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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시아에 그린재킷 등 안긴 눈 감고 퍼트 효과는

가르시가아 퍼트 라인을 읽고 있다. 가르시아는 퍼트를 할 때는 눈을 감는다. [AP=연합뉴스]

가르시가아 퍼트 라인을 읽고 있다. 가르시아는 퍼트를 할 때는 눈을 감는다. [AP=연합뉴스]

비틀즈의 명곡 ‘스트로베리 필즈 포에버(Strawberry fields forever)’에는 “눈을 감으면 사는 게 쉽다”는 가사가 있다. 퍼트도 눈을 감으면 쉬울까.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가 5일(한국시각) 미국 미시시피 주 잭슨의 잭슨 골프장에서 벌어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샌더슨 팜스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 합계 19언더파로 우승했다.  
 
대회 기간 중 가르시아가 눈을 뜨고 연습 스윙을 한 뒤 눈을 감고 퍼트를 하는 장면이 TV 카메라에 잡혔다. 성적까지 좋아 이번 대회에서 화제가 됐다.  
 
PGA 투어 10승을 한 가르시아는 퍼트 부진에 고생하고 있다. 지난 시즌 티샷 득실이 0.848타(3위)였는데 퍼트는 -0.754타(187위)였다. 드라이버로 번 점수를 퍼터로 거의 다 까먹었다. 
 
가르시아 지독한 퍼트 부진에 극약처방
 
퍼트를 못 해 가르시아는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도 가지 못했다. 올 시즌에는 더하다. 이번 대회 전까지 그는 드라이버로는 1.317타(5위)를 벌었고 퍼트는 -1.454(246위)다. 
 
가르시아는 대회 중 공식 인터뷰에서 “퍼트 때문에 그립을 바꾸는 등 여러 시도를 했는데 잘 안됐다. 눈을 감고 퍼트를 한 지는 3년여 됐다. 다른 것을 생각하지 않고 느낌을 살려서 퍼트할 때가 가장 괜찮은 결과가 나온다고 생각했다. 눈을 뜨고 할 때도 있었지만, 눈을 감고 시도한 퍼트가 70∼75% 된다. 2017년 마스터스에서도 눈 감고 퍼트해 우승했다. 그린 속도가 느리면 스윙이 길어지기 때문에 눈을 감고 하기가 쉽지 않다. 이번 대회는 그린이 빨라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눈 감고 스트로크 하는 것은 선수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 일반화된 퍼트 연습이다. 장점이 있다. 눈을 뜨면 눈동자가 움직이면서 여러 물체를 보게 되면 집중력이 훼손된다. 퍼트를 잘하는 골퍼는 눈을 한 곳에 고정하는데 그렇지 못한 골퍼는 눈동자가 움직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눈 감으면 리듬과 본능적인 거리감 살려줘
 
또한 눈을 뜨면 시각 정보가 주는 긴장감에 몸이 굳을 수 있다. 눈을 감으면 리듬과 본능적인 거리감을 살릴 수 있다. 최나연은 퍼트가 아니라 일반 샷도 리듬을 느끼기 위해 연습장에서 눈을 감고 때리기도 한다.
 
눈을 감고 퍼트하고 있는 톰슨. [중앙포토]

눈을 감고 퍼트하고 있는 톰슨. [중앙포토]

비슷한 원리로 공이 아니라 홀을 보고 퍼트하는 연습도 있다. 미리 홀을 보고 있으면 헤드업하려 머리를 움직일 수 없다. 조던 스피스가 몇 년 전 이런 방법으로 퍼트했다.  
 
박원 JTBC골프 해설위원은 “퍼팅은 셋업과 그립, 에이밍 등 틀이 좋으면 단순하게 몸이 한 덩어리를 유지하며 리듬감 있게 스트로크하는 게 최선이다. 여기서 조작하려 하면 복잡해지기만 한데 눈을 뜨면 각종 시각 정보가 이를 방해한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은 또 “아카데미 학생들에게 매일 10분씩 눈을 감거나 홀을 보고 퍼트하는 연습을 하게 한다. 정확한 통계를 내지는 않았지만, 볼을 보고 퍼트하는 것보다 눈을 감거나 홀을 보고 퍼트할 때 성공률이 높더라”고 전했다.
 
비제이 싱, 해링턴, 톰슨, 이보미 등도 눈 감고 퍼트
 
이론상으론 실전에서 해도 나쁠 건 없다. 비제이 싱과 파드리그 해링턴, 렉시 톰슨 등도 경기 중 눈을 감고 퍼트를 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박원 위원은 이보미가 퍼트가 너무 안 돼 연습 때 하던 것처럼 경기 중 눈을 감고 퍼트를 했더니 다 들어간 적이 있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그러나 이 선수들은 최악의 상황일 때 극약처방으로 잠깐 이 방법을 쓴 것이다. 가르시아처럼 오랜 기간 눈을 감고 퍼트하는 선수는 없었다. 가르시아도 눈 감는 퍼트로 성적이 그리 좋지 않았다. 이번 대회에서는 드라이브샷(득실 1위), 아이언(득실 1위)으로 우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퍼트는 28위였다.
 
최종환 퍼트 아카데미 대표는 “공 전체, 딤플 하나, 움직이는 헤드 등 사람마다 좋은 퍼포먼스를 내는 시선 처리가 있다. 가르시아의 경우 눈을 감고 스트로크 했을 때의 결과가 가장 좋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퍼트 입스 상황이라면 만약 다른 방법으로 했다면 지금보다 더 엉망이었을 가능성이 있고, 마스터스에서 우승했으니 어느 정도의 보상은 받은 것”이라고 했다.
 
아마추어 연습용으론 좋아, 실전에 쓰려면 연습 필요
 
송경서 JTBC골프 해설위원은 “감이 좋을 때는 눈 감기 퍼터로 성적을 내기도 하지만, 일관성이 높지 않은 것을 보면 효과적인 방법인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뭔가 보여서 긴장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아 생기는 두려움도 있다. 
 
송 위원은 “아마추어 골퍼에게 눈 감고 스트로크는 연습용으로는 매우 좋고, 실전에 쓰려면 평소 연습을 충분히 해둔 후에 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성호준 골프전문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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