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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반격, 새우가 이상해졌다…필수 아미노산 40% 급감

지난 24일 부산 강서구 부산시자원재활용센터에 각 가정에서 배출된 플라스틱 등 재활용 폐기물 분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부산에서 배출되는 재활용 폐기물이 모이는 이곳은 코로나19로 배달 음식과 택배가 늘어나면서 지난해보다 20% 이상 처리량이 늘었다. 연합뉴스

지난 24일 부산 강서구 부산시자원재활용센터에 각 가정에서 배출된 플라스틱 등 재활용 폐기물 분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부산에서 배출되는 재활용 폐기물이 모이는 이곳은 코로나19로 배달 음식과 택배가 늘어나면서 지난해보다 20% 이상 처리량이 늘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이후 증가한 일회용 플라스틱에 더해, 추석 연휴를 맞아 각종 선물 포장 등에서 나오는 플라스틱 폐기물도 늘어났다.
 
이런 플라스틱 폐기물의 종착점은 ‘미세 플라스틱’이다. '마이크로 플라스틱'이라고도 불리는 미세 플라스틱은 지름 5㎜ 미만의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일컫는다. 지름 1㎛(마이크로미터) 미만의 조각은 ‘나노 플라스틱’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런 미세 플라스틱은 단순한 이물질이 아니다. 제조 과정에서 사용된 각종 화학물질이 포함된 데다가, 잘게 쪼개진 상태라서 다양한 생명체의 몸속으로 깊숙이 침투한다.
 

미세플라스틱 먹은 새우, 영양소가 떨어져

흰다리새우는 대하와 비슷한 보리새우과의 종으로, 양식으로 많이 기른다. [사진제공=남해군]

흰다리새우는 대하와 비슷한 보리새우과의 종으로, 양식으로 많이 기른다. [사진제공=남해군]

 
미세 플라스틱의 생체 영향에 대한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벌써 미세 플라스틱이 식탁에 오르는 해양생물의 영양소 구성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건국대학교 안윤주 교수 연구팀은 지난해 7월 국제학술지(Environment International)에 미세 플라스틱이 포함된 사료를 먹은 새우의 영양소 변화를 관찰한 논문 〈나노 플라스틱을 섭취한 흰다리새우에서 나타나는 영양소 가치와 내장 미생물 영향〉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새우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나노 플라스틱이 함유된 물에 노출된 섭조개를 먹이로 줬다. 다른 한 그룹에는 나노 플라스틱에 노출되지 않은 섭조개를 줬다. 섭조개를 먹이로 준 21일이 지난 뒤 각 그룹 새우들의 몸무게, 구성성분 등을 분석했다.
 
연구진이 현미경으로 확인한 결과 미세 플라스틱에 노출된 섭조개는 장기의 표면과 발에 플라스틱이 붙어있었다. 이 부분을 새우가 섭취하게 되면 그대로 새우에게 플라스틱이 옮겨가게 된다. 이렇게 옮겨간 플라스틱 조각들은 새우의 장 속 세포에 붙은 채 발견됐다.
 

플라스틱 먹은 흰새우, 총 아미노산 40% 줄어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흰다리새우의 총 아미노산의 총량은 그렇지 않은 새우에 비해 60%에 불과했다. [Impact of nano-sized plastic on the nutritional value and gut microbiota of whiteleg shrimp Litopenaeus vannamei via dietary exposure, 2019]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흰다리새우의 총 아미노산의 총량은 그렇지 않은 새우에 비해 60%에 불과했다. [Impact of nano-sized plastic on the nutritional value and gut microbiota of whiteleg shrimp Litopenaeus vannamei via dietary exposure, 2019]

21일 뒤 측정한 두 그룹의 새우 사이엔 중량 차이는 크지 않았다. 총 단백질, 총 지방량도 별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필수아미노산은 플라스틱에 노출된 그룹에서 유의미하게 변했다. 미세 플라스틱에 노출된 새우의 총 아미노산은 100g당 2297.78㎎으로 측정됐다. 반면 노출되지 않은 대조군 새우에서는 100g당  3798.27㎎으로 조사 됐다. 미세 플라스틱에 노출된 새우의 아미노산량은 그렇지 않은 새우의 아미노산량의 60.5%에 불과했다.
 
다른 필수아미노산도 마찬가지였다. 아스파라긴산, 글루타민, 아르지닌 등도 미세 플라스틱에 노출된 새우는 그렇지 않은 새우에 비해 적게는 1/2, 많게는 1/6까지 줄었다. 
 
이에 대해 건국대 연구진은 "해양환경의 플라스틱 오염이 수산물의 질과 영양에 직접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플라스틱, 새우에 '산화 스트레스' 준다

새우의 변을 활용해 장내 미생물 활동을 비교했을 때, 첫 일주일간은 플라스틱에 노출된 새우에서 미생물 활동이 더 늘어났지만 21일째에는 두 그룹이 비슷한 수준이었다. 연구진은 "미세플라스틱 노출 초기에 미생물 활동이 영향을 받지만, 장기적으로는 적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연구진은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새우에서 독소 분해와 항산화작용에 관여하는 효소의 활성이 살짝 높아졌다"며 "미세플라스틱이 생물체에 독성 내지는 산화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는 방증"이라고 밝혔다.
 

FAO "동물성 단백질의 17% 물고기에서 섭취" 

북극과 가까운 캐나다 북동쪽 리졸루트 지역의 얼음에 수집된 얼음에 다양한 미세 플라스틱이 박혀있다. 연합뉴스

북극과 가까운 캐나다 북동쪽 리졸루트 지역의 얼음에 수집된 얼음에 다양한 미세 플라스틱이 박혀있다. 연합뉴스

 
FAO(세계식량기구)는 2013년 인간이 섭취하는 전체 동물성 단백질의 17%는 물고기에서 오고, 전체 단백질 중에서 해산물 유래 단백질은 6.7%라고 밝혔다. 해산물은 오메가3 지방산, 비타민, 미네랄 등 중요한 영양소를 고품질로 공급하기도 한다. 연구진은 "지금까지 미세플라스틱의 영향에 대한 연구는 인간이 주로 먹지는 않는 생물에 대해 다수 진행됐지만, 앞으로 주요 식재료로 사용되는 생물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의 영향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을 이끈 안윤주 교수는 "미세플라스틱이 생물체 안에 쌓인 뒤 가만히 있는 게 아니라 대사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입증할 사례"라며 "아직 전 세계적으로도 미세 플라스틱의 생체 영향에 대한 연구가 적은 편이지만, 앞으로는 사람에 끼치는 영향을 포함해 더 많은 연구가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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