원에 당선됐다. 올 7월 ‘작은 국무원(정부)’으로 불리는 발개위에 서열 3위로 임명됐다. 방산업체 출신을 일컫는 ‘군수방’으로도 분류된다.
  
시 주석 주변 거물을 잡아라
 
‘킹스맨’은 외연을 넓히며 진화한다. “충성이 절대적이지 않으면 절대 충성이 아니다(忠誠不絶對 絶對不忠誠)”라는 충성 맹세로 유명한 리훙중(李鴻忠·64) 톈진 서기와 천취안궈(陳全國·65) 신장 서기가 대표 인물이다. 관직 경력이 시 주석과 겹치지 않았다. 충성 서약으로 어필했다. 우궈광 교수는 이들의 부상을 ‘편승 효과(bandwagon effect)’로 설명한다. 최근 질 낮은 아부, 칭찬을 가장한 먹칠을 일컫는 ‘저급홍’과 ‘고급흑’이란 용어가 등장하면서 편승파의 문턱이 높아졌다.
 
‘킹스맨’의 자기복제도 시작됐다. 최고 지도자와 한 다리 건너 관계를 맺는 ‘확산 효과(cascade impact)’다. 권력자가 신뢰하는 정치적 거물의 피후견인이 되어 승진하는 현상을 일컫는 정치학 용어다. 왕치산(王岐山·72) 국가부주석, 리잔수(栗戰書·70) 전인대 위원장 계열이 대표 사례다. 37세에 이미 인민은행 부국장에 승진한 인융(殷勇·51) 현 베이징 부시장은 왕치산계의 떠오르는 별이다. 하지만 왕치산의 비서였던 둥훙(董宏·67)이 며칠 전 기율 위반으로 체포되면서 시·왕 갈등설에 왕치산계의 전망이 엇갈린다.
 
지난 8월 산시(陝西) 제후로 늦깎이 승진한 류궈중(劉國中·58) 당서기는 서열 3위 리잔수계로 분류된다. 산시는 시 주석 부친의 고향이다. 젊은 시절 6년(1969~1975)간 량자허(梁家河) 하방 경험도 있다. 화둥공정학원에서 무기설계를 전공한 류 서기는 하얼빈공업대에서 금속공학과 기업경영을 공부한 뒤 헤이룽장 정계에서 단련했다. 헤이룽장 부성장과 성장(2003~2010)을 역임했던 리잔수 현 전인대 위원장과 호흡을 맞췄다. 리잔수가 당 중앙판공청 주임에 임명되자 전국 노조를 총괄하는 전국총공회 부주석으로 베이징에 입성했다. 류궈중은 이후 쓰촨(四川), 지린(吉林)을 거쳐 산시성의 일인자에 등극했다.
 
충성 앞세워 나이 제한 무력화…새로운 인사표준 되나
시 주석은 나이보다 충성을 우선시한다. 올해 2월 샤바오룽(夏寶龍·68) 정협 비서장을 실질적인 홍콩 총독격인 홍콩·마카오판공실 주임에 임명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샤바오룽은 과거 저장 부서기로 시진핑 저장 당서기를 보좌했다. 15·16·17기 중앙후보위원, 18기 중앙위원을 거쳤다. 19대에서 2선인 정협으로 물러났지만 2년 만에 홍콩에 복귀했다.
 
칠상팔하(67세 승진, 68세 은퇴) 관례는 이미 19대에서 왕치산으로 깨뜨렸다. 대신 중앙위원 선출에는 칠상팔하를 엄격히 적용했다. 샤바오룽을 재기용하면서 나이 제한이 무력화됐다. 2년 뒤 20대 인사의 새로운 표준이 될지 주목된다.
 
그렇다고 ‘킹스맨’의 앞길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혁명 원로 자제 그룹인 홍이대가 균열을 보이면서다. 부친이 차관을 역임한 런즈창(任志强·69) 전 위안화(遠華) 그룹 이사장은 시 주석을 “벌거벗고도 황제를 고집하는 광대”라고 비판했다가 부패 혐의로 18년형을 선고받았다. 또 다른 홍이대 차이샤(蔡霞·68) 전직 중앙당교 교수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미국에 망명한 인권운동가 웨이징성(魏京生)은 “중국 체제 안의 반대파와 민간의 반대파가 손을 잡으면 중국이 민주화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기대한다. 놀란 ‘킹스맨’들의 충성 합창이 더욱 커지는 이유다.
 
신경진 중국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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