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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45일 동안 짝을 찾지 못하면 동물로 변한다

[더,오래] 현예슬의 만만한 리뷰(93) 영화 ‘더 랍스터’

얼마 전 한 TV 프로그램을 보는데 한 과학자가 영원히 살 수 있는 생명체가 존재한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많은 과학자가 이 생명체의 DNA를 통해 인간 세포 노화에 적용할 방법을 연구 중이라고 하는데요.

 
이 이야기를 듣고 오래전 봤던 한 영화가 떠올랐습니다. 기존에 보지 못했던 독특한 스토리로 처음 보고 나서 굉장히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오늘은 그 영화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그 생명체의 이름이기도 한 ‘더 랍스터’ 입니다.

 
영화 ‘더 랍스터'에서 데이비드 역을 맡은 콜린 파렐. 45일 동안 짝을 찾지 못하면 동물이 되어야 하는 호텔에서 그는 ‘랍스터'가 되길 원한다. [사진 (주)영화사 오원, (주)브리즈픽처스]

영화 ‘더 랍스터'에서 데이비드 역을 맡은 콜린 파렐. 45일 동안 짝을 찾지 못하면 동물이 되어야 하는 호텔에서 그는 ‘랍스터'가 되길 원한다. [사진 (주)영화사 오원, (주)브리즈픽처스]

 
소개해드리기에 앞서 이 영화의 세계관이라고 하면 모든 사람이 서로 완벽한 짝을 만나야 평범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겁니다. 홀로 남겨진 이들은 ‘커플 메이킹 호텔’로 보내지는데요. 여기서 45일 동안 서로의 짝을 찾아야 하죠. 그들은 이곳에서 의·식·주 등 모든 서비스를 받고 완벽한 짝을 만날 수 있는 일종의 매너 교육을 받기도 합니다. 45일 동안 짝을 찾지 못하게 되면 자신이 원하는 ‘동물’로 변해 숲에 버려지게 되죠.

 
반면 호텔 내에서 커플이 이루어지게 되면 두 사람이 쓸 수 있는 2인실로 방을 옮겨주고 한 달간 커플 생활을 유지합니다. 커플 사이에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이들에게 아이를 배정하기도 하죠. 이 테스트에 통과하게 되면 비로소 호텔에서 벗어나 도시로 보내집니다.

 
12년 동안 같이 산 아내에게 버림받은 데이비드(콜린 파렐 분) 역시 이 커플 메이킹 호텔로 들어오게 되는데요. 등록 절차가 마무리되고 반려견으로 변한 그의 형과 함께 1인실을 배정받습니다. 관리인이 45일이 지난 후 어떤 동물로 변하고 싶으냐 묻자 데이비드는 100년 넘게 살며 푸른 피를 가졌고, 평생 번식할 수 있는 ‘랍스터’라고 말합니다.

 
이 호텔에는 ‘사냥’이라 불리는 제도가 있는데요. 숲에서 혼자 사는 이들을 마취총으로 사냥하는 것이죠. 한명을 잡을 때마다 인간으로 살 수 있는 날짜가 하루 늘어나게 됩니다. 이런 이상한 호텔에서 데이비드는 ‘감정을 억지로 만들어내는 것이 감추기보다 더 어렵다’고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는데요.

 
감정이 없어 사냥의 시간에 압도적으로 일수를 채우는 ‘비정한 여인'. 데이비드의 거짓말로 인해 짝이 되지만 결국 그의 거짓말을 눈치챈다.

감정이 없어 사냥의 시간에 압도적으로 일수를 채우는 ‘비정한 여인'. 데이비드의 거짓말로 인해 짝이 되지만 결국 그의 거짓말을 눈치챈다.



랍스터가 되는 게 두려웠던 그는 감정이 없는 척 거짓말을 해 한 ‘비정한 여인’과 커플이 됩니다. 비정한 여인은 두 사람이 2인실에서 생활하는 도중에 그의 거짓말을 알게 되는데요. 이를 고발하려는 그녀에게 복수하고 호텔을 벗어납니다. 

 
숲으로 향한 데이비드는 그곳의 리더를 만나게 됩니다. 호텔과 반대로 여기서는 모든 행동이 자유롭지만 단 하나 커플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룰을 가지고 있죠. 대화까진 가능해도 그 이상의 행동을 하게 되면 그들 나름의 형벌을 집행합니다. 달리 갈 곳이 없던 데이비드는 숲 생활에 점차 적응해 나가는데요. 아이러니하게도 이곳에서 ‘근시 여인’을 만나게 되면서 진정한 사랑에 빠집니다. 두 사람은 이 사랑을 지킬 수 있을까요.

 
이 영화에서 스토리 외에 신선하게 느꼈던 점이라 한다면 세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내레이션인데요. 영화 처음부터 등장하는 여성의 목소리는 주인공 데이비드의 감정이나 생각 등을 표현해주는데요. 마치 누군가 책으로 읽어주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이 여성은 도대체 누구일까 하는 궁금증을 자아내는데요. 영화의 후반부에 들어서게 되면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밝혀집니다.

 
사랑에 빠지면 안되는 숲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사랑에 빠지게 되는 ‘근시 여인'.

사랑에 빠지면 안되는 숲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사랑에 빠지게 되는 ‘근시 여인'.

 
또 하나는 주인공 데이비드 외에 극 중에 등장하는 사람의 이름이 불리지 않고 그 사람의 특징으로 불립니다. 예를 들어 다리가 불편한 남자는 ‘절름발이 남자’로 코피를 자주 흘리는 여자는 ‘코피 흘리는 여인’ 등으로 불리는데요. 배역의 이름을 잘 외우지 못하는 저 같은 사람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주인공 데이비드를 더 부각하기 위함인지 감독의 의도가 궁금합니다.

 
마지막으로 다소 잔인하고 기괴해 보이는 장면에 클래식한 배경음악이 흘러나오는 연출이 독특했는데요. 특히 호텔 사람들이 사냥에 나설때 깔리는 음악이 그 상황과 대비되면서 주는 느낌이 묘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만약에 소리를 제거하고 본다면 재미가 반감되지 않을까 싶을만큼 이 영화에서 음악이 차지하는 부분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2015년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받은 이 영화를 두고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박찬욱 감독이 올해의 영화라 극찬하기도 했는데요.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에 대해 다음 영화가 가장 기다려지는 감독으로도 꼽았습니다.

 
파격적인 소재로 매니악한 팬의 사랑을 받는 이 감독은 이후 연출한 ‘킬링 디어’라는 작품에서도 그 진가를 나타냈는데요.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감독의 작품이긴 하지만 비슷비슷한 스토리에 지친 분이라면 한번 도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더 랍스터
영화 '더 랍스터' 포스터.

영화 '더 랍스터' 포스터.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
각본: 에프티미스 필리포우, 요르고스 란티모스
출연: 콜린 파렐, 레이첼 와이즈, 레아 세이두
장르: 멜로, 로맨스, 판타지
상영시간: 118분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일: 2015년 10월 29일
 

중앙일보 뉴스제작1팀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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