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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우울? 정신과 의사가 추천하는 책 7권 읽어보세요

 정신과 전문의 하지현(건국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현 시점을 ‘빅터 프랭클의 크리스마스’에 비유했다. 빅터 프랭클 『죽음의 수용소에서』에는 크리스마스에 풀려날 기대를 하던 아우슈비츠의 많은 사람이 12월 말부터 새해까지 세상을 떠난 이야기가 나온다. 하 교수는 “코로나19에도 희망을 가졌던 사람들도 한계 상황을 만났다. 사람들이 상반기에 답답해하는 정도였다면 하반기를 지나면서는 사회 전체 피로도가 급격히 올라갔다”고 했다.

 
“빅터 프랭클은 근거없이 예측했다 실망하기보다 오늘 하루에서 의미를 찾고 어떻게 살아갈지를 고민하라는 결론을 내렸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 실마리를 책에서 찾을 수도 있다. 하 교수는 독서광이다. 매년 150여권을 읽는데 올해는 코로나 상황으로 9개월동안 그만큼 읽었다. 그 중 50여권이 정신ㆍ심리 치유와 관련된 책이다.  
 
 하지현 건국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하지현 건국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그가 한계 상황에 이르른 사람들을 위해 책을 골랐다. 청소년부터 노년층까지, 또 불어난 몸무게와 취소된 여행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이들에게 맞는 책을 추천한다. 하 교수는 “심리 치료를 표방하는 책은 많지만 실질적인 이야기가 있어야 하고 저자의 좋은 태도가 느껴지는 책이 좋다. 현실에 적용할 수 있고 해볼만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려줘야 한다”고 추천의 기준을 설명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나온 신간 위주로 하 교수의 추천 도서를 정리했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위안 받을 친구를 못 만나는 10대를 위해

◇『나는 나를 돌봅니다』박진영 지음=청소년기는 원래 자기를 비하하는 시기다. 같은 처지에 있는 친구를 만나면 자기 비하에 대한 위안을 얻는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청소년들이 고립됐다. 이들에게 ‘괜찮다’는 이야기가 필요하다. 사회심리학자 박진영의 책은 스스로에게 조금 더 친절해도 괜찮다고 가만히 등을 토닥여준다. 나는 어떤 것 하나로 단정 지을 수 없는 복잡한 존재라는 점을 인정하는 연습을 시켜주는 책이다.

 

직장이 불안한 30·40대를 위해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김호 지음=직장의 유통기한이 짧아지고 있다. 코로나19는 단축을 가속화했다. 10년 후 어떤 일을 하고 있을지 모르는 불안함이 커지고 있다. 그런 이들에게 대기업이나 공무원이 되는 것을 꿈꾸기에 앞서 ‘내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가’를 고민해보라고 일러주는 책이다. 내 직장생활을 돌아보고, 내가 회사를 떠날 때 모습을 그려보고, 직장 대신 직업을 선택하라는 조언이 들어있다. ‘퇴사하는 게 최고다’라는 이야기를 담은 책이 넘치지만, 이 책은 실질적 조언으로 고민을 줄여준다.

 

우울이 본격화하는 중장년층을 위해

◇『상처는 한 번만 받겠습니다』김병수 지음=우울증 환자에게 “약 먹지 말고 의지로 극복하라”는 말은 최악이다. 대신 “아침에 30분 걸어라” “하루 두끼는 꼭 식탁에서 먹어라” “몇시에 불을 끄고 잠들어라”는 식의 실천법을 일러줘야 한다. 정신과 의사 김병수는 ‘걱정을 위한 걱정 시간 만들기’ ‘이유를 찾지 않기’ ‘우울하지 않기를 바라지 말기’ 같은 구체적 전략을 일러준다. 우울이 찾아왔을 때 피하는 대신 자기 감정에 호기심을 가지고 질문해야 한다고 책은 말한다. ‘이 우울한 감정은 나에게 무엇을 가르쳐줄까. 내가 어떻게 행동하길 바랄까’하고 물으며 자신의 길을 찾는 거다.
 

여전히 아름답게 살고 싶은 노년층을 위해

◇『92세 아버지의 행복 심리학』이숙영 지음=심리학자가 아버지를 돌보며 쓴 이야기. 본인의 아버지는 어떻게 신체적ㆍ정신적으로 건강할까에 대한 답을 찾아간다. 세상을 무심하게 보고, 일희일비 하지 않으며 남의 일에 끼어들지 않는다. 부탁할 일이 있으면 부탁하고 안되면 안된다는 걸 안다. 상실감과 불편함에 무료함까지 짐처럼 따라붙는 노년층에 권하고 싶은 심리학자의 분석이다. 물론 부모님과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 챙겨드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읽어도 좋다.

 

확찐자가 된 사람들을 위해

◇『왜 우리는 살찌는가』게리 타우브스 지음=당신은 과식과 나태로 살이 찐 것이 아니다. 비만은 지방 조직의 문제고, 비만한 동물의 지방 조직은 굶는 와중에도 칼로리를 지방으로 저장할 방법을 찾아낸다. 과학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사람을 성장하게 만드는 모든 것이 과식을 유발한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코로나19로 체중이 불어난 확찐자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비난을 멈추는 것이 좋다. 결단력과 의지력을 탓하는 것은 비과학적이다. 살을 빼지 못하고 의지박약을 탓하는 대신 체중을 줄일 과학적 방법을 찾아야 한다. 저자는 결국 탄수화물 이야기를 하는데,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다이어트법을 설계하기에 좋은 책이다.
 

재택근무에 지친 사람들을 위해

◇『귀찮지만 행복해볼까』권남희 지음=이미 수십년간 재택근무를 해본 베테랑 번역가의 생활 에세이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약간은 멋있게 보이려 무게를 더하기도 하는데 저자는 그렇지 않다. 아이를 키우며 집안일까지 병행해야 하는 ‘번역하는 아줌마’의 삶 그대로를 썼다. 재택근무의 스트레스에 지쳐가는 이들이 읽어볼 만한 유머러스하고 담백한 글이다.

 

여행이 절박한 사람들을 위해

◇『40일간의 남미일주』최민석 지음=독보적 웃음 코드다. 아무도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요즘, 저자가 지난해 여름 한달 동안 멕시코에서 콜롬비아, 페루,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 6개국을 여행한 기록이다. 주옥같은 에피소드들로 여행에 대한 갈증을 대리 해소할 수 있다.
 
하 교수는 이 밖에도 유아를 위해 『여름의 잠수』, 청년을 위해 『준최선의 롱런』, 중장년에게 『소중한 사람에게 우울증이 찾아왔습니다』, 노년층에게 『죽는 것보다 늙는게 걱정인』, 몸의 활력이 필요한 이들에게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추가로 추천했다. 그는 "무엇보다 신체 자체가 힘을 가지게 되면 정신이 덜 흔들린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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