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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피플]팀 쿡 CEO 10년째, 애플은 아이폰만 팔지 않는다

팀 쿡 애플 CEO가 지난달 15일 신제품 '애플워치 6세대'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애플 유튜브 캡처]

팀 쿡 애플 CEO가 지난달 15일 신제품 '애플워치 6세대'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애플 유튜브 캡처]

2011년 8월 24일, 팀 쿡이 스티브 잡스에 이어 애플의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된 날이다. 올해로 재임 10년째를 맞는 팀 쿡 CEO는 회사의 명성을 유지하면서도 애플의 수익 구조에 상당 부분 체질 개선을 시도했다. 과거의 애플은 아이폰을 비싸게 판매하는 데 주력했지만, 현재의 애플은 아이폰의 기기값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애플은 이제 서비스도 만들어내고, 반도체도 직접 개발한다. 
 

구독 서비스 한데 묶은 '애플 원'

애플이 최근 공개한 구독 서비스 '애플 원'을 살펴보자. (아래 사진 참조)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해진 상황에서 아이폰 이외에 구독 서비스로 매출을 확대하려는 목적에서 만들어졌다. 
 
애플이 올 9월 공개한 구독형 패키지 서비스 '애플 원'. [자료 애플 유튜브 계정 캡처]

애플이 올 9월 공개한 구독형 패키지 서비스 '애플 원'. [자료 애플 유튜브 계정 캡처]

애플 원은 예전에는 따로따로 월 이용료를 내야 했던 총 6가지 서비스를 결합해 판매하는 구조다. ▶클라우드 저장공간을 제공하는 '아이클라우드' ▶음악감상 서비스 '애플뮤직' ▶영화·드라마를 볼 수 있는 '애플 TV플러스' ▶게임 서비스 '애플아케이드' ▶애플 뉴스플러스 ▶애플 피트니스플러스를 모두 합쳤다. 이용자는 애플 원을 구독할 경우, 매달 최소 14.95달러(약 1만8000원)씩 꼬박꼬박 내야한다. 
 
구독 서비스로 새로운 수익원을 마련하는 것과 동시에 애플은 아이폰의 가격을 낮추기 시작했다. 올 4월 공개한 보급형 '아이폰SE' 2세대만 하더라도 출고가격이 399달러, 한국에선 55만원(64GB 기준)에 팔렸다. 2017년에 출시한 아이폰XS맥스(512GB)만 하더라도 출고가격이 196만9000원으로 책정돼 소비자 사이에서 가격 저항이 심했다.
 

기기값은 더 경쟁력 있게…삼성보다도 낮춰

팀 쿡 CEO는 당시 여론을 받아들여 아이폰의 가격 정책을 수정해 나가기 시작했다. 명품 의류 '버버리' CEO 출신인 안젤라 아렌츠 부사장을 비롯해 고가 마케팅을 주도한 인사 상당수는 애플을 떠났다. 쿡 CEO가 아이폰의 가격 정책에 변화를 준 결과, 지난해 9월 출시됐던 아이폰11프로의 가격이 올 2월 공개된 갤럭시S20 울트라와 비교해 더 낮아지기도 했다. (아래 그래픽 참조)


갤럭시S20 vs 아이폰11 미국 출고가.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갤럭시S20 vs 아이폰11 미국 출고가.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아이폰SE에는 보급형 기종임에도 'A13 바이오닉' 칩셋에 광학식손떨림방지(OIS) 기능까지 탑재했다. OIS는 아이폰SE와 경쟁하는 갤럭시A31, A51만 하더라도 없는 기능이다. OIS는 빛을 활용하는 광학 기술을 통해 사진 촬영 시 손이 떨려도 그만큼 보정해준다.
 

반도체 회사, 애플 

A13 칩셋은 아이폰SE 이전에 플래그십 제품인 아이폰11프로에도 들어갔다. 보급형 스마트폰에 최상위 모델(아이폰11프로)과 똑같은 칩셋을 넣는 건 애플 이전에는 전례가 없었다. 아이폰SE에선 A13에 탑재한 인공지능(AI) 반도체 '뉴럴엔진'이 사람같이 생각해 최적화된 사진을 골라내주고, 더 빠르게 카메라 초점(오토포커스)을 잡아준다.
 
부품 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A13은 현 세대 퀄컴의 최고사양 칩셋인 '스냅드래곤 865'와 비교해 약 10%, 삼성의 '엑시노스 990'과 비교해선 약 20% 가까이 더 빠른 연산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물론, 애플의 반도체 역량에는 설계공정에 맞춰 대량 양산을 맡는 대만 TSMC의 역할도 컸다.)


애플이 지난달 공개한 최신칩셋 'A14 바이오닉'. [사진 애플 유튜브 영상 캡처]

애플이 지난달 공개한 최신칩셋 'A14 바이오닉'. [사진 애플 유튜브 영상 캡처]

2007년 첫 아이폰만 하더라도 삼성전자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설계 기술을 상당 부분 빌려왔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팀 쿡 CEO는 퀄컴과의 모뎀칩 관련 특허료 분쟁을 겪은 이후, 아예 인텔의 모바일 모뎀사업부를 10억 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 지난달 공개한 A14 칩셋에는 사람처럼 생각하는 뉴럴엔진의 비중이 더욱 커졌다. 직렬연산에만 의존하지 않고, 사람처럼 여러 가지 일을 병렬방식으로 처리하기 위한 목적이다. A14는 조만간 공개될 아이폰12 시리즈에도 들어간다.
 
내년 8월이 되면 팀 쿡과 애플의 10년 계약은 끝이 난다. ‘자유계약신분’(FA)이 되는 쿡 CEO의 행보에 관심이 가는 이유다. 1960년생인 쿡 CEO가 '세대 교체'를 명분으로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지난달 21일(현지시간) 애틀랜틱 페스티벌과의 인터뷰에서 쿡 CEO는 '언제까지 애플에 있을 것이냐'는 질문에 "두고 보자"며 즉답을 피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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