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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게임과 현실 구분 못해…우리 아이 혹시 리셋 증후군?

[사진 길벗, 니들북]

[사진 길벗, 니들북]

코로나19로 아이와 24시간 붙어 지내게 된 추석 연휴, 부모 마음은 바빠진다. 모처럼 가족과 즐거운 휴식을 꿈꾸다가도, 평소라면 지나쳤을 아이의 사소한 행동이 신경 쓰이기도 한다. 심리학을 전공한 일본 정신과 의사이자 네 아이를 키운 맞벌이 아빠 다나카 시게키는 이처럼 특별한 날 어른도 아이처럼 들뜨게 되고 감정의 변화도 커져서 평소보다 큰 소리로 떠들거나 웃다가 갑자기 화를 내는 일도 많다고 설명한다.  
 

20년 상담 경력 한·일 심리학자 신간 도서
『내가 들어보지 못해서, 아이에게 해주지 못한 말들』
『내 아이에게 들려주는 매일 심리학』

지난달 한국에 출간된 그의 자녀 교육서 『내가 들어보지 못해서, 아이에게 해주지 못한 말들』(길벗)은 20여년간 5000여 가정을 상담해온 그가 아이와 자주 겪게 되는 27가지 상황에서 무심코 상처 주는 말, 아이를 따뜻하게 감싸고 성장시키는 말을 대비해서 소개한 책이다. 역시 20여년 상담 및 교육 현장에서 활동해온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지난달 나온 새 책 『내 아이에게 들려주는 매일 심리학』(니들북)을 통해 사춘기 아이들이 가장 궁금해하고 어려워하는 30가지 심리 이야기를 엮어냈다.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만 있어도 행복지수는 높아진다고 권하는 두 신간에서 연휴 중 곱씹어볼 다섯 가지를 정리했다.
 

①잔소리 멈추고 “스스로 하기 전에 시켜서 미안해”

아무리 재밌는 공놀이도 부모가 시키는 순간 흥미는 반감된다. 숙제처럼 아이가 ‘해야 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너는 꼭 시켜야 하니?” 잔소리하기보다 “언제 숙제하는 게 좋을까?” “스스로 하기 전에 시켜서 미안해”란 말이 아이가 스스로 성장할 힌트를 준다고 다나카 시게키 의사는 강조한다.  
자제력을 잃고 화내기보단 잘못한 부분을 냉정하게 꾸중하는 것이 필수다. 밤늦도록 스마트폰을 본다고 강제로 압수하기보단 “중요한 일이니까, 네 의견을 말해 달라”고 대화하는 습관을 들이면 위기도 기회가 된다. 치미는 화를 참기 어렵다고? 아이를 바르게 키우려고 너무 비장하게 애쓰고 있진 않은가. 부모도 지나친 불안감은 내려놓고 육아를 즐겨야 한다는 게 다나카 의사의 충고다.
 

②우리아이 ‘리셋 증후군’일까?  

스마트기기가 일반화된 요즘은 게임에 과도하게 빠져 가상과 현실을 구별하지 못하는 ‘리셋 증후군’이 부쩍 늘었다고 이동귀 교수는 경고한다. 1990년 일본에서 처음 나온 용어로, 컴퓨터의 리셋 버튼을 눌러 다시 시작하는 것처럼 현실도 되돌릴 수 있다고 착각하는 증상을 말한다. 2018년 자동차 게임에 빠진 초등학교 3학년생이 어머니 자동차를 몰고 나가 주차 차량 10대를 망가뜨린 사고가 일례다.  
인터넷이 조금만 늦어져도 못 참고, 친구들과 싸우면 화해하려 노력하기보단 연락을 아예 끊어버리는 등 작은 어려움도 과도하게 회피하는 증세를 보인다. 심할 경우 현실감각이 무뎌져 타인에게 피해가 생겨도 책임감을 느끼지 않고 점점 더 무모한 행동을 하게 된다. 아이 스스로 정해진 시간, 장소에서만 게임을 하는 등 구체적인 행동 계획을 정해 조절하도록 해야 한다고 이 교수는 조언한다.   
 

③마음의 병 예방약 “지금 이대로 멋져”

이런 문제행동은 아이의 간절한 SOS일 수 있다. 당장 교정하려 들지 말고 행동의 이면을 살펴야 한다. 부모에게 솔직히 힘들다고 말하지 못하는 아이일수록 몸과 마음이 완전히 지쳐있을 수 있다고 다나카 의사는 말한다.  
무력감‧우울증 같은 마음의 병에 대한 예방약으론 왠지 잘될 것 같다고 낙관하는 ‘근거 없는 자신감’ 기르기도 있다. 그러려면 부모가 용기와 끈기로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런 대단한 일을 해내다니 멋지다”고 칭찬하기보다 “지금 이대로 멋지다”는 말이 아이의 안정감을 키운단다. “사실 칭찬은 ‘그거 괜찮네’라는 평가다. 그게 아니면 좋지 않다는 뜻도 담겨 있다. 칭찬이란 형식으로 아이의 행동을 평가하기보다 아이와 대등한 마음으로 말을 걸 때 아이도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터놓고 말하기 쉬워진다”고 그는 말한다.  
 

④털어놓기 어려울 땐 ‘치유의 글쓰기’

주위에 털어놓기 힘든 아이에겐 최소 사나흘 15~20분씩 글쓰기가 감정을 정화시킬 수 있다고 이동귀 교수는 소개한다. 천재지변, 전쟁, 각종 폭력과 사고 목격 등 트라우마 환자의 치료에도 검증된 방법이란다. 방해받지 않는 혼자만의 시간에 우울, 분노, 실망 같은 부정적 감정을 글로 쓰다 보면 처음엔 불편할 수 있지만, 점차 마음이 안정된단다.  
매일 ‘감사일기’를 쓰는 것도 스트레스 회복 탄력성을 높인다. 『긍정의 발견』(21세기북스)을 쓴 미국 심리학자 바버라 프레드릭슨은 ‘사람은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을 동시에 경험하기 어렵기 때문에 긍정적인 감정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부정적인 감정을 덜 느끼게 된다’고 밝혔다.
 

⑤엄마는 자식을 떠나보내기 위해 존재한다

다나카 의사가 인용한 심리학자 에르나 퍼먼의 논문 제목이다. 그는 이 논문에서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아이가 가벼운 마음으로 떠날 수 있도록 그 자리에 있는 것’”이라는 퍼먼의 주장에 밑줄 쳤다. 아이들은 언젠가 부모의 품을 떠나게 마련이라면서다.  
부모가 아이를 책망하거나 무엇을 해주는 것보다 늘 같은 자리에서 아이를 지켜봐 주는 것은 훨씬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런 시간 속에 부모에게도 아이의 인생을 존중하는 마음이 자리 잡게 되고, 아이는 부모의 그러한 신뢰를 지지대 삼아 불안감을 견디고 온전히 자립하게 된다. 그것이 육아의 열매라고 다나카 의사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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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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