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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형수 사라진 자산 시장…"증시 무너지면 도망갈 곳 없다"

지난 2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내부의 모습. [AP=연합뉴스]

지난 2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내부의 모습. [AP=연합뉴스]

 위험 자산인 주식이 오르면 안전 자산인 채권의 투자는 줄어든다. 반대로 주가가 내리면 채권 쪽으로의 투자는 늘어난다. 시소가 균형을 찾아가듯 투자자가 주식과 채권을 통한 위험 분산(헤징)이 가능했던 이유다. 하지만 이제 이런 방어막을 기대하기는 어려워질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주식 시장이 하락하면 더 이상 숨을 곳이 없다”고 보도했다. 근거는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이례적인 동조현상 때문이다.  
 
 WSJ에 따르면 지난달 2일 주가가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를 이어가는 동안 미국 국채와 금, 비트코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도 모두 미끄러져 내렸다. 주식시장의 위험을 분산해줬던 다른 자산들이 모두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며 손실의 완충제 역할을 못 하게 된 것이다.  
 
 주식과 채권의 동조화 현상이 심화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한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각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QE)ㆍ자산매입 프로그램 등이 작동한 결과다. 시중에 공급된 막대한 유동성이 주식시장으로 흘러들면서 주가를 끌어올리는 한편 중앙은행이 국채 등을 사들이며 채권값도 올랐기(채권 금리 하락) 때문이다.
 
 WSJ은 “위험 분산의 이러한 실패는 이례적인 것으로 투자자들은 이제 미국 국채가 더 이상 포트폴리오의 무게 중심을 잡아주지 못한다는 생각에 적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채권은 주식시장 하락 시 포트폴리오의 ‘평형수(배의 균형을 잡기 위해 선박에 저장하는 바닷물)’ 노릇을 해왔다. WSJ에 따르면 유로존 채무위기 때인 2011년 5월~2012년 7월 독일 10년물 국채(분트) 값은 25% 올랐다. 같은 기간 유로존 주식시장의 손실 폭과 비슷한 수준이다. 국채 투자를 통한 손실의 분산이 가능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 2월 증시가 최고점에서 하락을 이어갈 때도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WSJ은 “이미 국채수익률은 곤두박질쳤고, 금리는 마이너스 수준에 머물며 국채 가격이 더 오를 여지는 없다”며 “미국 국채도 비슷한 길을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미국 국채수익률이 너무 낮은 데다 더 떨어지기 어려운 만큼 국채 값이 오를 가능성은 적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국채 매입을 추가로 늘려서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을 현재의 0.7%에서 더 낮춰 제로 수준까지 떨어뜨려도 채권값은 7% 오르는 데 그칠 것이란 게 WSJ의 설명이다.
 
 채권과 함께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던 금을 통한 위험분산 효과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WSJ에 따르면 투기적 수요가 몰린 탓에 투자 심리가 불안해지면 지난달에 나타났던 모습처럼 투자자가 투매에 나서면서 주가와 동반 하락할 가능성이 커져서다.  
 
 주가가 하락하면 이득을 볼 수 있는 ‘풋옵션’ 투자도 고려할 수 있지만 주가가 오르거나 제자리걸음을 하면 손실을 볼 수 있는 만큼 장기 헤징 전략으로는 적절치 않을 수 있다. JP모건의 얀 로이스 장기 투자 전략가는 WSJ 인터뷰에서 “투자자는 단기간의 헤징은 포기해야 하고 장기간 수익을 어떻게 낼 것인가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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